본격 역사 스포, 드라마 '화랑(花郞)'의 삼맥종... 실제와 어디까지 비슷할까
기사 등록 2017-01-03 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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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안예랑기자]최근 대세 꽃미남 배우들의 총 출동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KBS 월화 드라마 ‘화랑’(극본 박은영, 연출 윤성식)은 드라마 역사상 최초로 신라시대의 화랑들의 얘기를 본격적으로 다루고 있다. 박형식은 신라의 전성기 때 황제인 진흥왕을, 박서준, 최민호, 도지한 등 젊은 남자 배우들이 진흥왕의 군사적 기반으로 알려진 화랑을 연기한다. 아직 극이 초반밖에 진행되지 않았지만, 진흥왕과 ‘꽃 같은 사내들’인 화랑의 운명이 어떻게 흘러갈지 역사를 통해서 살펴보고자 한다.
# 얼굴 없는 왕, 삼맥종
극 중 삼맥종(박형식 분)은 언제 내쳐질지 모르는 위태로운 왕위에 앉아있다. 언제 어디서 암살 당할지 모르는 긴장감을 안고 살며, 얼굴조차 함부로 내비칠 수 없다. 그리고 이러한 자신의 위태로움을 어머니 지소태후의 섭정 탓으로 돌리며 갈등을 빚는 까칠한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얼굴을 가리고 살았다는 역사적 기록까지는 없으나 실제 진흥왕 또한 위태로운 왕위에 올랐던 인물임에는 틀림없다. 그는 선대왕인 법흥왕의 동생 입종갈문왕의 아들로 태어나 7세의 어린 나이에 즉위한다. 현재로 따지자면 아직 초등학교도 입학하지 않은 어린 나이다. 당연하게도 그의 왕위는 완전하지 못했다. 진흥왕 초기 10여년이 넘는 기간 동안 실제로 신라를 다스린 것은 그의 어머니이자 법흥왕의 딸인 지소태후였다고 한다.
진흥왕은 즉위한 지 12년이 지난 551년부터 직접 정권을 다스렸다. 진흥왕은 11년간의 섭정에도 불구하고 ‘정복왕’이라는 칭호를 얻을 정도로 강력한 왕권을 가지기도 했다. 신라시대의 전성기가 그의 제위 당시 펼쳐졌다. 그는 정사에 직접적으로 관여함과 동시에 적극적인 정복 활동에 나섰다. 진흥왕의 가장 큰 업적이라고 할 수 있는 영토 확장, 그는 백제가 관리하고 있던 한강 하류까지 차지하며 후에 있을 신라 삼국통일의 기반을 다졌다.
극에서 삼맥종은 여전히 얼굴을 알리지 못하고 자신을 왕이라 칭하지 못하는 어정쩡한 상황에 놓여있다. 하지만 실존 인물을 그려낸 드라마이니 삼맥종도 머지않아 화랑들의 도움을 받고 당당하고 강력한 왕으로 거듭나지 않을까 예상해본다.
# 아로는 삼맥종과 이어질 수 있을까
두 번째 궁금증은 아로(고아라 분)와 삼맥종의 관계에 있다. 신라시대는 폐쇄적인 신분제로 절대 왕권을 유지하는 사회였다. 그들은 골품제의 폐쇄적인 신분제를 유지하는 방법으로 근친혼을 택하기도 했다. 아로는 극중 진골 출신의 아버지와 천출의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반쪽짜리 귀족이다. 그 당시의 사회상으로 보아 아로는 절대로 삼맥종과 이어질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삼각관계는 극 중 주요 갈등 요소로 꾸준히 등장하겠지만 무명(박서준 분)과 아로가 이어질 확률이 더 높아 보이니 마음 편하게 삼각관계를 즐기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골품제의 폐쇄적인 설정은 숙명공주(서예지 분)에게도 나타난다. 극중 숙명공주의 인물 소개를 살펴보면 ‘오빠 삼맥종과 혼인해야 하는 운명에 놓인다’고 적혀있다. 이부오빠와 혼인을 하면서까지 골품제를 유지해야 한다는 설정이 놀랍지만 이 또한 역사적 사실이다. 숙명공주는 이부오빠인 진흥왕과 결혼한다. 허울뿐인 결혼 생활을 이어가던 숙명공주는 결국 위화랑의 아들이자 어머니 지소태후의 색신이었던 이화랑과 사랑의 도피를 떠난다고 한다. 이와 더불어 삼맥종이 후에 왕권을 확립하고 총애하게 되는 여인이 MBC ‘선덕여왕’의 미실이라는 점도 흥미로운 부분이다.
# 화랑은 누가 만들었을까
화랑은 정말 지소태후가 진흥왕의 왕권 강화를 도모하기 위해 만든 단체일까. 이는 의견이 분분하다. 화랑도의 설치에 대한 기록을 살펴보면 ‘삼국사기’에는 진흥왕 37년(576) 봄에 화랑을 설치한 것으로 나온다. 그렇다면 이는 진흥왕이 이미 강력한 왕권을 가지고 있을 때 설치했다는 이야기로 왕권 강화, 지소태후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어보인다.
또 다른 역사서 ‘삼국사절요’,‘동국통감’에는 진흥왕 원년(540)에 화랑을 설치하고 사람을 구했다고 나온다. 이렇게 본다면 그 당시 섭정을 하고 있던 지소태후가 화랑을 설치했다는 얘기에 신빙성이 실린다. 하지만 이 또한 드라마 설정과는 시간적 차이가 있다. 드라마에서 삼맥종은 이미 성년의 나이를 바라보고 있기 때문이다.
설치시기는 불분명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진흥왕 제위 기간 중, 법흥왕때의 원화를 폐지하고 화랑을 만들었다는 사실이다. 또 그들은 모두 외양이 아름다운 이들로만 구성됐다는 것.
특히 화랑들은 종교, 군사, 교육, 음악, 제사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활동하며 후에 김유신과 같은 장군을 배출, 신라의 전성기를 이끌어나가는 주요 조직이 된다.
그 당시 화랑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본 사이트의 ‘여창용의 역사 돋보기 화랑편’에 자세하게 나와 있으니 그 편을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 역사도 ‘스포’가 된다. 지금까지 역사적 사실을 통해 드라마 ‘화랑’의 뒷이야기를 살짝 엿보았다. 이미 진흥왕이 화랑으로 들어가 함께 생활한다는 극적 허구가 가미됐기 때문에 앞으로 역사를 얼마큼 따라갈지는 모르겠으나, 드라마의 내용과 실제를 비교하면서 드라마를 시청하는 것도 하나의 재미요소가 될 것이다. 여기에 역사적 지식까지 얻게 되니 일석이조가 아닐까.
(사진=오보이 프로젝트 제공)
안예랑기자 yrang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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