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찬얼의 영화읽기]2017년, 리들리 스콧의 세계를 만나다...‘블레이드러너’&‘에일리언’

기사 등록 2016-12-26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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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성찬얼기자] 행운. 지난 19일(한국시간) 공개된 ‘블레이드 러너 2049’(감독 드니 빌뇌브)의 예고편에 담긴 이 문자는 어쩌면 리들리 스콧 팬들에게 딱 적합할지 모른다. 리들리 스콧이 제작에 참여한 ‘블레이드 러너 2049’와 메가폰을 잡은 ‘에일리언:커버넌트’가 2017년 개봉을 앞두고 지난주 예고편을 공개했기 때문이다.

먼저 ‘블레이드 러너 2049’는 엄밀히 말해 리들리 스콧의 ‘직계자손’은 아니다. 세월이 많이 흘러 제작되는 후속작인 만큼 주요 스태프진도 교체됐고, 무엇보다 리들리 스콧이 제작으로만 참여했다.


하지만 예고편에서도 보다시피 그가 손댄 ‘블레이드 러너’의 그림자가 짙게 묻어나오는 장면들이 눈에 띈다. 해리슨 포드의 등장은 물론이고 예고편 마지막 라이언 고슬링의 뒷모습 너머 야시장의 장면도 ‘블레이드 러너’ 속 디자인을 그대로 모사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붉은 색감이 짙게 묻어나는 황야와 거기서 마주치는 거대한 석상, 배경으로 보이는 피라미드 모양의 구조물까지. 곳곳에서 ‘블레이드 러너’나 리들리 스콧의 작품 속 이미지를 본뜬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특히 메가폰을 잡은 드니 빌뇌브가 ‘그을린 사랑’(2010) ‘프리즈너스’(2013) ‘에너미’(2013) ‘시카리오:암살자의 도시’(2015) 등 절제된 연출로 긴장감을 극대화하는 능력을 입증했고, 신작 SF 영화 ‘컨택트’(2016)로 SF 장르에서도 호평을 받고 있으니 기대하지 않을 수 없다.

그렇다면 리들리 스콧이 연출을 맡고 ‘프로메테우스’(2012)의 속편이자 38년 전 ‘에일리언’(1979)의 속편인 ‘에일리언:커버넌트’는 어떨까. 사실 ‘프로메테우스’는 스페이스 자키와 에일리언의 기원을 다룬다고 했지만 상대적으로 더 많은 ‘떡밥’만 남겼던 작품이다.

때문에 제목부터 ‘에일리언’을 포함한 이번 작품까지 팬들의 기대감을 꺾어선 안 될 상황. 그리고 공개된 예고편을 보면 그 기대가 꺾일 것 같지도 않다. ‘에일리언’ 시리즈 특유의 음침한 서스펜스와 반대로 깔끔하게 디자인된 장면들의 대비는 최근작들에 만족하지 못했던 리들리 스콧의 팬들조차 즐거운 비명을 지르게 할 것이다.

‘프로메테우스’에서 등장한 데이빗(마이클 패스벤더)의 모습을 비롯해 누미 라파스, 가이 피어스도 출연하고 거기에 캐서린 워터스턴, 제임스 프랭코 등 새로운 배우들의 등장도 ‘프로메테우스’와 ‘에일리언’ 시리즈를 어떻게 연결할지 궁금증을 자아내는 요소 중 하나이다.


이 모든 요소에도 결국 ‘에일리언:커버넌트’를 가장 주목하게 하는 건 에일리언 알, 페이스허거, 성체의 꼬리 등 에일리언의 모습과 그로 인해 발생하는 선혈 낭자한 장면들이다. 이 장면들은 작품 제목과 함께 ‘에일리언이 귀환했다’라고 선언하는 듯하다.

이처럼 두 편의 영화는 2017년의 수많은 기대작들 중에서도 주목하지 않을 수 없게 한다. 디스토피아 SF의 정점인 ‘블레이드 러너’, 그리고 SF 공포물의 전설인 ‘에일리언’, 이 두 편의 영화가 어떻게 계승될지 5월과 10월이 당장 다가오길 바라는 마음이다.

 

성찬얼기자 remember_s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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