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소영의 이슈포커스]‘기황후’ 신의 한 수, 백진희․임주은 20대 여배우 캐스팅!

기사 등록 2014-03-20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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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나소영기자]지난해 10월 MBC 월화드라마 ‘기황후’가 첫 등장했을 때 모든 관심은 ‘사극 퀸’ 하지원이였다. 드라마 ‘다모’, ‘황진이’ 이후 7년 만에 사극으로 돌아온 그였기에 세간에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됐다. 하지만 6화 방송 이후 판도가 뒤집혔다. 교만하면서도 자기 멋대로 행동하는 한 여인이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바로 절대 권력의 딸 타나실리 역을 맡은 백진희가 나타난 것이다.


방영 전 백진희의 타나실리 캐스팅 소식에 사람들은 ‘너무 나이가 어린 것 같다’, ‘캐스팅 미스’, ‘하지원 기에 눌릴 거 같아’ 등 부정적 반응이 대다수였다. 실제 역사 속 타나실리는 황제의 총애를 받는 기씨(훗날 기황후)에게 질투가 심해 수시로 채찍질했으며 인두로 살을 지지기도 했다고 전해질만큼 표독스런 황후였다. 20대 초반의 어린 여배우가 그런 타나실리를 표현할리 만무했다.

하지만 백진희는 타나실리의 오만하면서도 악랄한 면모를 완벽히 그려내며 대중의 우려를 불식시켰다. 황제 타환(지창욱 분)의 원수이자 무소불위의 권력을 가진 연철(전국환 분)의 딸인 타나실리는 극중 기승냥(하지원 분)을 죽이려하고 황태후(김서형 분)와 팽팽한 기 싸움을 펼쳤다. 결국 교수형으로 치욕스런 최후를 맞이했지만 죽는 순간까지 억울함과 분통을 터뜨리며 극의 긴장감을 최고조로 이끌었다.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과 드라마 ‘금나와라 뚝딱’에서 비쳐지던 밝고 유약한 백진희는 어디에도 없었다. 악랄함 가면 속에 누구에도 사랑받지 못한 외로움까지 표현하며 깊이 있는 연기력을 선보였다. 세련되고 노련하기보다는 신선하고 날 것 같은 악역을 그려냈다. 무엇보다 아들 마하를 살리기 위해 황태후에게 눈물로 호소하는 모습은 절절한 모성애까지 느껴졌다. 숨은 역량을 마음껏 펼친 그의 연기에 ‘백진희의 재발견’, ‘신의 한수인 캐스팅’ 등 호평이 쏟아졌다.


20대 여배우의 힘을 보여준 백진희가 퇴장하고 임주은이 새롭게 등장했다. 기승냥에게 모든 것을 양보하고 후궁전의 평화를 지키기 위해 사력을 다하지만 속으로는 다른 생각을 품은 인물인 바얀 후투그 역을 맡은 그는 종영을 앞둔 ‘기황후’의 마지막 히든카드로 나섰다. 특히 지난 18일 방송에서 짧은 등장에도 악역의 면모를 여지없이 드러내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특히 이날 방송에서 온화한 미소를 지어보이던 그가 갑자기 차가운 눈빛으로 돌변하고 악행을 저지르는 모습이 그려지면서 하지원과 새로운 대결 구도를 예고했다. 백진희가 보여준 표독스러움과 달리 임주은은 천사와 악마를 오가는 서늘한 악역 연기로 자신의 존재감을 펼칠 예정이다.

2006년 영화 ‘폭풍의 언덕’으로 데뷔한 임주은은 드라마 ‘메리대구공방전’, ‘혼’, ‘아랑사또전’, ‘상속자들’에서 부잣집 막내 딸, 비운의 혼령, 귀신들린 소녀, 똑 소리 나는 선생 등 다양한 캐릭터를 표현하며 연기 스펙트럼을 넓혔다. 그래서일까 그만의 자연스럽고 흡입력 있는 연기력은 ‘기황후’에서도 단연 빛이 났다.

이번 드라마를 통해 백진희는 20대 여배우의 한계와 편견을 깼다. 또 임주은 역시 짧은 등장에도 카리스마 넘치는 면모를 드러내며 시청자들의 기대감을 높였다. 쟁쟁한 선배들의 기에 눌리지 않고 자신의 역량을 마음껏 펼치는 이들의 캐스팅은 분명 ‘기황후’의 신의 한 수로 기록될 것이다.


 

나소영기자 tjqhfka9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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