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가 간다]직접 경험한 격투기, 3분이 3년처럼 느껴지는 고통

기사 등록 2016-03-05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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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여창용 기자]이슈데일리 기자들이 직접 연예와 스포츠 현장을 생생하게 전달하는 '기자가 간다'가 오랜만에 돌아왔습니다. 이슈데일리 기자들의 열정적인 취재 현장을 소개합니다.

이번 이슈데일리 '기자가 간다'에서는 5일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제1회 KFSO 종합격투기 대축제를 다녀왔다. 종합격투기의 생활체육화를 위해 마련된 이번 행사는 어린이부터 청소년, 성인까지 수백 명이 지원해 종합격투기 기량을 겨뤘다.

이날 행사에는 로드FC와 손을 잡고 있는 체육관 및 격투기관계자들과 김보성, 윤형빈 등 스타들이 참석해 축하를 전했다. 또한 최홍만, 이윤준, 권아솔 등 로드FC 선수들이 사랑나눔 헌혈행사에 동참해 의미를 더했다.

특히 이날은 격투기 취재기자들과 로드FC 챔피언들의 스페셜 이벤트 스파링이 진행됐다. 기자들이 직접 격투기 경기를 체험하면서 격투기를 독자들에게 알차게 전달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스페셜 이벤트에는 로드FC 플라이급 챔피언 송민종, 라이트급 챔피언 권아솔, 밴텀급 챔피언 이윤준, 무제한급 파이터 김재훈, 여성파이터 박정은이 참가했다. 본 필자는 송민종 선수와 대결(?)을 펼쳤다.

키 170cm, 몸무게 76kg인 본 필자의 상대 송민종 선수는 경량급 선수인만큼 그리 큰 체격은 아니다. 하지만 경기를 위해 앞에 섰을 때는 단단함이 느껴졌다. 실전을 숱하게 치른 선수만이 갖고 있는 아우라 본 필자를 압도했다.

주최측에서는 격투기 초심자라고 불러주기도 민망한 본 필자를 위해 송민종 선수에게 핸디캡을 줬다. 강력한 타격은 물론 태클, 테이크다운, 니킥 등 기술이 금지됐다.

터치 글러브 후 공이 울렸다. 본 필자가 힘차게 주먹을 내질렀지만 거리를 잡기도 어려울 뿐더러 힘이 실리지 않았다. 반면 송민종 선수의 펀치가 필자의 머리에 꽂힐 때마다 뇌가 흔들리는 느낌을 받았다.

태권도, 합기도, 태극권, 영춘권, 택견을 짧게나마 수련했던 본 필자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었다. 그저 송민종 선수의 복부에 왼발 미들킥을 꽂아넣을 뿐이었다. 그것도 송민종 선수에게 큰 타격을 주지 못했다.

3분이라는 시간이 너무나 길게 느껴졌다. 송민종 선수는 필자에게 승리를 안겨주기 위해 강력한 태클로 테이크다운으로 페널티를 받았다. 넘어질 때마다 필자의 체력은 폭포수처럼 떨어졌다.

주어진 시간이 끝나고 판정에 들어갔다. 송민종 선수는 금지기술 사용으로 페널티를 받으며 승리는 필자에게 돌아갔다. 이겼다는 사실보다 3분을 쓰러지지 않고 버텼다는 것이 더 뿌듯했다.

이어 배우 김보성이 스페셜 이벤트 상대로 필자를 지목했다. 올해 격투기 선수로 데뷔하는 김보성은 경기에 나설 준비에 매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송민종 선수와 일전(?)을 치르며 만신창이가 된 필자는 김보성과 맞섰다. 꾸준히 운동을 해온 사람답게 김보성의 주먹은 매서웠다. 하지만 지친 필자를 배려해 헤드기어를 쓴 머리 위로 주먹이 지나갔다.

주먹을 들 힘조차 없어진 필자는 킥으로 맞섰지만 발차기를 한번 시도할 때마다 체력은 더 빨리 떨어졌다. 간신히 서있는 것조차 힘들었던 필자는 결국 공이 살렸고, 결과는 무승부로 끝이 났다.

세계 1위 격투기 브랜드 UFC가 전 세계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한국에도 로드FC가 아시아 넘버원 브랜드로 급부상하고 있다. 그러나 어느 단체에서 활약하는 선수든 이들은 치열한 훈련을 통해 무대에 서게 된다.

준비가 되지 않은 파이터는 케이지에 오를 자격조차 주어지지 않는다. 무작정 글러브와 보호장구를 차고 뛰어든다고 성공이 보장되지 않는 곳이 격투기다.

직접 경기를 뛰어보니 오는 12일 강원도 원주의 치악체육관에서 열리는 샤오미 로드FC 029 대회에 출전하는 선수들이 달라보인다.

[사진촬영=이현재 촬영]

 

여창용 기자 hblood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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