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은의 잼있게 미술읽기]ㅡ'유혹의 역사'는 미술에도 있다(장 레옹 제롬의 '밧세바')
기사 등록 2011-11-09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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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박정은 미술컬럼 전문기자] 다윗과 밧세바의 이야기는 아마도 구약성경을 통틀어 최대의 스캔들일 것입니다. 다윗은 일찌기 거인 골리앗을 무너뜨리고 유대 민족을 위기에서 구한 뒤, 사울의 뒤를 이어 왕위에 오른 유대 민족의 영웅입니다. 다윗은 군사적으로도 탁월한 전략가지만 지도자로서도 현명하고 지혜로운 군주입니다. 유대 민족에게 다윗은 모세와 쌍벽을 이루는 지도자로써 유대 왕국을 상징하는 위대한 왕으로 회자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구약성경의 사무엘편을 보면 정말 눈이 번쩍 뜨일 정도로 놀라운 사실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위대한 왕 다윗이 부하 우리야의 아내인 밧세바와 불륜을 저지르고 밧세바는 간음의 증표인 아이까지 잉태합니다. 그러자 다윗은 전장에 나가있던 우리야를 불러들여 밧세바와 동침을 유도해 간통의 은폐를 시도합니다. 나아가 밧세바를 완전히 소유하기 위해 충성스런 장수인우리야를 고의로 전쟁터의 사지로 내몰아 죽게 했다는 것입니다.
간통으로 시작된 다윗왕과 밧세바의 스캔들은 이후 왕의 권력을 이용한 추악하고 비열한 우리야 제거 음모로 발전한 것입니다다윗은 우리야의 상관인 요압 장군에게 우리야를 홀로 남겨두고 후퇴할 것을 지시했고,충직한 신하 우리야는 전쟁터에서 물러서지 않고 용감하게 싸우다가 결국 장렬하게 전사합니다. 우리야를 제거한 이후, 다윗과 밧세바는 성대한 결혼식을 올리고 불륜의 씨앗인 아이를 낳게 됩니다.
다윗과 밧세바의 공모는 완전 범죄인 듯 싶었지만 결국 다윗의 비열한 음모로 밝혀지자 백성들의 원망과 신의 분노를 사게 됩니다. 신의 저주가 내려지면서 아이가 죽게 되자,다윗은 뒤늦게 정신을 차려 진심으로 회개하고 신에게 용서를 구합니다. 다윗은 간절한 참회와 뉘우침으로 신으로부터 용서를 받았지만, 그렇다고 기존의 악행까지 없앨 수는없었습니다. 다윗왕의 부도덕하고 파렴치한 불륜 행각은 이후 고스란히 성서에 기록되는 씻을 수 없는 불명예를 안고 말았습니다.
구약성경을 대표할만한 유명한 스캔들이어서 그런지, 후대의 많은 화가들이 다윗과 밧세바의 이야기를 화폭에 담았습니다. 그런데 한가지 이채로운것은 대부분의 작품들이 스캔들의 양 당사자중에서 유독 밧세바에 주목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많은 작품들이 스캔들 자체보다는 위대한 왕인 다윗을 유혹한 밧세바의 부정한 행실을 묘사하는데 전력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오늘날 밧세바는 삼손을 유혹한 델릴라와 함께 구약의 대표적인 탕녀이자 요부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밧세바를 소재로 한 작품들 중에는 왕을 유혹하려는 듯 목욕하는 장면을 묘사한게 많은데, 대부분 밧세바의 팜므파탈 이미지가 강조되고 있는게 특징이라 할 수 있습니다.
밧세바를 다룬 그림들 중에서 아마도 가장 유명한 것은 거장 렘브란트의 작품이 아닐까 싶습니다. 하지만 구약 이야기에 가장 부합할만한 작품으로 장 레옹 제롬의 작품을 들고 싶습니다. 예루살렘이 한 눈에 내려다 보이는 왕궁에서 다윗은 아랫 마을 어느 집에서 알몸으로 목욕하는 한 여인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시종의 도움을 받아 목욕하는 밧세바의 뒷 모습은 다윗이 가히 넋을 잃을 정도로 정말 요염합니다.
자연스럽게 포즈를 취한 밧세바의 눈부신 나체를 정면에 배치하고, 내려다보는 다윗의 모습을 왼편 위쪽에 작게 묘사한 구도도 드라마틱합니다. 왕을 유혹하기 위해 목욕을 구실로 왕궁 아래에서 저렇듯 대담한 포즈를 취한 것인지도 모릅니다. 실제로 후대의 많은 사람들은 다윗의 욕정이나 부도덕함과는 별개로 밧세바의 음탕한 행실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장 레옹 제롬은 19세기 신고전주의 계열의 화가지만, 오리엔탈리즘 화가로 더 잘 알려져 있습니다. 19세기 중반 터키와 이집트를 방문하면서 동방의 정취와 분위기에 매료된 제롬은 이후 아라비아의 풍경을 그려내는데 주력했습니다. 원래 제롬은 오리엔탈리즘 이전에 역사와 신화를 다루는데 정통한 아카데미즘 화가로 유명했었습니다.
제롬의 작품들은 대개 사실적인 표현에 짜임새 있는 구성을 바탕으로 관능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게 특징입니다. '목욕하는 카이로 여인'을 비롯하여 '테베의 광야 풍경', '스핑크스 앞에 선 보나파르트', '홍해' 같은 오리엔탈리즘을 대표하는 작품들에서도 그는 기존의 아카데미즘 화법을 기반으로 동방의 정취를 담아내고 있습니다.
이집트와 시리아, 예루살렘 같은 중동 지역은 제롬에게 창작 아이디어를 제공해 준 곳입니다. 그는 동방의 역사와 사건을 소재로 많은 작품을 남겼는데, '밧세바'도 그 중 하나 입니다. 제롬은 예루살렘과 성경을 모티브로 관능미를 살려 다윗 시대의 요부로 알려진 밧세바를 참으로 에로틱하게 재현해 냈습니다.
박정은기자 pyk730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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