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스케치]'트릭', 미디어가 보여주는 사실과 진실 사이
기사 등록 2016-06-15 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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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김성연기자]현재 방송계에서는 '리얼'이 대세다. 마치 어느 프로그램이든 제목 앞에 '리얼'을 붙이면 대단한 인기를 끌 수 있을 것처럼 여겨진다. 그렇게 해서 나온게 '리얼리티' 혹은 '리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들이다. 어원부터 의심쩍은 이 단어들은 현재 방송 소개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수식어가 돼버렸다.
14일 오전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서 열린 영화 '트릭'의 제작보고회는 대중매체의 이러한 문제점들을 꼬집은 영화였다. 이날 열린 '트릭'의 제작보고회에는 이창열 감독을 비롯해 배우 이정진, 강예원, 김태훈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트릭'은 '대국민 시청률 조작 프로젝트'라는 슬로건을 달고 있는 영화다. 이에 어울리게 이정진은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의 PD로 분했다. 그는 '악마의 편집'을 프로그램 내에서 능수능한하게 다뤄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하는 거짓방송을 내보낸다.

생소할 수 있는 직업군이지만 배우로서 가장 많이 부딪히는 이들이 바로 PD다. 이정진은 "작품을 준비하면서 많은 PD분들을 만나고 얘기를 나눴다"며 캐릭터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 것을 알려주었다. 그가 이해한 석진은 "뚜렷한 목표 의식이 있는 캐릭터" 였다고.
사실 '트릭'이 이날 공개한 영상들을 보면 석진 뿐만이 아니라 나머지 두 배우들이 연기한 영애와 도준도 자신들이 원하는 바가 있어 카메라 앞에 선 것이다. 도준(김태훈 분)은 병가와 싸우고 있는 와중에도 방송을 계속해서 이어나가는 가장이고 영애(강예원 분)는 그런 도준 옆에서 병간호를 하다가 흔히 말하는 '연예인 병'에 걸린 아내다.

강예원은 영애를 연기하면서 "정말 많은 감정소모를 당했다"고 표현할 정도로 혼신의 힘을 다했다. 앞서 '날 보러와요'의 촬영을 끝마치고 '트릭'을 촬영하는데 "여지껏 했던 작품 활동 중 가장 힘들었다"고 말했을 정도. 그만큼 애착이 가는 것도 사실인 것처럼 보였다. 강예원은 평소 "워낙 다큐를 좋아한다. 영애와 같은 상황에 놓여진 인물들의 다큐멘터리를 보며 많이 울었었고 가슴아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영애를 연기하면서 두 가지의 모습을 염두해뒀는데 한 가지는 실제 영애의 모습과 카메라 앞의 영애의 모습이 서로 다르단 것이었다"고 자신이 이해한 인물을 설명했다. 카메라 앵글 속에 있는 수많은 군중들의 눈을 영애가 느꼈기에 일상 생활의 연기와는 다른 연기를 펼쳐야 했었던 것. 이런 연기를 펼치기 전에 강예원은 앞서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했던 경험을 떠올리며 연기에 많은 도움이 됐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트릭'을 연출한 이창열 감독은 이같이 어려울 수도 있는 영화를 만든 이유에 대해 "영화로 나온 적이 없었던 소재다. 현시대를 살면서 매체에 지속적으로 노출될 수 밖에 없는데 보고 싶지 않아도 보고 들을 수 밖에 없는 환경에 처해있다"고 말해 많은 이들의 공감을 자아냈다.
그는 덧붙여 "그런 상황을 볼 때 마다 저게 진실일까 고민하지 않아도 편하게 볼 수 있는 환경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 '트릭'을 연출하게 됐다"고 밝히며 연출 의도를 설명했다.

과연 이창열 감독이 말한대로 '트릭' 속 세 사람의 관계는 그가 던진 질문에 대답을 할 수 있을 것처럼 설정돼 있다. 시청률 밖에 알지 못하는 비열한 PD 석진과 그 PD의 꾐에 넘어간 남편 도준 그리고 이를 이용해 유명해지려는 아내 영애의 이야기는 어느 드라마보다 강렬하고 서늘한 느낌을 준다. '시청률 조작'이라는 신선한 소재에 세 배우의 열연까지 합체한 '트릭'이 과연 모두의 관심을 사로 잡아 흥행을 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이슈사진팀)
김성연기자 sean5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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