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비', 고종 독살설?..'사학계에 새로운 불씨를 던지다!'

기사 등록 2012-03-20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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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최준용기자]“역사적 가설의 하나일 뿐이다!” VS “기록되지 않은 우리 민족의 아픈 역사다!”

영화 ‘가비’(감독 장윤현)가 영화계를 넘어 사학계의 이슈가 되고 있다. 이는 조선 최초 바리스타를 둘러싼 고종 암살 작전을 다룬 ‘가비’가 트렌디한 소재인 커피를 통해 다양한 연령층에게 ‘고종 독살설’에 대한 주목을 끄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기존 학계에서는 고종 황제의 승하를 두고 일본에 의한 독살이라는 의혹이 꾸준히 있어 왔다. 고종 황제가 즐겼다는 식혜부터 한약, 아관파천 시기 러시아 공사관에서 처음 접했다는 가비를 이용한 독살 의혹이 불거져 나왔고, 바로 이 점이 ‘가비’가 착안된 지점이기도 하다.

이를 둘러싼 학계의 상반된 주장은 팽팽했다. 이태진 서울대 명예교수에 의하면 이상적이라고 할 만큼 건강하던 고종 황제가 갑자기 경련을 일으키며 죽어갔다는 점, 고종 황제의 팔다리가 1~2일 만에 엄청나게 부어 올랐다는 점, 황제의 치아가 모두 빠져 있고 혀는 닳아 없어져 버렸다는 점, 30cm가량의 검은 줄이 목 부위에서부터 복부까지 길게 있었다는 점, 고종 황제가 승하한 직후에 2명의 궁녀가 의문사 당했다는 점 등 5가지 정황을 꼽으며 고종 황제의 독살 의혹에 대한 주장을 펼쳤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는 근거 없는 가설일 뿐이라고 반박해왔다. 그러나 ‘가비’의 개봉으로 고종 황제 승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학계 또한 논쟁이 뜨거워질 것이라 예상된다.

영화에서 고종을 맡았던 박희순의 열연 역시 고종 황제에 대한 재조명의 계기를 만들어 주는데 일조했다. 일본에게 나라를 빼앗긴 나약한 군주라는 기존의 인식을 황후를 잃은 불우한 시기에도 대한제국을 꿈꾸며 마지막 승부수를 준비했던 굳건한 군주로 탈바꿈하게 만든 것.

영화를 본 관객들은 “점점 빠져들었고 눈물이 났다. 가슴이 아팠다”, “그 당시 고종의 심정을 알게 해준 영화”, “고종의 왕으로서의 고뇌가 나에게 전해지더라”, “재미있게 보았습니다. 고종 역을 맞은 박희순씨 연기도 흥미로웠어요. 국민을 버리기 위해 도망간 것이 아니라 임금이 나라를 살리기 위해 굴욕적이어도 살아남아야 하는 입장도 이해가 됐습니다”라는 리뷰를 올리며 고종 황제에 대한 관심을 드러냈다. 이처럼 ‘가비’의 개봉은 ‘도가니’ ‘부러진 화살’을 이어, 아무도 몰랐던 우리 역사에 대한 실체 규명의 도화선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준용기자 enstj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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