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기획] ‘존 카니 표’ 오감 만족 성장 영화, ‘원스’-‘비긴 어게인’-‘싱 스트리트’

기사 등록 2016-05-24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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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속보팀] 영화 ‘싱 스트리트’가 지난 19일 개봉해 흥행 순항을 이어가고 있다. 이는 그렇게 놀라운 일은 아니다. ‘싱 스트리트’의 감독 존 카니는 한국에서 전작 ‘원스’와 ‘비긴 어게인’을 통해 연이은 호평으로 성공을 거둔 전적이 있기 때문. 우리나라 영화계에서 다양성 영화가 흥행에 성공하는 일은 결코 잦은 사례는 아니다. 그렇다면 존 카니의 음악 영화는 왜, 어떻게 우리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일까. 신작 ‘싱 스트리트’는 그의 음악 영화 흥행 계보를 이어갈 수 있을 것인가.

존 카니의 영화에는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 우선 앞서 언급했듯 ‘음악영화’라는 점이다. 그의 영화는 결코 이전의 ‘뮤지컬 영화’들과 흐름을 같이 하고 있지 않다. 존 카니가 추구하는 음악영화는 음악을 하는 이들이 주인공이 돼 음악으로 인해 갈등에 처하고, 음악으로 고난을 해결하며 음악으로 한 발자국 더 나아가게 되는 진정한 ‘음악인’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음악이 단순히 대사전달을 위한 매개라기보다는 스토리를 아우르며 영화의 전반에 나서는 주체가 되고 있는 것.



존 카니의 실제 음악 활동 경험에 기반을 둔 작품 속 음악들은 제법 높은 완성도를 지니고 있다. 큰 기대 없이 그의 영화를 접했다가 영화 속 OST에 귀를 사로잡힌 경험이 있는 관객이 한두 명은 아닐 것이다. 존 카니의 영화에 등장하는 곡들은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져 있는데 ‘원스’의 경우 ‘Falling slowly’, ‘비긴 어게인’의 ‘Lost stars’, 이번 신작 ‘싱 스트리트’에서는 ‘Drive it like you stole it’이 작품 속 킬링트랙으로 제 몫을 다 하고 있다. 유독 가무를 즐기고 흥이 많은 우리나라 관객의 성향을 고려했을 때 존 카니의 영화 속 음악들은 극장으로 발걸음을 향하게 하는 큰 요소 중 하나임에 틀림없다.

물론, 존 카니의 음악영화가 관객들의 발걸음을 불러 모으는 이유가 단순히 음악 때문만은 아니다. 그의 작품을 더욱 풍요롭게 만드는 음악들이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영화 속에 어우러지게 하는 것은 존 카니의 가장 큰 장기다. 그는 음악을 소재로 해 자신이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억지스럽지 않게, 보는 이들이 편안히 느끼게끔 관철시키는 재주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그의 음악 영화들 속 간결하고 이해와 공감이 쉬운 스토리 라인은 때론 다소 단순하고, 유치하다는 평을 듣기도 한다.



다만 분명한 사실은 그가 전하고자 하는 이러한 이야기들이 관객들의 심연을 건드리는 구석이 분명히 존재한다는 점이다. 그간 존 카니는 ‘원스’ ‘비긴 어게인’ ‘싱 스트리트’로 이어지는 세 편의 작품을 통해 각기 다른 또래, 다른 삶을 살아가는 인물들의 성장을 꾸준히 얘기해왔다. 사실 이 인물들이 처하게 되는 상황은 아주 별다르게 특별하지는 않다. 음악을 하는 이들이라면 부딪혀 봤을 법한, 혹은 음악을 하는 이들에 대해 상상해봤을 법한 이야기들이다. 그러나 영화 속 주인공들의 이야기는 보는 이들을 벅차오르게 하고, 음악이라는 주제를 넘어서 내 이야기처럼 공감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그 힘은 영화를 구성하는 플롯에서, 또 노래 속 가사를 통해 완성된다.

이렇듯 존 카니의 음악 영화는 관객의 마음을 이끄는 매력적인 요소들을 지니고 있다. 애초에 인디 필름으로 제작됐던 작은 영화 ‘원스’의 성공에 힘입어 본격 상업 영화로 발을 넓힌 ‘비긴 어게인’은 상영관에서 이미 내렸음에도 긍정적인 입소문을 타고 다수의 상영관을 재확보하는 등 역주행 기염을 토한 바 있다. ‘비긴 어게인’의 최종 스코어는 무려 342만 명. 그렇다면 지난 19일 개봉한 ‘싱 스트리트’는 어떨까.



‘싱 스트리트’는 그간 존 카니의 영화 속 캐릭터 중 가장 어린 연령대의 인물들이 주인공이다. 그래서 더더욱 성장이 절실한 그들은 나름의 고충을 가지고 험난한 삶을 살아가지만 너무나 단순한 계기로 밴드를 결성하게 된다. 첫 눈에 반한 소녀를 ‘꼬시기’ 위해. 이후의 전개는 예상 가능하듯 소년과 소녀가 음악 그리고 서로의 존재를 통해 성장을 거듭하며 앞으로 나아가게 된다는 바로 그것이다. 이렇게 뻔하지만 그럼에도 이 영화가 와 닿는 이유는 우리 모두가 그 시절을 거쳐 온, 혹은 여전히 치열하게 거쳐 가고 있는 사람들이기 때문일 것이다.

‘싱 스트리트’는 누구도 모르고 있던 새로운 이야기를 하는 영화는 아니다. 그러나 이 작품은 생생하고 다양하며 입체적으로 살아있는 인물들의 매력이, 귀를 날카롭게 저격하는 밴드 음악 무대가 그 보는 재미와 듣는 재미를 아우르며 관객들의 오감을 충족시킨다.

개봉 5일 차 ‘싱 스트리트’는 19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전작 ‘비긴 어게인’보다 빠른 속도로 흥행 순항을 예고하고 있다. 존 카니의 음악 영화는 그 ‘예상 가능함’에도 불구하고 한동안 관객들의 꾸준한 성원을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건 바로 ‘예상 가능함’의 다른 이름, ‘보편성’의 힘이 아닐까.

(사진=이수 C&E 제공)

 

속보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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