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창용의 광대역엔터]'기황후', 탐욕으로 무너져 가는 이들이 안쓰럽다

기사 등록 2014-03-05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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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여창용기자]권력은 사람을 얼마나 추악하게 만들까? 아니 권력이 사람을 추악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권력을 향한 탐욕이 사람을 추악하게 만드는 것이다.

4일 방송된 MBC 특별기획 '기황후' 35회에서 연철(전국환 분)과 타나실리(백진희 분)가 권력을 향한 욕망으로 처참하게 무너져가는 모습이 방송됐다. 가장 막강한 권력을 가진 재상도, 가장 기품있어야할 황후도 권력을 향한 탐욕은 이들을 철저히 무너뜨렸다.

타나실리는 승냥이 황제 타환의 승은을 입어 회임을 한 사실을 알게 되자 질투에 휩싸였다. 그 질투는 황제의 총애를 받지 못하는 슬픔이 아닌 권력을 위협받고 있다는 불안감에서 시작됐고, 이는 곧 증오로 발전했다.

승냥에 대한 질투와 권력을 향한 탐욕에 빠진 타나실리는 결국 주술을 이용해 승냥을 저주한다. 주술사(박해미 분)는 타나실리에게 저주받는 자의 기운이 강하면 오히려 저주하는 이에게 저주가 걸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권력에 대한 욕망으로 눈이 먼 타나실리에게는 이 경고는 들리지 않았다.

저주에 실패한 타나실리는 황자인 마하가 걸린 마진(홍역)이 저주가 옮겨간 것이라고 생각하며 불안해했다. 서상궁(서이숙 분)은 "저주는 피를 나눈 혈육에게만 옮겨진다"며 "황자는 친아들이 아니냐"며 타나실리를 진정시켰다.

하지만 타나실리는 "감히 마하가 내 아들이 아니냐는 것이냐?"며 서상궁을 압박했다. 마하를 향한 타나실리의 사랑은 모성애가 아니라 권력을 향한 집착이었다. 타나실리는 마하를 아들로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권력을 잡기 위한 도구로 인식하고 있던 것이었다.

연철의 변화는 더욱 추했다. 연철은 칼을 들고 대전에 들어가 황제 타환(지창욱 분)을 위협했다. 그러다가 목을 매 죽은 자신의 모습을 보고 놀랐다. 두려움에 떨고 있는 연철에게 타환은 연철의 가족은 물론 마하까지 죽이겠다고 위협했다.

악몽에서 깨어난 연철은 아들 당기세(김정현 분)와 탑자해(차도진 분)에게도 칼을 휘둘렀다. 연철은 아들마저도 자신의 권력을 탐하고 있다는 불안감에 제 정신이 아닌 모습을 보였다.

아버지가 무너져가는 모습을 지켜본 당기세는 눈물을 흘리고, 연철은 뒤늦게 정신을 차리지만 권력을 향한 욕망으로 추악해진 자신의 모습에 참담함을 느낀다. 권력을 향한 욕망이 사람을 이토록 추악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타나실리와 연철 모두 권력에 대한 욕망으로 추악해지고 있지만 다른 점이 있다. 타나실리는 탐욕으로 인해 눈이 멀었다. 친아들이 아닌 마하를 친아들로 여기며 점점 정신을 잃고 있다. 연철은 추악해지는 자신을 보게 되지만 더 이상 악행을 멈출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타나실리와 연철은 모두 타환과 승냥에게 숙청을 당할 것이다. 두 사람 모두 권력을 향한 욕망을 제어할 수 없는 상황이다. 결국 이들은 극단의 방법을 선택할 전망이다.

멈춰야 할때 멈추지 못하는 연철과 타나실리에게 미움이 아닌 연민이 느껴지는건 자신들은 모르는 처참한 최후가 보이기 때문이다.

 

여창용기자 hblood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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