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스케치]'동주' 이준익 감독 "윤동주 시인의 삶을 언젠가는 영화로 다루고 싶었다"

기사 등록 2016-01-18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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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소준환기자]영화 '동주'의 제작발표회가 18일 오전 서울시 중구 메가박스 동대문점에서 서시-별 헤는 밤-자화상 등 윤동주의 주옥같은 시와 함께 서막을 알렸다.

이날 '동주'의 메가폰을 잡은 이준익은 연출을 결심한 계이에 대해 "윤동주에 대해 누구나 알지만 과연 그 시인에 제대로 아는가라는 게 궁금증의 시작이었다. 그의 삶을 언젠가는 영화로 얘기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히며 운을 뗐다.

이준익은 "5-6년전 윤동주 관련 다큐멘터리를 봤다. 이후 윤동자가 다닌 마지막 학교가 위치한 교토에 갔었다"며 "그 곳을 찾아갔더니 그의 기념석이 있었다. 조국도 아닌 땅에 시인의 기념비가 있다는 것을 보고 그 삶을 다뤄야겠다고 생각했다"고 기획을 결심한 당시를 회상했다.

또 그는 캐스팅 일화에 대해 "웃기는 해프닝이 있었다. 황정민이 부산에서 강하늘을 아냐고 물었다. 또 박정민을 아냐고 먼저 얘기했다"며 운을 뗐다.

이어 "처음 '평양성'에서 강하늘과 만났다. 깨끗하고 맑은 청년의 시절을 간직하고 있었다. 박정민을 발견한 건 류승완 감독의 신촌이라는 중,단편에서 였다"며 "작품 속 연기를 정말 잘하는 친구가 있어 누군가 찾아보니 '전설의 주먹'에서 황정민과 함께 했던 박정민. 연기력에 완전히 반해서 언젠간 꼭 함께 하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다"고 솔직한 속내를 털어놨다.

이 밖에도 이준익 감독은 "제일 행복했던 기억은 젊은 친구들과 그 시대를 촬영하며 동고동락한 것이다. 극은 슬프지만 같이 슬프면 그 안에 훈훈함과 아름다움이 있는 것 같다. 윤동주와 송몽규가 같은 곳에서 태어나 같은 곳에서 숨을 거두는 그 과정을 촬영하다보니 그 뜨거움이 가장 행복했다"고 말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뿐만 아니라 그는 "영화 속의 시가 13편 정도 나온다. '자화상'이 자리잡은 위치는 맨 마지막이다. 이 시가 송몽규에 비춰진 윤동주로 읽혀졌다. 시나리오 상 두 사람의 과정을 찍다보니 더 그럴 수 있지만 '자화상'이란 시 만큼은 두사람의 일심동체라는 관계성에서 나온 시라고 해석됐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이준익 감독은 "비극을 알고 있는 영화를 찍을 때 가장 큰 장애는 희극적인 요소를 어떻게 녹여내느냐다. 자칫 잘못하면 극의 감정선이 훼손 될 수도 있다"며 "그렇다고 너무 우울하게 가서도 안 된다. 채플린의 말처럼 삶이란게 그렇지 않냐"고 연출 당시에 고민을 표했다.

그런가하면 그는 윤동주의 서시에 대해 "이 시는 윤동주의 모든 정신과 정체성이 담겨있다고 생각한다. 말하자면 부끄러움의 미학이라고. 윤동주가 정지용 시인을 좋아했다. 부끄러움을 아는 것은 '부끄러운 게 아니다 부끄러운 것을 모르는게 부끄러운 것이다'라는 정신 등을 말이다. 자기 반성과 성찰이 이 시에 생명력이 아닐까 생각했다. 얼마 전에 정약용에 대한 글을 읽었다. 이런 말을 남겼더라. 시대를 아파하는 것은 시가 아니라고. 이게 정약욕의 시론이다. 윤동주도 시대를 아파한 것이다"고 평했다.

특히 이준익 감독은 '동주'가 흑백영화로 촬영된 것에 대해 "크게 두가지 이유가 있다. 윤동주 시인의 초상이 흑백이기에 그 이미지 때문이다. 컬러로 찍으면 오히려 리얼하지 못할 것이라는 역발상이었다"며 "어쩌면 그래서 흑백으로 표현되는 것이 기억 속에서 더 유리할 것이라는 판단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두번째는 조선시대를 컬러로 찍으려면 제작비가 너무 뛸 수밖에 없다. 일제 시대를 구현하려면 그 제작비에 대한 부다감이 컸다"고 의미와 재치를 동시에 거뮈지는 답변으로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 외에도 그는 디렉션에 대해 "감독이지만 규정을 잘 안짓는다. 캐스팅이 된 순간 그 배우가 그 배역이라는 믿음으로 임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주문한게 없다. 두 배우가 증인이듯 일절 한 적이 없다"고 얘기해 현장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끝으로 이감독은 "그동안 윤동주에 대한 한편의 영화도 드라마도 없었다. 그 이유는 아마도 윤동주의 삶이 한 편의 영화로 드라마틱하게 나올 수 없는 어찌보면 조금 밋밋할 수도 있기에 그랬다. 하지만 송몽규라는 인물과 윤동주와의 여정 속에서 살펴보개 됐을 땐 드라마틱 했다"면서 말했다.

이와 함께 "송몽규라는 인물이 있었기에 찍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윤동주는 결과가 아름답다. 송몽규는 결과물은 없었지만 과정이 아름다웠다. 마치 그런 세상이 되면 좋지않을까 생각했다. 과정이 아름다운 사람과 결과가 아름다운 사람의 이야기로 시작된 영화"라고 표했다.

한편 '동주'는 암흑의 시대인 1945년을 배경으로 평생의 친구이자 경쟁자였던 시인 윤동주와 독립운동가 송몽규의 빛났던 청춘을 그려낸 영화다. 이번 제작발표회에는 이준익 감독을 비롯해 배우 강하늘, 박정민 등이 참석했다.

 

소준환기자 akasoz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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