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기획] '암살' 주저할 필요가 있을까 이들을 믿는다면 보아라.

기사 등록 2015-07-23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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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박수정 기자] '믿고 보는 감독' 최동훈의 힘이 ‘암살’을 통해 또 한번 발휘됐다. 그의 탁월한 연출기법은 특정 인물을 적재적소에 등장시켜 캐릭터 전체가 살아 움직인다는 인상을 준다.

영화 '암살'은 1933년 상하이와 경성을 배경으로 친일파 암살 작전을 둘러싼 독립군들과 임시정부대원, 그들을 쫓는 청부살인업자까지 이들의 엇갈린 선택과 예측할 수 없는 운명을 그린 이야기다.

묵직한 메시지를 담고 있는 '암살'은 최감독이 생생히 그려낸 캐릭터들와 그 캐릭터를 잘 소화해낸 배우들의 열연이 합해져 그 시너지 효과는 어마어마했다.

전지현은 신념의 독립군 저격수 ‘안옥육’으로 완벽히 변신했다. ‘암살단의 대장’ 전지현은 화려하고 리얼한 액션으로 이때까지 쌓아온 액션내공의 결정판을 보여주었다. 또한 섬세하고 차분한 내적연기로 그의 필모그래피를 압도할 만큼의 성숙된 연기를 선사했다.

전지현과 뜻밖의 ‘케미’를 뽐내며 등장한 하정우. 그는 ‘하와이 피스톨’ 역으로 분해 특유의 진지한 유머와 여성을 홀리는 치명적인 매력을 마음껏 발산했다. 특히 능숙하게 외국어를 구사해 그의 매력을 배가 시켰다.

이정재는 무엇보다 수많은 전작에서 보여줬던 모습처럼 섹시했다. 이정재만의 ‘섹시한 카리스마’를 따라 올 대한민국 배우가 있을까. 그의 연기에 대한 열정도 마찬가지다. 그는 ‘염석진’이라는 캐릭터를 위해 15kg을 감량은 물론 48시간 동안 깨어있는 상태로 준비하는 등 지독한 몰입으로 만들어낸 연기는 소름이 끼칠 정도다. 그는 이 영화전체의 몰입도에 가장 큰 역할을 했다.

등장 자체만으로 깨알웃음을 선사했던 생계형 독립군 ‘속사포’ 역의 조진웅 역시 미친존재감으로 감초 역할을 하며 극의 재미를 더했다. 하와이 피스톨의 그림자 ‘영감’ 역의 오달수의 능청스러운 연기 그리고 행동파 독립군 ‘황덕삼’역의 최덕문의 우직한 내공연기까지 관객들을 충분히 매료시켰다. 더불어 특별출연한 조승우와 김해숙까지 '신스틸러' 역할을 톡톡히 해내며 관객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최동훈 감독의 액션영화에서 빠질 수 없는 건 특유의 유머코드다. 그의 전작 ‘도둑들’과는 또 다른 웃음 포인트가 있다. 묵직한 ‘독립운동’이라는 무게감에 곁들인 적절한 타이밍의 ‘깨알 같은 웃음 포인트’들은 관객들을 다 함께 웃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암살'을 위해 최감독은 9년 전 시나리오 구성을 해왔다. 이름 없는 독립군의 사진 한 장을 보고 영감을 얻은 최감독은 1930년대 독립운동사와 역사적 사건에 대해 오랜 시간에 걸쳐 집중 파고들기 시작했다.

공들인 시간만큼 이 영화 안에는 그의 고뇌가 고스란히 담겨있었다. 전체적인 스토리에서 주는 메시지도 있었지만, 짧은 장면 하나하나에서 오는 전율 같은 메시지들도 강렬하게 가슴에 꽂혔다. 가슴에 스며드는 장면과 배우들의 대사에서 오는 전율을 통해 스스로 "대만민국만세"를 외치게 했다.

대한민국 올 여름 이보다 더 강렬한 영화가 있을까. 믿고 보는 감독과 대한민국 명품배우들의 시너지 효과의 결정판. 신뢰를 깨뜨리지 않을 영화 ‘암살’. 이들을 믿는다면 꼭 봐야하는 영화다.

 

박수정 기자 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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