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터뷰] ‘코리아’ 최윤영 “연애방식? 실제로도 적극적”
기사 등록 2012-05-08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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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양지원기자]영화 ‘코리아’에서 주연 배두나, 하지원 못지않게 통통 튀는 매력을 발산하는 한 여배우가 있다. 짧은 숏커트 머리에 귀여운 외모, 높은 하이톤의 음성, 그리고 좋아하는 이성을 향한 적극적인 애정표현까지 갖춘 배우 최윤영의 이야기다.
최윤영은 ‘코리아’에서 초반 대립을 이루는 배두나와 하지원과는 달리, 오로지 밝고 긍정적인 캐릭터 연정 역으로 분해 보는 이들로 하여금 따뜻한 미소가 번지게 했다. 실제로 만난 최윤영은 연정 만큼 당차고 쾌활한 에너지가 넘치는 배우였다.
그는 이번 영화에 출연하기 위해 문현성 감독에게 직접 손편지를 쓰는 정성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말로 하는 것보다는 편지로 하는 게 나을 것 같았다”며 쑥스럽게 웃어 보였다.
“처음에 시나리오를 읽어 본 순간, 이 역할을 저 아니면 할 사람이 없을 것 같았어요. 또 지금 제가 몸 담고 있는 회사에도 뭔가를 보여주고 싶기도 했고요. 그러기에는 연정이란 캐릭터가 최고일 것 같단 확신이 섰어요.”

어쩌면 당돌하다는 표현이 잘 어울리는 최윤영. 그는 어린 시절부터 ‘연예인’이 되고 싶었다고 한다. 그가 배우에 대한 확신이 선 것은 예고에 진학하고 난 뒤였다. 이후 그는 연기를 전공했고, 어렵기로 소문이 자자한 KBS 21기 공채 탤런트가 됐다. 사실, 그렇게 되기까지 그는 쉽지 않은 길을 걸었다.
“대학교에서도 연극영화과를 전공하면서 극단 생활을 했었어요. 포스터를 붙이다가 경찰서에 끌려간 적도 있고, 거의 매일을 스태프로 밤새다 보니 순간 ‘내가 잘 하고 있는 건가’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러다가 KBS 공채에 지원하게 됐죠. 5년 만에 부활한 거라, 경쟁률이 어마, 어마했어요.
그는 사뭇 진지한 눈빛으로 말을 이어갔다.
“그렇게 이뤄진 오디션에서 21명의 동기 중 저만 질문을 못 받았어요. 감독님이 제 앞 뒤 사람들에게는 질문을 굉장히 많이 하셨는데 말이죠. 당연히 떨어졌을 거라 생각했어요. 그런데 제가 붙었더라고요.(웃음) 나중에 감독님께 왜 절 합격시키셨냐고 물어보니, 제가 선보인 남자 짜장면 배달부 연기가 너무 좋았다고 하시더라고요.”
쉼 없이 달려온 그에게 ‘코리아’는 한 줄기 빛과도 같은 영화였다. 그는 “제가 (하)지원, (배)두나 언니와 연기를 할 수 있다는 것에 촬영 전까지 실감이 나지 않았다”며 활짝 웃었다. 연기의 쌍벽을 이루는 두 선배 사이에서 힘든 점은 없었을까.
“워낙 두 분다 제가 어린 시절부터 좋아했던 배우라서요. 처음에는 물론 대하기 어려웠죠. 하지만 함께 탁구연습을 하면서 땀을 흘리고 살을 부딪히며 운동을 하다보니 마치 그동안 서로에게 못 느낀 마음을 느낀 것처럼 가까워지더라고요. 새로운 경험이었어요.”

그는 ‘코리아’ 촬영장은 정말 재미있고, 따뜻했다고 거듭 강조했다. 현장 분위기가 좋았던 탓에 술자리가 잦아 살이 쪘다며 귀여운 투정을 부리기도 했다.
“현정화 감독님이 술을 진짜 잘 드세요. 힘들었던 촬영이 끝나면 ‘맛있는 것 먹으러 갈까?’라고 사람들에게 먼저 말을 하시죠. 근데 그 ‘맛잇는 것’이 곧 술자리를 의미하는 거죠.(웃음) 매일 탁구로 운동을 하다보니, 제 체력도 늘었는지 술도 잘 먹게 되더라고요. 지원 언니랑 밥집에 가서도 와인을 먹었다니까요. 다들 워낙 친했어요.”
현 감독은 사석에서는 배우들을 누구보다 챙기고, 따뜻하게 대했지만 촬영장에서는 영락없는 ‘호랑이 선생님’ 이었다. 탁구 연습을 할 때만큼은 누구보다 냉정했다.
“아무래도 단기간에 연습해서, 화면에는 완벽히 운동 선수처럼 보여야 되니까 그러셨던 것 같아요. 아프다고 해도 연습하라고 하셨죠. 저희가 처음 겪어보는 근육통도 현 감독님은 이미 예전에 모두 경험한 것이었으니까요. 힘들고 아파서 당시에는 원망스러울 때도 있었어요.”
‘코리아’의 배우들은 오로지, 완벽한 탁구선수로 분하기 위해 매일같이 고된 연습을 반복해야 했다. 버거운 마음에 눈물을 흘린 적은 없었을까.
“제가 몸치여서 탁구 자세가 나오지 않았어요. 물론 제가 연습에 늦게 참여해서 그런 것도 있지만요. 절 담당해주시는 개별 감독님이 있었는데, 정말 완벽한 스파르타였어요. 계속해서 탁구 공을 던져주시는 거예요. 힘들어서 눈물이 나는 게 아니고, 나중에는 악에 받쳐서 눈물이 나더라고요. 화장실 가서 혼자 울고, 다시 연습하고 그랬어요. 그런데 나중에 들어보니 다들 한 번씩 화장실 가서 울었더라고요.(웃음)”
그렇다고 해서 ‘코리아’ 에 탁구 장면만 등장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남북 선수들의 서로에 대한 사랑과 화해가 담겨 있다. 특히 최윤영과 이종석의 국경을 넘은 러브라인이 관건. 그러나 풋풋한 두 사람의 애정신은 진한 멜로를 기대한 뭇 관객들에게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다.
“원래는 포옹신도 없었어요.(웃음) 저도 조금 더 진도를 나가도 될 것 같은데 아쉽긴 했죠. 그런데 감독님이 너무 진도를 나가는 건 극중 경섭(이종석 분)의 캐릭터는 아니라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촬영 당일에 콘티가 바뀌어서 포옹신이 생긴 거죠. 저 혼자 굉장히 좋아했어요. (웃음)”
실제로 최윤영은 86년생, 이종석은 89년생이다. 그에게 연하 배우와 호흡을 맞추기 어렵지 않았냐고 물으니 “이종석이 워낙 귀여워서 어렵지 않았다”고 말했다.
“종석이는 정말 애교가 많고, 귀여운 성격이에요. 낯을 가리는지도 잘 모르겠고, 영화 속 경섭이와는 아주 딴판이죠. 그런데 연기할 때는 무섭게 집중하더라고요. 눈빛도 틀려져요.”

그의 실제 연애 방식 역시 ‘연정’이처럼 적극적이었다.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면, 놓치지 않는다고.
“좋아하는 사람 앞에서 티를 많이 내는 편이에요. 일부러 문자하고, 연락하고요. 많이 마주치려고 노력하죠.(웃음) 연애를 하고 싶냐고요? 아직은 아닌 것 같아요. 저는 연애와 일을 둘 다 잘할 자신이 없어요. 지금은 일이 우선이라고 생각해요.”
아직 무궁, 무진한 도전과 길이 열려 있는 배우 최윤영. 그는 예쁜 배우로 남기를 거부했다. 항상 대중들에게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당찬 욕심을 품고 있었다.
“하고 싶은 연기는 너무 많죠. 아예 제가 아닌 추녀로 변신해서 연기에 치중하고 싶기도 하고요. 액션도 해보고 싶고, 코미디도 도전해 보고 싶어요. 캔디 캐릭터도 한번 쯤은 시도해 보고 싶고요.”
양지원기자 jwon04@ 사진 송재원 기자 sun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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