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현장분석]'대립군' 이정재X여진구 성군의 자화상을 전하다

기사 등록 2017-05-22 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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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유지윤기자]'대립군'이 500년 전의 이야기지만, 현 시대에도 관통할 수 있는 메시지를 던졌다.

22일 '대립군' 서울 성동구 왕십리 CGV에서는 영화 '대립군'의 언론배급시사회가 진행된 가운데 정윤철 감독, 이정재, 여진구, 김무열, 박원상, 배수빈, 이솜이 참석했다.

'대립군'은 1592년 임진왜란, 명나라로 피란한 임금 선조를 대신해 임시조정 ‘분조(分朝)’를 이끌게 된 세자 ‘광해’와 생존을 위해 남의 군역을 대신 치르던 ‘대립군’이 참혹한 전쟁에 맞서 운명을 함께 나눈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광해가 많은 미디어에서 다뤄져왔지만 군주가 된 이후의 모습이 아닌, 서자, 차남이란 콤플렉스를 지닌, 세자가 된 지 한 달 밖에 되지 않은 모습의 일을 다루면서 차별점을 확실히 만들었다.

광해가 가장 천민일 수 있는 대립군과 함께하면서 어떤 왕이 되야 하는지, 백성 위의 왕이 아닌, 백성 아래 왕이 되기 위해 만들어지는 성장 과정이 포커스다.

정윤철 감독은 "임진왜란 소재지만, '명량' 전쟁 위주의 영화는 아니다. 대립군이라는 남 대신 군역을 대신 사는 계약직 노동자들과 나라의 운명을 짊어진 소년을 만나서 산전수전을 겪는 이야기다. 이 과정을 통해 진정한 리더란 무엇인가를 깨우쳐 나간다. 조선시대 일어난 일이지만 요즘 시대에도 맞는 이야기라고 생각해 어려운 과정을 거쳐 이야기하게 됐다"고 기획의도를 밝혔다.
배우들이 바라는 '리더상'에 대한 대화도 이어졌다. 이정재는 "저희 영화에서 광해가 백성들과 함께 보잘 것 없는 보리밥을 나눠먹는 장면이 있다. 그 장면이 많은 것을 이야기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같은 사람이고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함께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여진구는 "토우가 '왕이 되고 싶지 않으십니까?'라고 묻는데 광해가 '자네는 내 백성이 되고싶은가?' 되묻는 장면이 있다. 광해를 잘 표현한 대사라고 생각한다"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박원상은 "오늘 영화를 보고 영화 속 광해나 역사 속 광해는 행복한 임금이 아니었을까 생각해봤다. 이름 없이 죽어간 수많은 백성들이 광해 안에 담겨 있다고 생각한다. 2017년 5월 지금, 대통령을 보면서 행복을 느끼는 이유도 비슷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서울 구치소에 계신 그 분은 불행한 분이 아닐까 잠깐 해봤다"고 말했다.

정윤철 감독은 당초 시나리오에서 광해와 토우의 갈등을 조금 더 부각시켰다. 정 감독은 "초고 시나리오에 꽂혔던 점은 광해라는 어린 소년이 성군의 길을 깨닫게 된다는 것이 좋았다. 실제로 조선시대에도 남의 군역을 대신 가는 문제가 있다는 것이 새로웠다"고 설명했다.

극중 이정재, 김무열, 박원상 등 '대립군'의 무리들은 많은 액션신은 물론, 칼, 화살, 산을 올라가는 신 등 체력소모가 많은 신들을 소화해야 했다. 이정재는 "실제같이 재현을 해보고 싶어서 촬영 전에 감독님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는데 촬영이 시작되니 제가 왜 그런말을 했을까 싶었다"고 고충을 털어놓았다.

김무열 역시 "산을 가마로 들고 오를 때, 컷 소리가 나면 모든 배우가 감독님을 쳐다봤다. 그만큼 많이 힘들었는데 지금 다시 보니까 잘 나온 것 같아 기분이 좋다"고 거들었다.

▲ 이슈데일리 박은비 기자


여진구는 지금까지 우리가 알던 광해와는 다른 광해를 탄생시켰다. 여진구는 "많이 다뤄졌지만 신경쓰면서 연기하진 않았다. 대신들을 대할 때는 왕세자 신분에 맞게 대사 뉘앙스를 주려고 했다. 지금까지 왕세자 광해와는 달라서 그 점을 제일 주안점으로 뒀다"고 밝혔다.

정윤철 감독은 극중 황해도 분조를 이끌던 것을 생생하게 재현하기 위해 로케이션도 신경썼다. 덕분에 영화 속 험난한 상황에도 아름다운 경관을 보는 재미가 있다. 정 감독은 "분조 지역에 가고 싶었으나 아시다시피 불가능하다. 개마고원, 험난한 지형이 연상되는 곳을 찾으려고 노력했다. 남한 땅에 모든 곳을 돌아다닌 것 같다. 자연과 인물이 엮었을 때 나름 생생한 화면들이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무모하게 모든 스태프들과 산에 올라갈 때 내가 무슨 짓을 하고 있나 씁쓸하기도 했다"고 고생한 배우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지금 이 시국, 이정재와 여진구가 대중에게 전하는 메시지는 울림을 전할 수 있을까. 오는 31일 개봉. 러닝타임 130분.

 

유지윤기자 jiyoon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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