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기획]이정재·여진구 투톱의 '대립군'을 바라보는 불안한 시선

기사 등록 2017-04-11 15:43
Copyright ⓒ Issuedaily. 즐겁고 신나고 유익한 뉴스, 이슈데일리(www.issuedaily.com) 무단 전재 배포금지
▲ 사진='대립군' 스틸컷

[이슈데일리 안예임기자]6월 개봉을 앞두고 있는 영화 '대립군'(감독 정윤철)을 바라보는 시선들이 기대만큼 불안하다.

"왕이 나라를 버렸다"라는 화두를 던지고 있는 '대립군'은 임진왜란 당시 '파천'(播遷)한 아버지 선조를 대신해 왕세자로 책봉되어 '분조'(分朝)를 이끌게 된 '광해'와 생계를 위해 남의 군역을 대신 치르던 '대립군'(代立軍)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2017년 아프기 만한 대한민국 현 시국과 맞물리며 '대립군'이 그리는 1592년 임진왜란 상황을 통해 '사이다' 공감이라는 대리만족을 찾으려는 대중들의 관심과 기대가 높은 만큼 캐스팅을 이유로 '대립군'을 바라보는 불안한 시선들이 적잖은 것도 사실이다.

분조를 이끌어야 하는 어린 광해(여진구)와 대립군의 수장 토우(이정재)의 운명적인 만남을 전면에 앞세운 '대립군'이 전형적인 '투톱' 영화인 가운데 이정재와 여진구의 스크린 장악력에 대중들이 의구심을 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정재가 믿고 보는 훌륭한 배우라는 것과 여진구가 차세대 충무로를 이끌어갈 재능 많은 배우라는 것은 어느 누구도 부정하지 않는다. 단, 두 배우가 전작들에서 보여줬던 스크린 장악력이 '투톱'이라는 전형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점이 의구심의 발단이다.

▲ 사진='대립군' 스틸컷

이정재는 멀티 캐스팅을 한 작품들 속에서 진가가 발휘 됐었다. '도둑들'이 그랬고 '신세계'가 그랬다. '수양대군'역으로 화제를 모았던 '관상'도 최동훈 감독과의 재회로 기대를 모았던 '암살'도 다 멀티 캐스팅 작품들이다. 반면 투톱 영화로 출연한 '태풍'이나 '빅매치'에서는 상대적으로 이정재가 묻히며 부진한 느낌이 있다.

여진구는 원톱으로 이야기를 끌고 나갈 때 빛을 발하고 대중의 입장에선 아직까지는 '스크린' 보다는 '브라운관'에 더 익숙하다. 드라마 '무사 백동수' '뿌리 깊은 나무' 그리고 '해를 품은 달'까지 이야기가 자신에게 집중되는 구조의 드라마들 속에서 여진구는 명품배우로 거듭 났었다. 하지만 여진구가 투톱으로 출연했던 영화들 '백프로' '내심장을 쏴라' 그리고 '서부 전선'에서는 흥행 실패와 함께 다소 연기적 어색함도 있었다. 경험의 유무 때문에 '브라운관'에서의 장악력과 '스크린'에서의 장악력이 차이가 나는 것도 사실이다.

도성과 백성을 버리고 피난길에 오르는 '파천'(播遷)을 택한 무능력한 왕이 조정을 둘로 나누어 전쟁 중인 조선을 어린 세자에게 맡긴 '분조'(分朝)와 남의 군역을 대신 치르던 '대립군'(代立軍)의 이야기가 매력적이라는 것은 분명하지만 또한 영화 '대립군'이 지닌 이정재 · 여진구 '투톱'의 위험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들이 그동안 각 출연한 '투톱' 전작들이 크게 흥행한 경우가 드물었기 때문이다.

6월을 기점으로 여름에 개봉하는 영화들의 기세도 드세다. 국민 감독 봉준호가 '옥자'로 돌아오고 여름 특수기를 노리는 할리우드 대작들 '캐리비안의 해적: 죽은 자는 말이 없다' '미이라' '원더우먼' '트랜스포머: 최후의 기사' '스파이더맨: 홈커밍' '혹성탈출: 종의 전쟁' 그리고 천재 감독 크리스토퍼 놀란의 화제작 '덩케르크'까지 줄을 있고 있는 가운데 이정재 · 여진구를 투톱으로 내세운 '대립군'을 바라보는 대중들의 불안한 시선에 어떤 '반전'을 선물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한편 '대립군'은 할리우드 메이저 스튜디오인 20세기폭스가 '런닝맨'(2013), '슬로우 비디오'(2014), '나의 절친 악당들'(2015), '곡성'(2016)에 이어 5번째로 투자, 배급하는 한국 영화다.

 

안예임기자 ahnyeim1004@

 

기사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