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준환의 영화 초이스]'오피스', 감독의 의도는 명확하다

기사 등록 2015-08-21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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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소준환기자]'오피스(감독 홍원찬)'는 전세계 영화제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는 ‘오피스’가 탄탄한 작품성을 확보했기에 그렇다. 또 ‘오피스’는 한국 스릴러 중에서도 독특한 자신만의 영역을 개척하고 있다. 직장인과 사무실이라는 지극히 평범하고 일상적인 소재 안에서 거친 장르적 변주를 통해 공포감을 선사하기 때문이다. 특히 ‘오피스’는 사회적 메시지를 서스펜스로 풀어낸 심리스릴러. 이를 통해 ‘오피스’는 직장인들의 불안과 고통을 장르적으로 승화시켰다. 제68회 깐느 국제영화제를 비롯해 해외 유수 영화제들의 초청돼 개봉 전부터 기대감을 자아내고 있는 화제작. 그렇다면 홍원찬 감독이 '오피스'를 통해 전달하고 싶은 것들은 무엇일까?

▲ 복선을 통한 고품격 서스펜스



‘오피스’에는 다양한 복선이 깔려있다. 천장에서 떨어진 물방울이 하나의 복선으로 깔리면 이후 영화 속에서는 다른 무엇으로 되돌아온다. 또 상사에게 불을 붙여주던 라이터는 추후 상사의 죽음을 암시하는 매개체로 다시 등장한다. 이는 ‘오피스’가 복선을 통해 서스펜스를 유발하고 있기에 그렇다. 복선은 주로 문학에서 쓰이는 장치다. 대표적인 예로는 이효석의 소설 ‘메밀꽃 필 무렵(복선-왼손잡이)’이 있다.

소설 등에서 복선을 사용하는 이유는 복선을 통해 스토리의 감정선을 폭발시키기 위해서다. ‘오피스’ 역시 영화 속에서 복선을 진행시켜 이야기의 서스펜스를 증폭, 관객들에게 극도의 공포감을 선사한다. 이는 홍원찬 감독이 영화 ‘추격자’와 ‘황해’를 각색해 본 특유의 경험과 감각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오피스’의 복선을 통한 서스펜스는 관객들에게 억지스러운 공포가 아닌 품격 있고 생동감 있는 서스펜스를 전달한다. 복선에는 개연성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 섬세한 연출, 조직생활의 폭력성을 명확하게 폭로



‘오피스’의 주된 표현은 ‘직장인들의 불안과 정신적 고통’이다. 이를 통해 모든 사건이 진행되기에 그렇다. 홍원찬 감독은 어쩌면 뻔해질 수도 있는 이야기를 독특한 연출을 통해 참신하게 만든다. 평범한 회사원이 자신의 가족을 무참히 살해하고 사무실로 숨어들었다는 설정, 그 침입 때문에 같은 직장 동료들의 히스테리와 살해위협이 발생된다는 치밀한 구성. 이는 홍감독의 섬세한 연출력이 발휘됐기에 가능한 일. 영화의 극적 긴장감을 이끌어가는 배우들의 연기력과 탄탄한 플롯은 감독의 디렉팅에서 비롯된다.

홍원찬 감독은 영화 속의 인턴과 만년과장의 서러운 현실을 통해 사회적 약자들의 아픔을 격려하려고 한다. 그 전달방식은 평범함이 아닌 극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는 감독이 ‘오피스’를 접한 관객들에게 일종의 ‘충격효과’를 주기 위해서다. 이를 선택한 이유는 조직생활의 야만과 폭력성이 ‘감동’이 아닌 ‘공포’를 통해서 훨씬 더 극명하게 드러나기 때문이다. 관객들은 영화 속의 소름끼치는 장면들을 보면서 간접적으로 약육강식의 세계를 체험한다. 이는 관객 자신이 평소에 갖고 있던 직장에 대한 경험과 ‘오피스’가 전달하는 공포와 충격이 어우러져 조직생활의 폭력성을 명확히 느끼게 만든다. 홍원찬은 자신의 의도를 감각적으로 전달하는 방법을 알고 있는 것. 그가 ‘오피스’를 통해 관객들의 정서와 심리를 자극하기에 그렇다.



결국 홍원찬 감독은 거친 스릴러라는 장르에 사회적 메시지를 더해 ‘오피스’의 의도를 전달하려고 했다. 또 그는 긴박감을 이끌어가는 배우들의 연기력과 지루할 틈이 없는 극의 구성과 설정을 연출, 이를 통해 조직생활의 폭력성을 극명하게 드러내고 싶었다. 그러므로 ‘오피스’의 의도는 명확하다. 하지만 스토리를 결코 상투적이고 가벼운 차원에서 진행시키지 않기에 ‘오피스’는 참신하게 의도를 피력한다.

'오피스'가 깐느 영화제를 비롯해 해외 유수 영화제에서 주목받는 이유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직장인과 조직생활은 존재하기 때문이다. 또 그의 섬세한 연출력은 관객들에게 극한의 서스펜스와 몰입도를 자아내기에 그렇다. 세계에서 먼저 작품성과 흥행성을 인정받은 ‘오피스’, 오는 9월 3일 국내에서는 어떤 ‘소름끼치는 행보’를 보여줄지 귀추가 주목되다.

 

소준환기자 akasoz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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