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스팅퍼즐]나카시마 테츠야 감독의 '고백'을 한국 버전으로?

기사 등록 2016-09-09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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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유지윤기자]매주 새로운 아이템을 생각하고 도전하는 이슈데일리 기자들. 회의를 통해 탄생한 시리즈가 있었으니, 이름 하여 ‘캐스팅퍼즐’. “내가 감독 또는 작가라면 이렇게 하겠어!”를 바탕으로 한 내 마음대로 캐스팅이다(사심이 담길 수도 있다). 범주는 다양하다. 영화부터 드라마, 웹툰까지 이슈데일리 기자의 손을 통해 새롭게 탄생한 작품을 만나보자. <편집자 주>

이번 캐스팅 퍼즐은 국내에서도 유명한 나카시마 테츠야 감독의 '고백'이다. 미나토 가나에의 원작을 기반으로 만든 작품으로 2011년 일본에서 개봉 당시 4주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을 뿐만 아니라, 홍콩과 대만 등 아시아 지역에서도 개봉해 일본 영화 흥행 1위를 휩쓸며 돌풍을 일으켰다. 또한 2011년 제34회 일본 아카데미상 시상식에서 최우수 작품상, 최우수 감독상, 최우수 각본상, 최우수 편집상을 휩쓸며 4관왕 수상, 일본 최고의 영화로 인정받았다.

'고백'은 13살 중학생들의 장난스런 살인, 그들에게 딸을 잃은 여교사의 우아한 복수, 그리고 사건을 둘러싼 그들의 잔인한 고백을 그린 가해자와 피해자의 시선에서 그려진다. 나카시마 테츠야 감독의 영상기법이 원작의 완성도를 도왔다. '고백'을 우리나라 버전으로 만든다면 어떤 배우가 어울릴까. 캐스팅 퍼즐, 지금부터 시작한다.(스포일러가 될 수 있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 유코(마츠 다카코)- 김하늘

마츠 다카코가 연기한 모리구치 유코 캐릭터는 김하늘이란 조각을 끼어맞춰봤다. 자신이 가르치는 반 학생들에게 덤덤하게 딸은 살해당한 것이라고, 게다가 범인은 교실 안에 있는 학생이라고 고백하는 장면은, 아무런 장치 없이 마츠 다카코가 홀로 이끌어간다. 소리 없이 강한 카리스마는 연약한 외모와 체구를 가졌지만 강인한 내면을 가진 캐릭터를 주로 연기해온 김하늘이 제격. 무엇보다 신비스러운 분위기가 싱크로율 80%.



# 범인 A 슈야(니시이 유키토)-도경수

슈야는 전교 1등을 할 정도로 머리가 비상한 인물. 하지만 전자공학 연구자인 엄마에게서 일찌감치 버림받았다. 자장가 대신 과학 이론을 들어왔던 슈야는 신문에 보도돼 엄마가 자신을 찾는 걸 목표로 과학발명대회에 출전해 상을 받았지만, 당일 13세 소녀가 청산가리로 가족을 살해한 뉴스에 묻히게 되자 그 때부터 엄마에게 주목 받을 수 있는 방법은 살인이라고 생각, 유코의 딸 마나미에게 접근한다.

천사같이 해맑은 외모와 달리 머릿 속에는 무서운 생각들로 가득찬 슈야의 역에는 도경수를 추천해본다. 아이돌이라고 색안경을 끼고 보지 말고 도경수가 출연한 '너를 기억해'를 떠올려보자. 사이코패스 이준영 연기를 제옷처럼 소화했다. 무대 위 디오가 아닌 배우 도경수의 얼굴에는 사람을 긴장시키게 만드는 묘한 힘이 있다.



# 반장 미즈키(하시모토 아이) -이솜/김소현

유코 선생님이 자기 딸을 죽인 살인범이 누군인지 힌트를 주는 바람에 슈야와 나오키는 왕따를 당하게 된다. 이 때 반장 미즈키는 유일하게 슈야와 말을 하는 학생이다. 슈야가 엄마의 사랑을 항상 갈구한다는 것을 알고 그에게 손을 내민다. 하지만 미즈키는 청산가리로 자신의 가족을 살해한 루나씨의 진범. 소년법에 의해 그가 아무도 범인이라는 것을 모른다.

똑똑하고 야무진 반장 미즈키. 슈야와 나오키, 그리고 유코 선생님의 사건을 제3자의 시선으로 그려나간다. 비밀을 간직한 소녀 미즈키 역에는 배우 이솜과 김소현이 떠올랐다. 이목구비는 김소현과 비슷하고, 지금까지 쌓아온 이미지와는 이솜이 어울렸다.



#범인B 나오키 (후지와라 카오루) /성유빈

"살의는 있었지만 죽이진 못했고, 죽일 마음은 없었지만 죽게 만들었다"

후자에 해당하는 범인B 나오키. 나오키는 가정에서 엄마의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아들이지만 학교에서는 왕따를 당한다. 슈야는 자신의 범행에 조수가 필요하다고 생각해 나오키에 친구가 되어주겠다고 접근한다. 나오키는 처음으로 내 편이 생겼다는 생각에 흔쾌히 슈야의 범행에 가담하게 된다. 유코 선생님의 고백 이후 학교에 나오지 않고 히키코모리 생활을 이어가며 결국 비극적인 결말을 맞는다.

나오키의 배역에는 영화 '대호'와 드라마 '오피스'에서 전도연-유지태의 아들로 출연한 성유빈을 그려봤다. 얼마 되지 않은 필모그래피지만 탄탄한 연기력을 보여준 성유빈, 나오키의 광기 어린 모습을 소화할 수 있는 몇 안되는 10대 배우다.



# 타카하시 선생님(오카다 마사키)/박기웅

1학년 때 학생들의 담임이 유코였다면 2학년 학생들의 담임 타카하시. 젊은 나이답게 열정적인 선생님이다. 이런 열성적인 면을 학생들은 귀찮게 여기지만 유코처럼 자신들에게 해를 입힐까봐 앞에서는 예쁜 천사의 가면을 쓴다. 나오키가 학교에 나오지 않자 유코에게 얻은 조언으로 매일 나오키의 집을 방문한다. 나오키는 타카하시가 유코가 보냈다고 생각해 점점 미쳐간다. 나오키와 엄마의 비극을 촉진시키는 인물이다. 물론 이 모든 결말은 유코가 계획한 것이다.

꽃미남 외모에 호감의 외모를 가진 박기웅이 타카하시 선생님 역에 잘 어울릴 것 같아 꼽아봤다. 어리바리한 모습부터 악역까지 스펙트럼이 넓은 박기웅이, 타카하시 역으로 추천하며 '고백' 한국판 캐스팅 퍼즐이 완성됐다.

 

유지윤기자 jiyoon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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