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터뷰①]김래원 "드라마 전체를 한 편의 영화라 생각해"

기사 등록 2011-11-23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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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조정원기자]“눈물을 흘리는 것보다 안으로 참는게 더 힘들다. 오히려 우는 모습이 상대방에게는 더 안좋게 비칠 수도 있기 때문에 눈물을 안으로 머금으려 한다”
 
드라마 ‘옥탑방 고양이’, ‘러브스토리 인 하버드’, ‘식객’ 등 시청자들에게 주로 밝은 모습으로 각인됐던 배우 김래원이 이번엔 슬픈 멜로 연기에 도전했다. 그는 현재 SBS 월화드라마 ‘천일의 약속’에서 열연을 펼치고 있는 중이다.
 
최근 김래원과의 만남을 통해 ‘천일의 약속’에 관한 이야기와 작품 선택의 계기를 들어봤다.
 
# 연기력 논란? 이제 작품의 전반부 일 뿐
 
김래원은 현재까지 방송된 작품의 전반부에서 시청자들이 바라는 순정남의 모습이 아닌 우유부단하고 이기적인 남자로 비춰졌다. 전형적인 ‘나쁜 남자’가 아닌 뭔가 2% 모자란 밋밋한 캐릭터로 시청자들에게 혹평을 받았다.
 
극중 지형(김래원 분)은 집안에서 정해준 여자를 두고 다른 여자(서연)와 바람을 피운다. 게다가 부모의 뜻에 따라 결혼을 강행하다 연인이 병에 걸린 걸 알고 자신의 깊은 사랑을 깨달았다며 일방적인 파혼을 했다.
 
김래원의 이런 우유부단한 연기와 더불어 작품에서 차지하는 비중에 있어 상대역인 수애에 비해 부족하지 않느냐는 시청자들의 평가를 받았다.
 
“지금까지 극중 지형의 모습은 밋밋하게 보여서 좋은 반응을 얻지 못했죠. 작품의 전반부는 주로 서연(수연 분)의 아픔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서 시청자들에게 우유부단하고 이기적인 남자로 보였던 것 같아요. 지금까지는 하고 싶은 말을 누르고 압축된 대사로만 연기했었죠. 일명 ‘점점점(…)’을 연기했죠. 이제부터는 그가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주겠습니다”
 
작품의 전반부에서는 극중 서연의 아픔을 극대화 하기 위해 보조적인 역할로 촬영에 임했던 그는 대본에 있던 그 이상의 연기를 펼쳤다. 하지만 배우가 자신의 연기만 잘한다고 해서 드라마가 잘 되고 좋은 평가가 나온다는 것이 아니다. 시청자들의 눈에는 김래원의 비중이 부족한 것처럼 보였던 것.
 
“김수현 선생님께서 ‘영악한 놈’이라고 칭찬을 해주셨어요. 대본에 나와 있는 것처럼 단순하게 연기할 줄 알았는데 시선 처리나 다른 지문들에서도 느낌 있게 함축시켜 표현했다고 하셨죠. 방송, 영화 관계자분들도 좋은 평가를 해 주셨어요. 저에겐 큰 힘이 되는 말씀들이었죠”
 
김수현 작가는 작품에 거부감이 든다는 네티즌의 의견에 “그렇게 힘이 들면 김수현 드라마를 외면하는 방법이 있어요. 나한테 말투 고치라는 건 가수한데 딴 목소리로 노래하란 겁니다. 그건 불가능해요. 내 대사가 바로 김수현이니까요”라는 글을 남긴 바 있다.
 
“(김수현) 선생님께서 제가 나쁘게 비춰지라고 글을 쓴 것이 아닙니다. 누구나 지형의 입장이라도 똑같이 그랬을 겁니다. 워낙 칼 같은 성격에 ‘단칼’이라고 불리우는 선생님께서도 그렇게 생각하셔서 글을 쓴 것이죠. 저에게 다시 연기를 하라고 해도 결국 똑같이 연기할 수 밖에 없죠. 전 제 몫을 다 했다고 생각합니다”
 
# 작품 선택 이유?
 
김래원은 처음에 ‘천일의 약속’을 두고 많은 고민을 했다. 그는 ‘천일의 약속’에서 맡게 될 캐릭터를 잘 소화해 낼 수 있을지에 대한 부담감을 가지고 망설였다. 그에게 평소 돈독한 관계의 배우 김해숙의 한 마디가 이번 작품에 참여하게 했던 계기가 됐다.
 
“김해숙 선생님께서 나(김해숙)를 믿어보라고 하시면서 큰 도움이 될거라고 하셨죠. 평소 어머니처럼 생각하던 선생님의 말씀에 마음을 굳게 먹고 작품을 선택하게 됐죠”
 
김래원-김해숙 두 사람의 인연은 지난 2006년 영화 ‘해바라기’부터 시작됐다. 김래원은 극중 김해숙의 양아들로 출연한 바 있다. 그런 두 사람이 이번에는 ‘천일의 약속’에서 모자(母子)지간으로 인연을 이어간 것.
 
“김수현 선생님께서 “’천일의 약속’은 남자의 드라마다. 지금 드라마 방향도 그쪽으로 흘러가고 있다”라는 말씀을 해주셨죠. 감독님께서도 긴장을 늦추지 말라는 말씀을 하셨어요. 감독님과 작가님을 믿고 시작했죠”
 
김래원은 ‘천일의 약속’ 촬영을 하면서 김수현 작가의 팬이 됐다. 그는 상대 배우의 대사까지 다 외울 정도로 김 작가의 글에 매료된 상태다.
 
“선생님을 더 알고 싶어서 몰래 선생님의 다음 작품을 알아보기도 했어요. 하지만 그 작품은 제가 표현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해 그저 선생님의 팬으로 남기로 했죠”(웃음)
 
“(정을영)감독님도 처음엔 무섭고 어렵게 느껴졌었는데 촬영을 거듭할수록 순수하고 감성적인 편이셔서 저랑 잘 맞는 것 같아요. 감독님께서 “래원아”라고 한마디만 하셔도 무슨 이야기를 하시는 지 알 수 있을 정도니까요”
 
이번 ‘천일의 약속’을 통해 정중하고 깊이 있는 진정성 있는 작품을 연기하고 싶다던 그는 주변의 반응과 관계없이 소신 있는 연기를 펼치고 있다.
 
“20부작의 드라마를 한 편의 영화라고 생각해요. 한 회가 한 영화가 아닌 전체가 하나의 영화라고 생각해요. 처음에는 다소 밋밋해 보여서 좋지 않은 반응도 전체적인 작품에 있어서는 큰 효과를 낼 겁니다”
 
오랜 공백을 깨고 출연한 탓에 다소 어색한 점도 있지만 앞으로의 김래원의 모습은 더욱 발전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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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원기자 chojw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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