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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송혜교가 꼽은 명장면은?

기사 등록 2011-10-28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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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김하진기자]배우 송혜교가 영화 ‘오늘’(감독 이정향)의 명장면을 공개했다.

‘오늘’은 송혜교와 이정향 감독의 만남으로 개봉 전부터 영화팬들의 이목을 끈 작품으로, 약혼자를 죽인 15세 소년을 용서한 다큐멘터리 PD 다혜(송혜교 분)가 1년 후 자신의 용서가 뜻하지 않은 결과를 불러오면서 겪게 되는 혼란과 슬픔, 그리고 그 끝에서 찾아낸 감동을 그린다.

“내 생일이 상우씨 생일이기도 하네”

송혜교가 꼽은 첫 번째 명장면은 1년 전 자신의 생일 약혼자를 잃은 후 처음으로 맞이한 생일날이다. 지민(남지현 분)은 케이크를 사서 다혜를 찾아와 초를 켜려고 한다. 그런 지민을 만류하는 다혜. 그 이유를 아는 지민은 “이생에서 죽은 날이 저승에서는 생일날”이라며 그를 위로한다.

다혜의 생일날이 약혼자 상우가 죽은 기일이 된 상황에서 그는 자신의 생일을 축하할 자격도 없는 것이다. 지민의 말에 다혜는 “내 생일이 상우씨 생일이네”라며 자조적이면서도 애처롭게 말한다. 지민의 따뜻한 마음과 진정으로 상대를 위로하는 방법을 보여주며 다혜가 겪고 있는 슬픔이 얼마나 아픈지 절감하게 하는 장면이다.

“자신의 죄를 알지도 못하는 살인자를 제가 왜 용서해야 하나요?”

송혜교는 두 번째로 다혜가 자신이 용서한 소년이 또 다시 살인을 저질렀다는 사실을 알게 된 다혜가 신부님을 찾아가 절규하는 장면을 꼽았다.

이는 다혜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세상을 향해 자신의 울분과 분노를 표출하는 장면으로, 감정 몰입의 심도가 깊고 감정 표출이 어려울 것을 감안한 이정향 감독은 단 한 번의 촬영으로 마칠 수 있도록 수 없이 많은 리허설을 진행했다. 송혜교의 감정 표현을 그대로 살리기 위해 후시 녹음을 다시 하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특히 이 장면은 감독이 관객들에게 일방적으로 용서를 강요하는 사회에 대해 죄를 짓고도 사죄하지 않는 크고 작은 가해자들에게 전하는 메시지이기도 하다.

“다른 사람에게 바라는 사랑을 너 자신에게 줘”

송혜교는 마지막 명장면으로 다혜가 약혼자를 죽인 소년을 향해 스스로를 인터뷰하는 모습을 꼽았다.

다혜는 비디오 카메라 앞에 앉아 가해자 소년에게 스스로 사랑하는 법을 배우라고 말한다. 이는 다혜가 자신에게 하는 말이기도 하다. 그는 모든 혼란과 절망, 슬픔의 끝자락에서 자신과 가해자, 그리고 지민 모두를 향해 담담하게 고백한다.

이 영화는 다혜를 통해 누군가에게 상처 주고 누군가에게 상처를 받으며 정당하게 주장도 하지 못하고 용기 있게 사과도 하지 못한 채 살아가는 우리에게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배워 보라고 말한다.

지난 27일 개봉된 ‘오늘’이 박스오피스 8위를 기록하며 본격적인 출발을 알린 가운데 ‘용기’에 대한 이정향 감독의 고찰과 송혜교의 섬세한 감정연기가 관객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김하진기자 hajin1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