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와일드카드 1차전]LG vs KIA, 준플레이오프 진출 외나무 다리 격돌

기사 등록 2016-10-10 15:07
Copyright ⓒ Issuedaily. 즐겁고 신나고 유익한 뉴스, 이슈데일리(www.issuedaily.com) 무단 전재 배포금지

[이슈데일리 여창용 기자] 프로야구 원년부터 KBO리그 최고 흥행을 자랑하던 두 팀이 포스트시즌 첫 번째 무대에서 격돌한다.

LG 트윈스와 KIA 타이거즈는 10일 잠실구장에서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을 치른다. 두 팀의 경기는 예매시작과 동시에 티켓이 동났을 정도로 야구팬의 관심은 하늘을 찌르고 있다.

실제로 두 팀은 프로야구 원년인 1982년부터 흥행을 주도해왔다. LG는 전신 MBC 청룡 시절부터 서울을 연고로 삼아 수도권 야구붐 중심에 섰고, KIA는 전신 해태 시절 막강 왕조를 구축하며 호남지역을 야구의 성지로 만들었다. 두 팀이 포스트시즌에서 맞붙는 것은 2002년 플레이오프 이후 14년만. 잠실벌에서 펼쳐질 빅매치의 키포인트 5가지를 꼽았다.

▲ 허프와 헥터, 선발투수 빅뱅...허프의 굳히기? 헥터의 반격?
포스트시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선발투수다. 기록만을 보면 LG의 허프가 우위에 있다. 허프는 정규시즌 KIA와 두 차례 맞붙어 최고의 투구를 선보였다. 9월 15일 잠실에서 7⅓이닝 2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고, 9월 27일 광주에선 7이닝 무실점으로 2경기 연속 타선을 압도했다.

결과적으로 LG는 허프의 KIA전 활약을 통해 4위 경쟁에서 승리, 와일드카드 결정전 어드밴티지를 확보했다. 허프가 이번에도 승리를 이끈다면, LG는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하게 된다.

때문에 KIA 타자들은 허프를 공략하는 것이 와일드카드를 통과하는 중요한 열쇠가 될 전망이다. 허프는 정규시즌 우타자에게 피안타율 2할2리로 강했지만, 좌타자에게는 피안타율 3할3푼3리로 고전했다. 문제는 KIA 타선에는 우타자들이 대부분이다..

KIA의 엔트리에 좌타자는 서동욱, 노수광, 강한울, 신종길 등 4명이다. 하지만 좌타자라는 이유로 이들을 무작정 선발 출장시키기에는 위험이 따른다. 결국 기존의 우타자들이 허프를 넘어서야할 필요가 있다.

KIA는 허프를 상대한 2경기에서 단 하나의 장타도 터뜨리지 못했다. 9월 27일 광주 경기에서 나지완이 허프에게 연타석으로 파울홈런을 날린 게 허프에게 기록한 가장 큰 타구였다. 만일 나지완이 당시의 타격감을 이어간다면, 이날 경기에선 허프 공략에 앞장설 수도 있다.

또한 필은 KIA에서 유일하게 허프를 상대로 안타 2개(6타수 2안타)를 쳤다. 나지완 필 이범호 김주찬 등 중심타자들이 결국에는 해결을 해줘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헥터는 정규시즌 LG를 상대로 4경기 26이닝 1승 2패 평균자책점 4.15를 기록했다. LG전 피안타율이 3할2푼에 달할 정도로 쉽지 않은 경기를 치렀다. LG는 박용택(8타수 5안타) 유강남(5타수 3안타) 정성훈(6타수 3안타) 채은성(9타수 4안타) 7번 이병규(11타수 4안타) 등 헥터 공략에 자신감을 가진 타자들이 많다.

하지만 기록만으로 우열을 판단할 수 없다. 상황에 따라 전혀 다른 투구를 펼치는 헥터는 주자가 없는 상황에선 전력투구하지 않지만 득점권에 주자가 나가면 강력한 구위로 돌변한다. KIA가 벼랑 끝 최종전에 임하는 것을 감안하면, 헥터는 매이닝 전력투구에 임할 확률이 높다. 이닝을 많이 먹지는 못해도, 실점을 최소화하는 방향의 투구를 펼칠 전망이다.

이런 점들을 감안할 때 와일드카드 첫 경기는 적어도 경기 중반까지 선발투수의 호투에 따른 저득점 경기가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어느 팀의 선발투수가 먼저 무너지느냐가 와일드카드 첫 경기의 승패를 가를 것으로 예상된다.

▲ LG 정상호 유강남-KIA 포수진 가을야구 무경험 극복할까
두 팀의 주전포수들은 가을야구 경험이 부족하다. LG는 유강남 대신 최근 공수에서 상승세를 타고 있는 정상호를 선발출장 시킬 가능성이 있다. KIA는 올해 가장 많이 출장했던 이홍구를 아예 엔트리에서 제외시켰다. 당초 KIA는 포수 3명으로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치를 계획이었으나, 포수를 1명 줄이고 투수 12명으로 가는 것으로 계획을 변경했다.

포수의 판단과 플레이 하나로 인해 승패가 갈리는 경우가 많은 포스트시즌에서 포수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정상호는 SK 시절 수많은 포스트시즌 경기를 치렀다. 정상호가 선발출장하지 않더라도, 경기 중후반에는 정상호가 투수진을 이끌 확률이 높다.

KIA는 이성우와 한승택이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우여곡절 끝에 2005년 프로에 입단한 이성우는 통산 305경기를 치렀다. 한승택은 프로 4년차 신예다. 둘 다 포스트시즌 경험은 전무하다. 이성우는 SK시절인 2011년 준플레이오프 엔트리에 포함 됐으나 경기에 나서지는 못했다. KIA는 두 포수가 경험부족의 한계를 극복해야만 한다.

▲ 만원관중과 외야수비
LG는 올시즌 채은성 김용의 이천웅 문선재 이형종 등이 주전급 외야수로 올라섰다. 그동안 LG의 외야를 굳건히 지켜오던 박용택과 이병규(7번)가 보이지 않는다.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서도 이들 중 최소 2명이 라인업에 이름을 올릴 확률이 높다.

어떤 포지션보다도 경기장 분위기에 영향을 많이 받는 외야수는 만원관중이 내뿜는 함성 때문에 콜플레이에 어려움을 겪을 때도 있다. LG 외야수들이 극복해야할 부분이다. 올시즌 주전으로 도약한 LG 외야수들은 가을 야구 경험이 부족하다. 만원관중은 오히려 부담이 될 수 있다.

이천웅과 이형종은 첫 포스트시즌에 나서며, 채은성 김용의 문선재는 포스트시즌 경험은 있지만 당시에는 외야수로 자리 잡기 전이었다. LG 외야수들이 뜨거운 분위기에 얼마나 빠르게 적응하느냐에 따라 이날 경기의 방향이 결정될지도 모른다.

KIA도 LG와 다르지 않다. 좌익수로 나설 예정인 김주찬 외에는 포스트시즌 경험이 많지 않다. 중견수 김호령과 우익수로 나설 확률이 높은 노수광은 이번 경기가 첫 포스트시즌이다. 리그 최정상급 수비력을 자랑하는 김호령이지만, 포스트시즌 열기는 새로운 변수가 될 수 있다.

▲ 중심타선 맞대결, 큰 무대에서의 한 방은?
포스트시즌은 투수전 가능성이 높고, 장타 한방으로 승패가 가려질 확률도 높다. 때문에 결정적 한 방을 날릴 수 있는 타자들의 활약여부가 중요하다. 장타력을 갖춘 타자의 존재는 상대 투수들에게 부담을 줄 수 있으며, 실투를 유도할 수 있다.

LG는 박용택 히메네스 채은성 클린업이 273타점을 합작하며 공격을 이끌었다. 하지만 시즌 막바지 다소 주춤했고, 후반기 맹타를 휘두른 오지환이 5번 타순에 배치되는 경우도 많았다. LG로선 전반기 MVP 모드였던 히메네스의 장타력이 다시 살아나기를 기대해야 한다.

히메네스는 전반기에 홈런 22개를 쳤으나, 후반기 홈런 4개에 그쳤다. 채은성 또한 전반기와 후반기의 차이가 컸다. 전반기 타율 3할3푼1리를 기록한 반면, 후반기에는 2할8푼4리였다. 포스트시즌에선 채은성 보다는 후반기 타율 3할2푼5리 14홈런 10도루 48타점으로 맹활약한 오지환의 비중이 커질지도 모른다.

반면 KIA의 중심타선은 꾸준했다. 김주찬과 이범호는 100타점을 돌파하며 커리어하이 시즌을 만들었다. 변수는 역시 상대투수가 허프라는 점.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KIA 중심타선이 허프를 공략해야 한다.

▲ 임창용 대 임정우, 베테랑과 젊은 피
LG와 KIA 모두 투타에서 베테랑 선수와 젊은 선수들이 조화를 이루며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다. 안정적인 선발진과 기동력, 중장거리 타선 등 팀 컬러도 비슷하다. 차이점이라면 마무리 투수의 연령. 임창용은 한국, 미국, 일본을 모두 경험한 베테랑인 반면 임정우는 이제 막 신인티를 벗어난 젊은 피다.

LG는 만 25세 임정우가 올해 처음으로 풀타임 마무리투수로 나서 대성공을 거뒀다. 28세이브로 이 부문 리그 2위에 오른 임정우는 경험이 쌓이며 안정적인 투구를 했다. 커브 구위는 리그 최고라는 평가. 임정우는 KIA를 상대로 7경기 8과 3분의 2이닝 동안 4세이브 평균자책점 2.08로 활약했다.

시즌 중반 KIA의 마무리 투수로 출격한 임창용은 통산 247세이브의 베테랑 투수 임창용은 올해 LG와 맞붙은 2경기서 2와 3분의 2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큰 무대 경험도 많다. 한국시리즈 우승 반지도 있다. 임정우와 임창용 중 한 명은 준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짓는 아웃카운트를 올릴 것이다. 누가 최대 흥행매치의 마지막을 장식할지 주목된다.

[사진=LG트윈스 제공]

 

여창용 기자 hblood78@

 

기사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