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은의 잼있게 미술읽기]영화'빌리 엘리어트'를 연상시키는 조앤이어들리의 '아이들, 글래스고항'
기사 등록 2012-03-05 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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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앤 이어들리,거리의 아이들 Street Kids
[이슈데일리 박정은미술컬럼 전문기자] 아이들은 원래 조심성이 없고 어디로 튈지 알 수 없는데다 다치기 쉬운 존재여서 아이들의 곁에는 어른들이 있어야 합니다. 대부분의 그림이나 사진 속에 등장하는 아이들은 어른들의 보살핌 속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예나 지금이나 아이들은 동심을 자극하는 존재입니다. 그래서 그림 속 아이들은 대부분 순수하고 귀엽게 그려져 있습니다.
천진난만한 어린이들을 즐겨 그린 프레데릭 모건이나 해럴드 하비, 프랭크 벤슨 등의 작품 속 아이들은 한결같이 귀엽고 사랑스럽습니다. 하지만 영국의 화가 조앤 이어들리의 작품에 등장하는 아이들은 별로 귀엽지 않으며 그닥 사랑스럽지도 않습니다.
이어들리의 작품 속 아이들은 사랑스러운 존재가 아니라 자아를 지닌 독립된 인격체로 묘사되고 있습니다.
영국 서섹스 출신의 조앤 이어들리는 2차 세계대전 중 아버지를 여의고 어머니, 동생들과 함께 스코틀랜드 글래스고로 이주하여 그 곳에서 화가로 활동했습니다. 그런 탓에 그녀는 스코틀랜드 화가로 소개되기도 합니다.
조앤 이어들리가 즐겨 그린 작품의소재는 아이들입니다. 그런데 그녀가 그린 아이들은 부모의 보살핌 속에 생활하는 아이들이 아니라 방치되다시피 길거리에 놓여진 경우가 많습니다.
아동을 소재로 한 통상의 작품들이 전원을 뛰노는 아이들의 행복한 모습을 담고 있다면, 이어들리는 도시의 뒷골목을 배회하는 거리의 아이들을 화폭에 담고 있습니다. 대부분 다른 화가의 작품들에서 아이들은 해맑은 미소를 짓고 있는 경우가 많지만, 이어들리의 작품속 아이들은 대개 무표정하거나 뚱한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이어들리의 작품 속 아이들이 방치된 채 길거리를 떠도는 것처럼 묘사된 것은 전후 산업화와 재개발 시기에 부모들이 일터로 나가있는 동안 집 주변에 남겨진 아이들을 대상으로 했기 때문입니다.
그녀의 작품에는 실제로 50년대의 스코틀랜드 주택가와 거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아이들이 등장합니다. 이어들리는 다복하고 안락한 환경에서 자라나는 아이들 대신에 주변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서민층 아이들의 실제 모습을 그린 것입니다.
조앤 이어들리(Joan Eardley),아이들, 글래스고항, 1955
영국의 서민층을 대상으로 했다는 점에서 이어들리의 작품은 영국 영화 '빌리 엘리어트'나 '트레인스포팅'의 분위기와 매우 유사하다는 느낌입니다.
이어들리의 대표적인 작품들인 '아이들, 글래스고항'이나 '거리의 아이들'을 보면 '빌리 엘리어트'의 노동자의 자녀들이나 '트레인스포팅'에서 도시의 껄렁한 젊은이들이 연상될 정도입니다. 이들 영화들처럼 그녀의 작품은 그리 산뜻하거나 경쾌하지 않고뭔가 칙칙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조앤 이어들리,남매 Brother and Sister
조앤 이어들리의 아이들은 보호받는 객체로써 귀엽고 사랑스러운 존재가 아니라 각자 독립된 개성과 자아를 지닌 인격체로 묘사되는게 특징입니다.
그것은 아이들의 해맑은 모습에 주목한 것이 아니라, 어른들이 돌볼 수 없는 상황에 놓인 아이들의 실제 모습을 거리에서 포착했기 때문입니다. 그 결과 그녀의 작품들은 흡사 영국 영화의 한 장면 같은 유머와 리얼리티가 생생하게 살아있습니다.
영화의 한 장면을 연출해내는 듯한 이어들리 특유의 감성은 55년작인 '아이들, 글래스고항'에 특히 잘 표현되어 있습니다.
길거리에서 유모차를 끌고 가는 두명의 소녀와 다섯명의 소년 사이에 사소한 시비가 붙었던 것 같습니다. 껄렁해 보이는 소년들의 치기어린 도발에 유머차를 끄는 소녀가 발끈하는 모습입니다. 짧게 자른 머리가 동네의 악동들 같아 보입니다.
옆의 노랑머리 소녀는 그래봤자 풋내기들 아니냐며 아예 외면해 버리는 것 같습니다.그러자 짖궂게 생긴 한 소년이 소녀를 째려보면서 잔뜩 인상을 찌푸리고 있는데, 옆의 친구는 그만 가자며 잡아끌고 있습니다.
가볍게 충돌하는 모양새지만 서로의 감정을 드러낸 탓에 약간의 긴장감마저 감도는 듯 합니다.소년들은 서로 팔을 껴안고 있고, 소녀들 역시 단단하게 팔짱을 끼고 있는 모습은 또래 집단다운 결속력을 보는 듯 합니다.
생동감 넘치는 인물 묘사에 짜임새 있는 구도로 이어들리는 거리에서 벌어지는 아이들 간의 치기어린 트러블을 무척이나 리얼하게 재현해내고 있습니다.
이어들리는 원래 모델로 등장하는 아이들에게 특별한 포즈를 요구하지는 않았다고 합니다. 거리에서 포착한 스냅 사진을 토대로 작업실에서 작품을 완성하거나, 작업실로 불러들인 아이들이 제멋대로 실내를 헤집고 다니는 모습을 자연스럽게 화폭에 담
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렇듯 현장에서 포착한 사실감과 자연스러움이야말로 이어들리의 작품에 생동감을 불어넣는 주된 요인입니다.
여기에 이어들리 특유의 투박하고 거친 질감은 길들여지지 않은 듯한 아이들의 모습과 절묘하게 어울리면서 작품에 현장감을 더해주고 있습니다.
박정은기자 pyk730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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