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터뷰]김기범 "올라서는 것보다 넘어지지 않도록"

기사 등록 2013-03-19 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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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김하진기자]“올라서겠다는 생각보다는 넘어지지 않도록 조심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어요. 그래서 책임감을 갖고 신중하게 앞으로 나아갈 거예요.”
 
지난 2008년 남성그룹 유키스로 데뷔, 팀을 탈퇴한 뒤 일본에서 새로운 행보를 시작해 큰 성과를 거둔 김기범의 말이다. 그는 지난 2011년 유키스에서 탈퇴한 후 일본에서 ‘알렌기범’이라는 이름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굳은 마음을 먹고 선택한 일본 활동. 가수로서 한 걸음 도약했지만, 한국에는 소식을 전하지 않았다. 자신의 마음이 약해질 것 같기도 했고, 한층 업그레이드 된 모습으로 국내 팬들을 찾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런 그가 또 한 번 새로운 시작을 알린다. 다음 달 한국에서 신곡을 발표,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할 예정인 것. 최근 김기범을 만나 좀처럼 알려지지 않은 지난 2년간의 생활과 앞으로의 활동 계획 등을 들어봤다.
 
# 유키스 탈퇴 그 후...
 
김기범의 음악적인 성장을 위해 의도적으로 일본 활동의 노출을 피했다.
 
“지난 2년간은 계속 일본에 있었어요. 음반을 냈고, 뮤지컬도 했고요. 일본에 가기로 결심한 계기는 홀로선 만큼 실력을 키우고 싶었어요. 음악적인 부분에서 전보다 훨씬 나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죠”
 
그룹 활동을 하던 그에게 솔로, 게다가 낯선 타지에서의 활동은 외로울 수밖에 없었다.
 
“솔직히 외로웠어요. 그전에는 그룹으로 몰려다니니까 대기 시간도 심심하지 않았는데, 혼자이다 보니까 쓸쓸하더라고요. 그런데 이젠 적응이 돼 자연스러워졌어요. 이 모든 것이 배우는 과정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시간이 흘러 나이를 먹은 만큼 생각 역시 성장했다.
 
“외로움은 잠시, 내가 하고 싶은 음악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참 좋았어요. 회사에서도 든든하게 지원을 해줘서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할 수 있었고요. 스스로 만족도는 굉장히 높아요. 처음 1년 정도는 힘든 부분도 많았지만, 그 기간이 지나고나니까 서서히 성과도 나타나고, 뿌듯하더라고요(웃음)”
 
김기범은 일본에서 음반을 발표했고, 활발한 활동을 펼쳤다. 매주 라이브 공연 무대에 오를 만큼 최선을 다했다.
 
“1년 반 정도는 일부러 한국에 소식을 전하지 않았어요. ‘잘 하고 있다’ ‘이 만큼 했어요~’라고 자랑하고 싶지 않았어요. 수업한다는 생각으로 일본에 간 것이니, 혼자 힘으로 결과를 만들었을 때 알리고 싶은 마음이 컸어요. 지금 이렇게 이야기 할 수 있어서 기분 좋아요”
 
언어의 장벽이라는 고충과 홀로 이겨내야 한다는 외로움을 이겨낸 그다. 현재는 의사소통에는 전혀 문제가 없을 정도로 일본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며, 노래 실력도 한류 신인상을 거머쥘 만큼 성장했다.
 
뿐만 아니라 그가 광고 모델로 나선 김치와 화장품은 완판, 약 10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데 큰 몫을 했다. 다방면에서 활동했고, 모두 주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
 
유키스의 기범이 아닌, 알렌기범으로 2년 만에 이룬 쾌거다.
 
# 형이자 친구, 든든한 동료 김형준
 
김기범은 데뷔 당시부터 남성그룹 더블에스오공일(SS501)의 멤버 김형준의 동생으로 화제를 모았다. 그에게 있어 형은 매우 고마운 존재다.
 
“그룹을 활동을 할 때는 형이 도움을 주는 부분이 많았어요. 사람들 만나면 ‘동생 잘 부탁한다’고 이야기를 해주기도 했고요. 지난 2년, 일본에서 활동을 할 때는 부탁했어요. ‘혼자 나의 길을 개척해나갈테니 지켜봐 달라’고요. ‘각자의 길에서 열심히 한 후에 형제로 다시 한 번 뭉쳐보자’고 했더니, 마음을 알아주더라고요”
 
형의 그늘에서 벗어나기 위한 김기범의 의도는 정확히 통했다. 동생은 형의 도움 없이 도약에 성공했다.
 
“일본에 있을 때 형이 스케줄로 오기도 했어요. 모든 미련을 버리고 간 일본에서 형을 만나니 울컥하더라고요. 한국에서 그룹 활동을 할 때보다 더 크게 와닿았고요. ‘서로 자랑할 수 있는 형제가 되자’고 또 각오를 다졌죠”
 
외로움과 더불어 불안함도 컸다. ‘과연 일본에서 잘 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 김기범의 성공 요인 중 하나는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하고 스스로를 낮춘 것이다.
 
“사실 노래 실력이 많이 부족했어요. 실력에 대한 자신감이 없다 보니 고민도, 걱정도 많아질 수밖에 없었죠. 하지만 가수를 하고 싶은 마음과 진정한 가수가 되고 싶은 생각에 ‘새로운 나로 태어나자’고 마음을 먹었습니다. 부족한 것을 배우고, 성장하자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했어요”
 

# 올라사는 것보다 넘어지지 않도록!
 
앞서 그룹 탈퇴라는 시련을 맛 본 김기범. 이후 시작된 일본 활동을 통해 얻은 것이 참 많다.
 
“성격은 워낙 사람 좋아하고, 낙천적인 편이에요. 그런데 요즘 주변분들이 ‘성장한 것 같다’고 말씀해주시더라고요. 저 역시도 조금은 어른이 된 것 같은 기분이에요. 책임감도 커졌고, 행동 할 때 조심스러운 부분도 생겼어요. 반면 대범하게 추진해야 할 때는 또 과감해졌고요”
 
이제 국내에서도 그룹 안에 속해 있던 기범이 아닌, 알렌기범으로서의 행보를 본격적으로 시작 할 때다.
 
“진짜 ‘나’를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생겨서 좋아요(웃음)”
 
오는 4월에는 국내 팬들도 그의 활약을 볼 수 있을 전망.
 
“그동안 성장한 부분을 어떻게 보여드려야 할 지 고민을 거듭하고 있어요. 부담이 커요. 마치 처음 일본에 갈 때의 느낌처럼 낯설기도 하고, 기대도 되면서 두렵기도 하고요. 욕심을 내려놓고,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는데 초점을 맞출 생각이에요. 예전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물론, 선입견도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어요. 목표는 알아보지 못할 만큼 성장한 저를 보여드리는 거예요. 기대해주세요!”
 
김기범에게 끝이란 없다. 항상 ‘이제 시작이다’라는 생각을 품고 있다.
 
“지난날의 시행착오를 통해 올라서는 것 보다 넘어지지 않는 것이 중요하단 걸 깨달았어요. 빠르지 않더라고요 조금씩, 탄탄하게 나아가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겁니다. 넘어지지 않도록 조심하면서요. 새롭게 태어난 기분으로 열심히 하고, 대중들의 판단을 기다리겠습니다(웃음)”
 
2년 동안 홀로서기에 성공, 눈에 띄는 성장을 이뤄낸 김기범. ‘알렌기범’으로 또 한 번 도약을 꿈꾸는 그의 향후 행보가 기대된다.

 

김하진기자 hajin1008@ / 사진 김효범작가(로드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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