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r.아이돌’, 라희찬 감독의 독특한 코미디 ‘3단 업그레이드’

기사 등록 2011-11-03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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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김하진기자]라희찬 영화감독이 ‘바르게 살자’ 이후 더욱 업그레이드 된 ‘Mr.아이돌’로 관객들을 만난다.

 # 라희찬 감독만의 새로운 시도, 이색 소재 ‘아이돌’
 
영화 ‘바르게 살자’로 충무로에 입성한 라희찬 감독은 첫 번째 연출작에서 배우 정재영과 만나 시너지를 발휘하며 독특한 코미디로 관객과 평단의 호평을 이끌어냈다.
 
‘바르게 살자’는 잦은 은행강도 사건으로 민심을 잃은 동네에 새로 부임한 경찰서장이 ‘은행강도 모의 훈련’을 진행하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그린다. 이 같은독특한 설정이 극을 이끄는 가장 커다란 중심축이다.
 
라 감독은 ‘Mr.아이돌’에서 이색 소재 아이돌로 한 단계 업그레이된 연출력을 뽐냈다. 대한민국 최초로 ‘아이돌’ 소재를 전면에 내세운 가운데 ‘꿈을 향한 도전’이라는 주제를 녹여냈다. 특히 나이 든 주인공들의 아이돌 도전기라는 독특한 상황 설정이 눈길을 끈다. 아이돌보다는 삼촌이라는 수식어가 더 어울릴 것 같은 네 명의 남자들이 혹독한 트레이닝 끝에 5천만의 ‘국민돌’로 거듭나는 과정은 관객들에게 유쾌한 웃음과 잔잔한 감동을 선사할 예정이다.
 
 # 또박또박 책읽기 말투, 바른생활형 주인공
 
‘바르게 살자’ 속 은행 강도 역의 정도만(정재영 분)은 영화 제목대로 늘 바르게, 최선을 다해서 살아온 인물이다. 정도만이 바른 길을 고집하는 인물이었다면 ‘Mr.아이돌’의 주인공 오구주(박예진 분)는 바르게 사는 인물인 동시에 자신의 신념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캐릭터다.
 
반칙만 일삼는 가요계의 거물 사희문(김수로 분)과는 달리 옳은 길만을 고집하며 자신의 신념을 굽히지 않는 진정한 ‘바른생활녀’. 그의 굳은 신념으로 인해 벌어지는 에피소드들은 쇼비즈니스 세계를 더욱 리얼하게 담아낸다.
 
또 ‘바르게 살자’의 정도만(정재영 분)과 ‘Mr.아이돌’의 오구주의 공통점으로 묘한 매력의 말투를 꼽을 수 있다. 마치 책을 읽는 것같은 말투는 얼핏 들으면 딱딱해 보이지만, 이성적이고 바른 사고방식을 가진 그들의 캐릭터를 완벽하게 표현해낸다. 정도만이 딱딱한 말투로 은행 강도 역할을 완벽 소화해냈다면 오구주는 로보트 같은 말투로 독설을 내뱉으며, 듣는 이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드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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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폭풍 웃음을 유발하는 깨알 설정
 
‘바르게 살자’가 관객들의 기억 속에 남는 이유는 ‘깨알 같은’ 설정이 섬세하게 녹아있기 때문이다. 은행에 들어선 정도만이 총을 꺼내 입으로 ‘탕’하는 소리를 내는 것은 물론 ‘사망’, ‘포박’ 등이 적힌 푯말을 목에 걸어 피해자들을 구분하는 등 라희찬 감독만의 디테일함이 화면 곳곳에 숨어 있다. 여기에 화면 곳곳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에게 각자의 사연을 부여해 엇박자 코미디에 힘을 보탰다.
 
이러한 라 감독의 디테일함은 ‘Mr.아이돌’에서 더욱 빛을 발한다. 사희문의 갖은 방해로 첫 공중파 데뷔가 무산된 미스터 칠드런이 지방 나이트클럽에서 행사를 뛰다가 우연히 감전 사고에 휘말려 의도치 않게 생방송 뉴스로 공중파 데뷔를 하게 되는 에피소드와 그룹 해체설 이후 다시 멤버들을 불러 모으기 위해 박상식(임원희 분)이 가요대전 생방송 무대에 뛰어든 에피소드 등의 설정들이 보는 이들의 웃음을 유발한다.
 
이 같은 설정들이 더욱 힘을 발휘할 수 있었던 것은 개성을 갖춘 캐릭터들의 등장이 한 몫하고 있다. 몸으로 말하는 지오(박재범 분), 노래 연습을 위해 직접 노래방을 차린 현이(장서원 분), 엄마 찾아 태평양을 건넌 리키(김랜디 분)까지 미스터 칠드런 멤버 한 명 한 명에게 드라마틱한 과거를 부여해 좀 더 풍성한 캐릭터를 만들었다.
 
디테일한 설정과 특유의 코미디로 돌아온 라희찬 감독이 두 번째 연출작 ‘Mr.아이돌’로 관객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영화는 오는 3일 극장에서 만나볼 수 있다.
  

 

김하진기자 hajin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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