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스팅퍼즐] 광복절을 맞아 ‘각시탈’을 재캐스팅 해봤다

기사 등록 2016-08-12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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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전예슬기자] 매주 새로운 아이템을 생각하고 도전하는 이슈데일리 기자들. 회의를 통해 탄생한 시리즈가 있었으니, 이름 하여 ‘캐스팅퍼즐’. “내가 감독 또는 작가라면 이렇게 하겠어!”를 바탕으로 한 내 마음대로 캐스팅이다(사심이 담길 수도 있다). 범주는 다양하다. 영화부터 드라마, 웹툰까지 이슈데일리 기자의 손을 통해 새롭게 탄생한 작품을 만나보자. <편집자 주>


오는 15일(8.15)은 광복 71주년을 맞는다. 이에 따라 ‘캐스팅퍼즐’ 첫 번째 작품은 조국을 위해 희생한 독립투사의 숭고한 정신을 기리자는 마음을 담아 준비했다. 지난 2012년 5월 첫 방송된 KBS2 드라마 ‘각시탈’(극본 유현미, 연출 윤성식‧차영훈)이다.

‘각시탈’은 1930년대 일제치하에서 삶이 팍팍하고 고단한 조선인들에게 위로와 희망을 줬던 이름 없는 ‘슈퍼히어로’ 각시탈의 대활약을 그린 드라마로 허영만 화백의 만화가 원작이다. 특히 이 작품은 드라마 제작 후 광복의 의미를 널리 알리기도 했다.


‘각시탈’의 남자주인공은 배우 주원. 그는 일본에 맞서고 조선인에게 희망을 안겨준 이름 없는 영웅, 각시탈을 연기하며 시청자들의 가슴을 뜨겁게 울렸다. 주원은 사토 히로시 이강토와 각시탈 이강토를 오가며 선악의 이중적인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특히 극 초반, 대일본제국에 충성하는 모습으로 악역의 진수를 보였다.

이강토는 선함과 동시에 칼날처럼 번득이는 눈빛을 동시에 줄 수 있어야한다. 이 같은 이유에서 브라운관과 충무로를 오고가며 천의 얼굴을 연기하는 강하늘이 떠올랐다. 그는 SBS 드라마 ‘엔젤아이즈’에서 소년의 모습을 연기하다가도 영화 ‘순수의 시대’를 통해 악랄하고 비열한 캐릭터로 변신을 꾀했다. 선과 악의 경계를 넘나들며 1인 2역을 선보여야할 이강토 역에 강하늘이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다.


진세연은 극중 여주인공 목단 역을 맡았다. 목단은 극동서커스 단원에서 조선 최고의 변검술사가 되는 인물로 귀엽고 영특하며 사리분별이 확실한 인물이다. 한 마디로 외로워도 슬퍼도 결코 울지 않는 밝고 명랑한 ‘캔디녀’다.

캐릭터 특성상 화려한 무술 실력을 보여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아담한 체구에서 뿜어 나오는 특유의 ‘힘’을 보여야한다. 그래서 걸스데이 혜리가 생각났다. 혜리는 무대 위에서 예쁜 얼굴과 가녀린 몸매로 사랑스러움을 발산했다면 MBC ‘진짜사나이’에서는 머리를 질끈 묶고 화생방 훈련도 꿋꿋하게 수행해내 ‘반전’ 면모를 보였다.

또 어떠한 상황에서도 잘 먹고 잘 웃고, 고난이도 훈련도 ‘척척’해내는 혜리의 모습은 ‘캔디녀’ 목단과 싱크로 99.9% 일치하는 바다.


부드럽고 온순해 보이지만 강한 인물인 기무라 슌지는 박기웅이 열연했다. 기무라 슌지는 사무라이의 아들로 태어난 숙명으로 검술을 배웠지만 조선인은 미개한 백성이라는 아버지의 말에 동의할 수 없어 검을 버리고 조선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의 길을 택한 인물이다.

이 역할에 서강준을 추천한다. 기무라 슌지는 이강토와 운명적인 라이벌이자 목단을 놓고 삼각관계를 그려야 한다. 케이블채널 tvN 드라마 ‘치즈인더트랩’의 백인호 역을 맡은 서강준은 삼각관계에 놓인 바 있다. 물론, ‘삼각관계’라는 공통분모가 모든 이유를 설명할 순 없다. 하지만 서강준이라면 흑화 되어가는 기무라 슌지를 그만의 버전으로 재탄생시킬 것 같은 기대감이 모아진다.


‘각시탈’에서 가장 매력적인 인물, 채홍주는 가수, 갬블러, 첩보원까지 팔색조 모습을 보인다. 한채아가 채홍주 역에 캐스팅됐는데, 그는 사랑스러움과 섹시함을 넘어 치명적인 매력까지 고루 발산했다.

채홍주는 선이 굵고 요염한 매력을 갖춰야한다. 비주얼적인 면으로 봤을 때 한채아와 이미지가 비슷한 소녀시대 유리가 떠오르지만 매력적으로는 나인뮤지스 경리가 더 잘 어울린다.


이강토의 형, 이강산은 동생이 각시탈을 쓰게 되는 결정적인 역할이다. 그는 고종의 망명을 꾀하다 무참히 살해된 아버지를 대신, 집안을 일으킬 요량으로 경성제대 법대에 지학했지만 독서회 사건에 연루돼 모진 고문 끝에 바보를 자처하며 이중생활을 시작한다.

앞서 영화 ‘맨발의 기봉이’ ‘은행나무 침대’를 통해 인상 깊은 연기를 선보인 신현준. 그를 능가할 인물로 주상욱이 제격이라 생각됐다. 주상욱은 지난해 방송된 KBS2 드라마 ‘복면검사’에서 전형적인 출세 지향적 검사의 모습부터 법을 방패삼아 빠져나가는 범죄자들을 복면을 쓰고 달려가 주먹으로 응징하는 복면맨의 모습까지 극과 극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했다. 인물의 양면성을 흥미롭게 표현한 그에게 이강산 역은 더할 나위 없이 잘 어울리지 않는가.


마지막, 기무라 슌지의 형 기무라 켄지는 이강토와 라이벌 관계로 캐릭터 강한 악역이다. 이 같은 이유에서 다수의 작품을 통해 악역을 훌륭하게 소화한 이규한이 떠올랐다. 비열함을 최대치로 끌어올려야하기 때문에 이규한 특유의 표정연기가 기무라 켄지와 잘 어울린다는 평이다.

 

전예슬기자 jeonys02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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