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in 영화]‘귀향’ ‘동주’ ‘해어화’ ‘덕혜옹주’ ‘밀정’, 2016년은 일제강점기 상기의 시대

기사 등록 2016-08-06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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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한해선기자] 2016년 극장가는 일제 강점기를 다룬 영화들이 대거 관객들을 만나고 있다.

위안부 피해자의 가슴 아픈 역사를 그린 휴먼 드라마 '귀향(감독 조정래)'을 비롯해, 가장 암울했던 시기 가장 뜨거운 심장을 가졌던 청년의 이야기를 그린 '동주(감독 이준익)', 당시 자유를 꿈꾸는 음악에 대한 열정을 불태웠던 이들의 이야기 '해어화(감독 박흥식)'에 이어 '덕혜옹주(감독 허진호)'가 관객들에게 일제시대의 아픔을 고스란히 전달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오는 9월에는 의열단과 이를 저지하려는 일본 경찰 사이의 숨 막히는 암투와 회유, 교란 작전을 그린 영화 '밀정(감독 김지운)'도 개봉을 앞두고 있어 2016년 극장가는 일제강점기의 아픔을 집약적으로 상기시키는 중이라 볼 수 있다.

'귀향'은 위안부 피해자의 이야기를 담담한 시선으로 그려내 관객들의 호평을 받았다. 규모가 그리 큰 영화가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누적 관객 수 358만 6371명을 기록했다. 또한 미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에서 개봉해 전 세계적인 반향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동주'는 민족시인 윤동주의 열정과 슬픈 청춘의 모습을 그려내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역시 작은 규모의 영화로 누적 관객 수 116만 8960명을 기록하며 이준익 감독의 흥행 저력을 입증했다. 이 영화를 통해 윤동주와 송몽규의 삶이 재조명되고 윤동주 관련 서적의 출시가 새삼 이어지는 현상이 일어났다.

'해어화'는 비운의 시대 가수를 꿈꾸는 마지막 기생의 숨겨진 이야기를 그려낸 작품이다. 영화 속에서 접할 수 있는 그 시대의 다양한 의상과 노래는 관객들의 눈과 귀 모두를 사로잡았다. 이 작품은 암울했던 시대 속에서 자신의 꿈과 열정을 불태우던 당대 청순들의 모습을 그려냈다.

'덕혜옹주'는 나라가 외면하고, 역사가 감추려했던 조선왕실의 마지막 왕녀 덕혜옹주의 비극적인 삶을 그려냈다. '8월의 크리스마스' '외출'을 통해 여성의 심리 연출에 탁월한 능력을 발휘한 허진호 감독이 덕혜옹주의 삶을 스크린에 섬세하게 담아냈다.

마지막으로 '밀정'은 일제에 치명상을 입히려는 의열단과 조국을 배신하고 일제의 하수인이 된 일본 경찰의 추격전을 그린 작품이다. 남자배우들의 숨겨진 매력을 끄집어내는데 탁월한 능력을 가진 김지운 감독의 연출력과 공유, 송강호의 열연이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일제강점기는 우리 민족의 역사에 있어 가장 가슴 아픈 시기다. 위안부와 같은 정말 칼로 가슴을 에는 듯한 아픔의 역사도 있고, 일제에 통쾌한 한 방을 날린 의거도 있다. 또한 그 시기에 청춘을 불태웠던 사람들은 물론 개인으로는 감당하기 힘든 고통을 받아낸 사람들의 이야기도 있다.

과거사 청산이 되지 않은 오늘을 살면서 일제강점기의 역사를 그린 작품들은 관객들에게 심도있는 메시지를 선사한다. 나라를 읽은 백성임에도 그 시대를 살아야했고, 그 시대를 살았기에 시대가 전해주는 아픔을 몸으로 받아내야 했던 이들의 사연은 현재에도 우리들이 잊지 말아야 할 고통이다.

최근에는 정부가 위안부 피해자 합의를 국민의 동의도 구하지 않고 강행하는가 하면 위안부 피해자를 위한 '치유와 화해 재단' 출범 과정에서 마찰이 일어나기도 했다. 일본 자위대 창설 기념행사가 한국 땅에서 열리는가 하면 사회 지도층 인사들이 일왕을 찬양하며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올해 유난히 일제강점기를 다룬 영화가 많다는 것은 아직도 해방을 맞지 않은 영혼을 가진 이들이 존재하기 때문은 아닐까.

 

한해선기자 churabb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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