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터뷰]'특별수사' 김명민 "이번 작품, 천군만마를 얻은 느낌"
기사 등록 2016-06-06 1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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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성찬얼기자] “저는 복 받은 배우에요.”
영화 ‘특별수사(감독 권종관)’로 스크린에 돌아온 배우 김명민이 말했다. 전직 경찰이자 브로커인 필재로 분해 영화 속에서 백방으로 활약한 그가 말한 ‘복’은 무엇일까.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김명민은 ‘특별수사’ 속 팀워크를 언급하고 있었다.
“극을 이끌어가는 주연배우로서 어떤 팀을 만나느냐는 꽤 중요해요. 이번 ‘특별수사’는 천군만마를 얻은 느낌이었죠. 정말 든든했어요. 이 팀으로 올림픽을 나간다면 금메달도 딸 거 같아요(웃음). 다른 배우분들이 주연배우가 다 하지 못하는 부분의 누수를 막아주고 적재적소에 배치돼있어요. 가끔 혼자서 하는 듯이 기댈 곳이 없는 현장도 있지만, 이번 현장에서는 베테랑 배우들과 하는 짜릿함을 제대로 느꼈습니다.”
그가 언급했듯 ‘특별수사’는 배우들의 이름만 봐도 그 깊이가 느껴질 정도로 화려했다. 김영애, 성동일, 김상호, 김향기, 거기에 화룡점정으로 신구까지. 다른 영화들보다 인물들의 관계가 끈끈해야 했던 ‘특별수사’에는 이처럼 수준급의 배우들이 서로 호흡을 맞춰 더욱 풍성한 장면들을 이어갔다.
“우리 영화가 배우들 보는 맛이 좋다고들 하시더라구요. 아마 인물들간의 관계가 잘 잡혔기 때문일 겁니다. 사실 캐스팅이 중요했기에 베테랑 배우분들이 와야 했는데, 캐스팅이 술술 풀렸어요. 말 그대로 대체불가의 배우들이죠. 그래서 감독님도 신나고, 저도 든든했고.”
그렇다면 그가 뽑는 배우들의 명장면은 무엇이었을까. 그런 질문을 던지자 김명민은 그건 배우들이 알 수 없는 것이라며 이렇게 대답했다.
“사실 배우들은 그 장면 안에 녹아서 주고 받고 했을 뿐인데 나중에 관객분들이 보면 명장면이라고 말할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배우들이 말할 수 있는 건 아니죠. 하지만 저희들의 호흡이 좋을수록 당연히 많은 명장면이 생길 거에요, 다만 촬영할 당시 저희들은 모르는 거겠죠.”
드라마 ‘불멸의 이순신’으로 단박에 연기력을 인정받은 이후 특유의 ‘메소드 연기’로 유명했던 김명민이지만 최근 출연했던 ‘조선명탐정’ 시리즈나 ‘특별수사’를 보면 그의 연기가 전혀 새로운 방향으로 거듭나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그는 최근의 연기 방향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무거운 거에 대한 부담 때문은 아닙니다. 예전부터 했던 생각이 ‘코믹한 역할은 나이를 먹고 해야겠다’였어요. 코믹 연기는 위험요소가 다분하거든요. 제가 연륜이 쌓이지 않으면 할 수 없는 연기라고 항상 생각했습니다. 영화는 장르를 나눌 수 있지만, 연기는 장르를 나눌 수 없어요. 그 인물 입장에서 펼치는 연기에 포인트, 호흡으로 코믹함에 녹아드는 건데, 그것에 대한 연륜이 보통으로는 되지 않죠. 그래서 코믹한 연기를 잘하시는 배우분들을 보면 보통 내공이 아니에요. 그 적절한 때가 ‘조선명탐정’이었어요. 스스로 제 이미지에 식상해지는 것도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연기의 강도나 그 성격의 차이 때문에 혹시 성취감에도 차이가 있지는 않았을까. 김명민은 그런 질문에 “전혀 아니에요”라고 딱 잘라 대답했다. 어떤 작품을 맡더라도 성취감은 항상 함께 했다고.
“저는 상업적으로 성공이 보이지 않아도 연기자로서 후회하지 않을, 성취를 느낄 수 있는 작품을 골라왔어요. 만일 제가 돈을 보고 따라간다면 이 자리까지 오지 못했을 거라고 확신해요. 촬영하면서 작품이 안 된다고 생각하며 하는 배우는 없을 거예요. 주변에선 좀 더 영악할 필요가 있지 않냐고 조언도 하지만 결과는 안 좋더라도 저로서는 창피하지 않는 작품들이어야 했어요. 굳이 뽑는다면 제 인생에서 무거운 작품에서 탈피하게 한 ‘조선명탐정’이 될 수 있겠죠.”
최근 김명민은 ‘조선명탐정 3’ 제작 확정 소식을 공개하기도 했다. ‘조선명탐정’에서는 오달수, ‘특별수사’에서는 성동일이란 대한민국 ‘능청배우’들과 함께 한 소감은 어땠을까.
“두 분은 정말 최고에요. 달수형, 동일이형은 진짜 천재적인 감각을 가지고 있어요. 따라하려고 해도 할 수 없는 경지이죠.”
기자간담회 때도, 인터뷰 때도 동료 배우들에게 극찬을 아끼지 않는 김명민이지만 실은 그도 2016년이 데뷔한 지 20년이 되는 해이다. 흔히 ‘고생하며 연기하는’ 배우로 유명한 그는 배우 경력 20년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사실 저도 모르다가 질문받으면서 느꼈어요. 더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연기와 연륜은 비례한다는 말에 도움을 많이 받고 있는 거 같아요. 경력이 쌓일수록 주변에서 대우를 해줘서인지 나도 모르게 초심에서 멀어진다는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이게 가장 위험한 독이 아닌가 싶어요. 후배들도 지금 저를 대할 때 다르고요. 그래서 그들과의 앙상블이 좋을 수 있도록 제가 노력해야하는 부분이 커졌죠. 정신 바짝 차려야겠다는 생각과 더 초심처럼 해야겠다고 다짐하고 있어요.”
[사진=이슈데일리 남용희기자]
성찬얼기자 remember_s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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