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데뷔일기]배우 김범진① “할 수 있을까 하는 의심, 더 잘돼야겠다는 결심이 됐다”

기사 등록 2016-09-09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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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성찬얼기자] ‘연예인이 되기까지 과정은 어땠을까’

한 번 쯤은 생각해볼 궁금증이다. 이슈데일리는 매주 ‘핫데뷔일기’ 코너를 통해 스타들의 데뷔 전부터 후까지, 대중들에게 자세하고 솔직하게 들려주고 궁금증을 해결하고자 한다.

이번 편의 주인공은 배우 김범진이다. 29살. 신인배우라고 하기에 적지 않은 나이였지만 배우 김범진은 오히려 여유가 있어보였다. 신인배우 답게 다소 떨리는 목소리로 인터뷰를 시작했지만 이내 차분하게 말을 이어가는 그를 보며 ‘대기만성’이란 단어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편집자주>


“안녕하세요, 신인배우 김범진입니다. 2012년 영화 ‘차형사’를 시작으로 ‘음치클리닉’, 드라마 ‘그대를 사랑합니다’ 이후로 ‘1%의 어떤 것’에 출연했습니다. 지금은 이제 군대를 갔다온 이후 지금 많은 오디션을 보면서 좋은 작품을 만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제 많은 작품에서 저를 만나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곤 합니다.”

모델 못지않은 훤칠한 키와 듬직한 체격을 가진 그였지만 문득 보이는 수줍은 미소는 그에게 ‘소년미’를 느끼게 하기 충분했다. 배우이기 전의 김범진은 어떤 사람이었을까, 궁금해지지 않을 수 없었다.


“어릴 때부터 친구들이랑 잘 어울리는 편이었어요. 아기스포츠단도 다녔어요(웃음). 어릴 때부터 친구들 사이에서 활발한 친구였던 것 같습니다. 리더십도 있었던 거 같고, 주도하는 입장이곤 했어요. 학창시절에는 공부를 안했다고 하고 싶네요(웃음). 축구랑 운동을 좋아했어요. 아침에 축구, 점심에 축구, 그랬던 거 같아요. 나쁜 짓은 하지 않았고요. 친구들하고 놀았던 추억들이 많은데 친구들이 후배들을 좀 무섭게 하면 전 다독이는 쪽이었어요. 불의를 보면 못 참아서 다른 친구를 괴롭히는 친구를 제가 뭐라 했던 적도 있었어요. 다행히 어릴 때부터 체격이 있고 키가 커서 만만하게 보는 것은 없어서 맞거나 그런 적은 없었어요.”

전주에서 살면서 축구를 좋아했던 소년 김범진은 그래도 ‘TV에 내가 나오면 어떨까’하는 막연한 꿈을 가지고 있었단다. 모델, 드라마를 좋아했지만 그런 걸 접할 기회가 적었던 김범진을 배우의 길로 인도한 건 그를 대신해 소속사를 구해준 아는 형이었다고.

“가족들이 음악을 했어요. 아버지는 성악, 누나는 첼로로 예술고등학교도 다녔죠. 저는 체육고등학교를 가고 싶었지만 집에서 성악을 추천해서 대학도 성악 전공으로 다녔어요. 그러다가 아는 형이 소속사에 서류를 보낸 게 연이 닿게 됐습니다.”

하지만 그의 배우 인생은 그렇게 녹록치 않았다. 2009년에 상경한 그는 처음 들어갔던 소속사가 위태로워지고 이후 배우로서의 보금자리를 옮기려다 사기를 당하는 등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하지만 그는 그저 미소지으며 그때의 일을 떠올렸다.

“진짜로 할 수 있을까 싶었어요. 하지만 그러니까 제 안에서 더 잘돼야겠다 싶더라고요. 하고 싶다는 마음도 생겼습니다. 그렇게 우연찮게 올라와서 지금까지 끈을 놓치 않고 잡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김범진의 배우인생은 외로운 편이었다. 보통 학원이나 학교를 통해 함께 꿈을 키워갈 동료들을 만났을 다른 배우들에 비해 그는 함께하는 동료는 있지만 ‘동기’는 없는 셈이었다. 그래서 그는 그런게 아쉽다고 말하기도 했다.

“제가 전공자가 아니지만 함께 시작한 친구들이 있기에 우리끼리 뭉치는 편이에요. 하지만 그래도 동기들끼리 있으면 함께 만들어가는, 작품을 같이 하는 게 있잖아요. 아니면 한명이 잘되면 함께 끌어가주는 그런 정이랑요. 그런 게 아쉽기도 하고 부럽기도 하지만 제가 잘 한다면 상관없지 않을까 싶어요.”

김범진의 공식적인 데뷔 기록은 2012년 가수 김범수의 ‘애인있어요’이지만 그이전에 그는 연기에 대한 갈망으로 아동극 전문극단에 들어가 좋은 추억을 쌓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제가 경력도 없고, 하고는 싶고 그러니까 도와주셨던 매니저형이 ‘뭐든 해보자’하면서 넣었던 곳이었어요. 몇 십 년 된 극단이라 여러 가지 극을 하고 있었죠. 그때는 무대에서 연기를 한다는 거 자체가 감사했습니다. 처음 시작하는 단계라서 날 새면서 단원들과 연습도 같이 하고 모여서 밥도 해먹기도 했어요. 정말 좋은 추억이었습니다.”

그는 이후 ‘애인있어요’ 촬영을 통해 본격적으로 대중들에게 자신의 모습을 드러냈다. 그러나 첫 촬영이었기에 그에겐 좋은 촬영장 분위기와 그 때의 긴장감이 지금도 선명한 듯 했다.

“처음으로 뮤직비디오를 촬영하게 됐어요. 박지윤씨와 함께 했어요. 정말 너무 떨려서 말도 못 했던 거 같아요. 그냥 인사 밖에 못 했어요. 그래도 첫 촬영인데 분위기도 좋았었던 게 기억이 나요.”

이후 그는 드라마 ‘그대를 사랑합니다’의 촬영장에서 많은 것을 배웠단다. 연락이 없어서 떨어진 줄만 알고 고향에 있었는데 갑작스럽게 감독님의 연락을 받고 새벽에 전주에서 남양주까지 향했다는 인연부터 심상치 않았다.


“그렇게 새벽에 달려가서 감독님을 뵈었더니 ‘오토바이 탈 수 있냐’고 물어서 탈 수 있다고 했습니다. 그게 첫 드라마였어요. 처음 하는 드라마에 저보다 경력이 훨씬 긴 선생님들이 많으셨지만 저는 겹치는 장면이 없었어요. 다행이기도 하고 아쉬움이 남기도 했죠. 저는 이제 김윤서씨처럼 젊은 배우들하고 같이 나왔습니다. 그때 저는 다른 작품을 준히하고 있었지만 현장에서 쪽대본을 받고 바로 다음날 촬영을 했어요. 분명히 다 외웠는데도 너무 긴장됐어요. 드라마는 조금 빠르게 돌아가는 현장이었으니까요. 그러다 처음 첫 대사를 15번 정도 NG를 냈어요. 진짜 온몸에 땀이 막 나고, 그게 한 번 말리니까 풀리지 않는 미로에 빠진 기분이었습니다. 그때 당시 창피하다. 숨고 싶다는 생각만 들었어요. 스태프들의 시선도 느껴지고요. 그래서 그 다음 씬 촬영 때 준비 철저히 잘해서 딱 보여줬어요. 그랬더니 감독님도 칭찬해주시더라고요. 오늘 좋더라. 심지어 얼굴도 좋더라고 하셨습니다(웃음). 그때 알았어요. 열심히 하면 그런 점이 있구나, 발전이 되는구나 하는 걸요. 그때 감독님께 많이 혼났었어요. 최근에 오디션을 봤는데 거기서 감독님을 뵀는데, 기억하시더라구요. 인사까지 해주셨습니다. 감사한 분이라고 생각해요. 현장에 대한 것들도 많이 배웠으니까요.”

이후 김범진은 아쉽게도 연기활동을 이어가기 전에 국가의 의무를 짊어져야 했다. 나이도 나이였지만 오히려 계속 미루고 있던 걸 알맞은 시기에 갔다온 거 같다고 말하는 그였다.

“사실 제가 눈에 망막박리란 병이 있었어요. 망막이 조금씩 벗겨지는 병인데, 이게 다 벗겨지면 실명까지 가는 병이죠. 저 같은 경우는 9~12시 방향에서 45도 정도 벗겨져었어요. 다행히 일찍 발견해서 치료할 수 있었는데, 고등학생 때 치료하고 이후에 신체검사를 받으니 공익이 나오더라구요. 전 원래 해병대나 특전대를 좋아해서 지원할 생각이었어요. 그런데 어느 날 어머니께서 ‘아마 군대를 못갈 수도 있겠다’고 하시더라구요. 막상 그 말을 들으니 또 안가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물론 비리 같은 건 없었습니다(웃음).”


▶김범진의 '핫데뷔일기', 두 번째 이야기는 오는 9월 16일 공개됩니다.

 

성찬얼기자 remember_s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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