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찬얼의 영화읽기]'우리들' 흥행보다 앞선 우리 모두의 이야기
기사 등록 2016-06-30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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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성찬얼기자] 누가 생각이나 했을까. 초등학교 4학년 여자아이들의 이야기가 이토록 압도적인 지지를 받는 작품으로 거듭날 것이란 걸. 윤가은 감독의 영화 '우리들'은 그래서 더욱 빛나고 있다. 부조리와 복수, 스타와 독과점으로 점철된 극장가에서 배우의 인지도나 자본, 마케팅 하나 온전히 보장받지 못했던 '우리들'은 작품 자체가 만들어낸 아우라로 극장가에 새로운 판을 일구고 있다.
지난 16일 개봉한 '우리들'은 개봉일에도 74개의 스크린에서만 상영됐다. 스크린이 최고 많았던 날도 76개로 상영횟수도 채 200번을 넘은 적이 없다. 그래도 '우리들'은 입소문이 날개를 달고 퍼져나가며 첫 날 관객수 850명에서 최고 2189명을 기록해 누적관객수 1만 명을 돌파했다. 29일 기준 1만 9033명을 기록해 2만명 돌파도 목전이다.
무엇일까. 극적이라 할만한 커다란 갈등도, 화려한 볼거리도 없는 이 영화는 무엇으로 극장 의자에 앉아 스크린을 바라보는 관객들의 마음을 뒤흔든걸까.
사실 '우리들'의 위상은 국내가 아닌 국외에서 시작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윤가은 감독은 '콩나물'로 제 64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특별상을 수상한 후 2016년 제 66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우리들'로 경쟁부문에 진출했다. '베를린의 총아'라는 말마따나 그의 연출력은 이미 물오른 상태였다.
작품에 딱 맞는 배우를 선정하는 것. 그것만으로도 윤가은 감독의 혜안은 탁월하다. 그는 '손님' '콩나물' '우리들' 등 작품에서 아역의 섬세한 연기를 완벽하게 담아내면서 영화 속 아름다운 순간들을 포착해냈다. 꽉 짜여진 대본 대신 그날 상황에 맞는 '쪽대본'을 배우들에게 쥐어준 윤가은 감독은 아이들의 순수한 반응을 신뢰해 여느 영화에서도 볼 수 없는 '찰나의 감정'을 잡아낸다.
'우리들' 촬영 전 두 달 동안의 리허설은 배우들에게 친분을 줄 수 있는 게임과 상황극을 제시했고, 그 와중 윤가은 감독은 그들의 행동, 감정을 시나리오에 적용시켜 나갔다. 그래서 '우리들'은 초등학생의 심리와 감정적인 반응을 무서울 정도로 정확하고 명확하게 아로새겨져있다.
이런 관찰을 기반으로 전개된 시나리오는 영화에서도 가장 튼튼한 틀로 작용한다. 엄밀히 말해 오로지 '초등학생' 사이에서만 전개될 법한 갈등은 곧 인물들의 심리와 완전히 일치하고, 이는 선(최수인 분), 지아(설혜인 분)의 가정사를 통해 다시 '어른의 사회'로 확장되면서 어린이들의 시선을 단순화하는 오류를 범하지 않는다. 관객들은 이들의 갈등을 보며 자신의 어린시절이나 지금, 혹은 둘 다를 보게 되는 건 바로 이런 복합적인 이유 때문이다.
또한 우리들의 경이로운 경험은 바로 연출, 시나리오, 그리고 아역배우들의 연기가 '삼위일체'를 이루는 마지막 순간에 가장 아름다운 형태로 다가온다. 수많은 (영화팬들이 말하는) '다르덴 식' 영화에서도 '우리들'이 성취해낸 건 바로 마지막 결말부. 영화가 일정부분 유지했던 연출을 변주하면서도 영화의 감정선을 완벽히 마무리짓고, 시선(연출)과 연기가 완벽하게 '합일'한다. 일부 관객들과 평론가들이 '우리들'의 엔딩을 극찬하는 건 새로움도 아니고 감동도 아니다. 일순간 발화하는 '진짜'를 담아냈기 때문이다.
사실 영화의 진짜와 가짜를 구별하는 건, 무의미한 일일수도 있다. 영화는 카메라를 통해 담겨지는 순간 일종의 가공이 이뤄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들'은 직접 '진짜'를 담아낼 수 있는 그 가능성을 보여준다. 관객도, 평론가도 '우리들'을 호평하며 추천릴레이를 펼치는 것 역시 그 '진짜'에 공감했기 때문이 아닐까.
(사진=엣나인필름 제공)
성찬얼기자 remember_s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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