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터뷰] ‘국수의 신’ 김재영, 도약의 날개를 달아라

기사 등록 2016-07-12 0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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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전예슬기자] 최근 브라운관에서는 모델 출신 배우들을 종종 볼 수 있다. 대중에게 익히 알려진 모델 출신 배우는 강동원, 이종석, 김우빈. 이들의 뒤를 이어 런웨이에서 벗어나 활동 스펙트럼을 넓히며 활약을 알린 또 한 명의 차세대 스타가 등장했다. 주인공은 김재영.

이슈데일리는 최근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한 프렌즈(FRIENDZ)에서 김재영을 만나 최근 종영한 KBS2 드라마 ‘마스터-국수의 신(극본 채승대, 연출 김종연‧임세준, 이하 국수의 신)’ 비하인드 스토리를 비롯,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김재영은 모델 매니지먼트 에스팀에 소속된 모델 출신 배우다. 그는 2013년 영화 ‘노브레싱’으로 데뷔, 드라마 ‘아이언맨’ ‘너를 기억해’, 웹드라마 ‘뷰티학개론’에 출연하며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넘나들면서 연기 지도를 펼쳤다. 뿐만 아니라 지난 2015년 방송된 KBS2 예능프로그램 ‘인간의 조건2’에 고정으로 등장하며, 차근차근 필모그래피를 쌓아가고 있다.

뒤틀린 욕망과 치명적인 사랑을 그린 ‘국수의 신’에서 김재영은 다소 무겁고 어두운 분위기를 환기시키는 역할을 맡았다. 그는 사고뭉치에 민폐 덩어리지만 따뜻한 속을 지녔으며 남몰래 채여경(정유미 분)을 사랑해 키다리 아저씨를 자처한 고길용 역을 맡았다. 어린 시절부터 보육원에서 자란 친구 4인방 중 가장 유쾌한 역할로 드라마의 활력을 불어넣었다.

“극중 고길용과 저의 실제 성격은 달라요. 사실 저의 실제 성격은 되게 조용하고 낯을 많이 가리는 성격이거든요. 튀는 행동을 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아요. 그런데 항상 밝고, 유쾌한 역할을 많이 맡았어요. 모델 출신 배우기 때문에 선입견을 깨고 싶었어요. 많이 내려놓을 수 있고, 망가질 수 있는 캐릭터에 도전한거죠. 영화 ‘노브레싱’ 이후 계속 그런 역할만 맡았던 것 같아요.”

고길용은 일명 ‘고구라’로 불렸다. 입만 열면 거짓말을 내뱉는 거짓말쟁이였기 때문. 극중 맡은 역할과 실제 성격이 많이 달라, 고길용을 연기하는 그에게 고충은 없었을까.

“‘국수의 신’에 출연하게 된 이유가, ‘아이언맨’ 때 만났던 감독님과 우연히 엘리베이터에서 마주쳤어요. 제가 ‘아이언맨’ 촬영 당시, 캐릭터와 비슷한 느낌이 있었어요. 감독님께서 저에게 생각이 많이 났다고 하셨어요. 활발하고 유쾌한 역할을 해왔으니 활발한 친구로 알고 계셨나 봐요. 그래서인지 연기할 때 저에게 요구하는 것은 별로 없으셨어요.”


‘국수의 신’은 각자의 쓰라린 사연을 안고 일곱 살에 보육원에서 만난 고길용, 무명(천정명 분), 채여경, 박태하(이상엽 분)가 서로의 가족, 그리고 친구가 되어주며 돈독한 우정을 키워가는 사이지만 모두 피할 수 없는 사건에 맞닥뜨린 후 운명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게 되는 내용을 담았다. ‘보육원 4인방’이라 불린 이들 중 김재영은 실제 9살 나이차의 천정명과 친구가 되어야 했다.

“천정명 선배님과 캐릭터상에서 친구로 대하려니까 처음엔 힘들었어요. 나이차도 실제로 9살이 났으니까요. 하지만 감독님도 부담감을 버리고 연기하라고 하셨고, 형들도 편하게 대해줘서 힘든 것은 없었어요.”

촬영 현장을 회상하던 그는 흡족한 마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촬영장 분위기는 굉장히 좋았어요. 배우마다 다르겠지만, 저에게는 천국과 같았어요. 제가 현장에 오면 피곤해도 웃으면서 반겨주셨어요. 형님들은 물론, 조명, 음향, 카메라 스태프 모두 반갑게 대해주셨어요. 여배우보다 더 사랑을 받은 것 같아요.(웃음) 단체 카톡방에서도 빨리 와라고 할 정도였어요.”

앞서 김재영은 ‘너를 기억해’나 ‘노브레싱’ 등에서 또래배우들과 함께 호흡을 맞췄는데, 이번 작품에서는 연기경력 28년에 빛나는 조재현, 그리고 최종원, 이일화, 조희봉 등 ‘베테랑 배우’들과 함께 호흡해야 했다. 이제 막 데뷔 3년차 배우가 된 그에게 이들과의 호흡은 배울 점이 많았을 것.

“처음, 대본 리딩할 때 엄청 무서웠어요. 선배님들이 있어서 리딩할 때 부담감이 있었기 때문이에요. 막상 촬영에 들어가니 선배님들과 자주 부딪히진 않았어요. 가끔 마주칠 때 선배님들이 칭찬을 많이 해주셨어요. 저는 이제 신인이고, 그분들은 베테랑 배우세요. 촬영할 때 배운 것들이 너무 많았어요. 이번 드라마가 3번째 작품인데, 역할이 크지 않았지만 촬영을 하면서 행복함을 느꼈습니다.”

사실, ‘국수의 신’은 치열한 수목극 전쟁에서 마지막까지 힘겹게 시청률 경쟁을 하며 막을 내렸다. 방송 내내 동시간대 2~3위의 성적에 머물렀지만 마지막 방송분인 20회에서야 근소한 차이로 경쟁 작품을 제치고 유종의 미를 거둔 것. 첫 회, 7.6%의 시청률을 기록(닐슨코리아 전국기준)하며 기분 좋은 출발을 알린 터라 이 같은 성적은 더욱 아쉬움을 남겼을 터.

“드라마 촬영할 때 배우, 스태프 모두 순조롭게 촬영했어요. 즐겁게 촬영을 끝냈는데 시청률이 조금 아쉬움이 있었죠. 하지만 재밌었던 경험이었어요. ‘국수의 신’이 종방연을 하지 못했어요. 그래서 (공)승연이나 (천)정명, (이)승엽 형, (정)유미 누나와 따로 만나기로 했답니다.”


김재영은 수용적인 자세와 함께 객관적으로 작품을 바라보기도 했다. 지난 일을 뒤돌아보며 후회하기보다, 앞으로 나아가야할 방향을 생각했다. ‘쿨’함과 동시에 성숙한 면모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처음에는 시청률에 연연했어요. 작품을 하면서 좋은 사람을 만나고, 아직 신인이고 배워 가야할 것이 많으니까 요즘은 예전처럼 생각하지 않아요. 모델과 배우의 차이점이 느껴져요. 모델은 일을 꾸준히 하면 비춰지는 모습이 많기 때문에 ‘얘는 유명한 모델이구나’를 인식시키기 쉬워요. 연기는 매체도 많고, 분야도 많고, 캐릭터도 많아요. 물론 실력과 캐릭터가 중요하지만 운도 따라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가끔 ‘내 길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지만, 주변에서 좋은 말을 많이 해주세요. 그게 힘이 되죠. ‘국수의 신’ 때도 감독님과 통화할 때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셨어요. 보잘 것 없는 연기를 하는데도 칭찬을 해주시니까 ‘조금 더 열심히, 노력해보자’를 다짐했어요.”

이제 막 연기행보에 시동을 걸었다. ‘국수의 신’ 이후 김재영은 다시 스크린으로 돌아가 관객들을 만나고자한다. 특히 지금까지 맡은 역할과 180도 다른 캐릭터로 연기 변신을 예고, 벌써부터 기대감을 높이고 있는 상황.

“샤이니 민호와 마동석 선배님과 함께 촬영한 영화 ‘두 남자’ 개봉을 앞두고 있어요. 제가 맡은 역할은 성훈이란 캐릭터예요. 임팩트가 강하죠. 마동석 선배님과 함께 촬영해서 처음에는 엄청 긴장했던 기억이나요. 그런데 ‘마요미’란 별명처럼 털털하고 유머감각이 뛰어나신 분이셨어요. 동네 형처럼 대해주셔서 즐겁게 촬영했습니다. 장면에 많이 나오진 않지만, 정말 센 악역을 맡았어요. 올해 하반기인 10월~11월에 개봉 예정입니다. 많은 기대 부탁드려요.”

김재영은 앞으로 다방면에서 활약하며, 대중 앞에 설 예정이다. 그가 궁극적으로 원하는 목표, 이루고 싶은 꿈은 무엇일까.

“3년 전만 해도 모델 출신 배우라고 하면 대중들이 좋아하지 않으셨어요. 모델이란 직업 자체가 자기 색깔이 강하고 표정 변화도 많지 않기 때문이죠. 연기할 때 로봇 같은 느낌이 들어서가 아닐까요. 하지만 요즘, 모델 출신 배우가 많이 자리를 잡고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저도 열심히 노력해서 ‘연기를 정말 잘 하는구나’란 소리를 한 번이라도 듣고 싶어요. 이병헌 선배님을 보면, 항상 놀라워요. 단지 연기력으로 외국에서 승부를 봤으니까요. 이병헌 선배님의 뒤꿈치만 따라가도 잘한 것이 아닐까요.(웃음)”

‘국수의 신’을 통해 안정감 있는 연기를 선보인 김재영은 향후 대세 배우로서의 도약의 날개를 달았다. 그가 보여줄 무궁무진한 모습에 기대가 모아지는 때다.


(사진=에스팀)

 

전예슬기자 jeonys02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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