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로TV]② ‘판타스틱’, 함부로 애틋함 대신 취한 유쾌한 긍정성

기사 등록 2016-09-02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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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양지연기자]케이블 드라마의 위상이 날로 높아지고 있지만 최근 JTBC 드라마가 작품성에 비해 아쉬운 흥행성적을 거두고 있다. ‘마녀보감(극본 양혁문 노선재, 연출 조현탁 심나연)’과 ‘청춘시대(극본 박연선, 연출 이태곤 김상호)’는 인지도 높은 배우의 기용, 타 드라마와 차별화되는 색다른 내용으로 시청자들을 찾았으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시청률을 보였다.

이 같은 상황 속 JTBC는 도약을 위한 야심찬 도전을 다시 한 번 시작하고 있다. 오늘(2일) 오후 방송될 ‘판타스틱(극본 이성은, 연출 조남국)’은 김현주와 주상욱이라는 카드를 내세워 유쾌한 로맨스로 안방극장을 찾는다.

드라마 속 상황은 다분히 신파적이다. 여주인공이 시한부라는 설정을 내세웠기 때문이다. 그러나 ‘판타스틱’은 이를 무겁거나 슬프게 다루지 않는다. 정신력이라면 누구에게도 밀리지 않는 드라마 작가 이소혜(김현주 분)는 시한부 선고를 받았음에도 ‘오늘만 산다’는 마음으로 후회 없는 매일을 보낸다. 그런가하면 ‘똘끼’라면 어디서도 뒤지지 않는 톱스타 류해성(주상욱 분)은 유명세에 뒤지지 않는 발연기로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선사한다.


‘판타스틱’의 두 주인공을 들여다보니 생각나는 드라마가 있다. KBS2에서 방영중인 ‘함부로 애틋하게(극본 이경희, 연출 박현석 차영훈)’다. 이 드라마는 ‘상두야 학교 가자’, ‘미안하다, 사랑한다’,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남자’ 등 수많은 인기작을 집필한 이경희 작가와 최고의 인기를 달리고 있는 대세 연예인 수지, 김우빈 등의 출연으로 방송 전부터 화제를 모은 바 있다.

김우빈이 극 중 맡게 된 신준영은 톱스타이면서 시한부 인생을 산다. 그리고 그와 호흡을 맞춘 수지는 신준영과 어린 시절부터 인연이 있었던 다큐멘터리 PD인 노을 역을 맡았다. 두 사람의 절절한 사랑을 그릴 것으로 기대됐던 ‘함부로 애틋하게’는 7~8%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판타스틱’과 ‘함부로 애틋하게’는 주인공들의 직업과 상황에서 비슷한 느낌을 준다. 시한부 인생의 대상이 남주인공에서 여주인공으로 옮겨가기는 했지만, 남주인공이 톱스타라는 것과 여주인공이 방송을 만드는 사람이라는 것이 흡사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판타스틱’은 ‘함부로 애틋하게’를 반면교사로 삼아 시청자들에게 어떤 점을 어필해야 할까.


최근 시청자들이 선호하는 트렌드는 ‘전문성’과 ‘유쾌함’으로 보인다. 산업의 발전으로 다양한 전문 직종들이 생겨남에 따라 직업의 특성을 살린 개성 있는 캐릭터들이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기 때문이다. ‘판타스틱’에는 발연기 전문 톱스타, 5년 째 암 투병 중인 의사 등 독특한 설정의 인물들이 등장한다. 이들의 생활반경에서 일어날 수 있는 세세한 에피소드를 사실적으로 그려낸다면 시청자들에게 신선함을 안기기에 충분할 것이다.

또한 ‘판타스틱’은 여주인공의 성격에서 드러나듯 신파보다는 차라리 희극을 표방한다. 절절하고 애틋한 사랑이야기는 깊은 울림을 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자칫하면 그 안의 인물들이 본인의 감정에만 매몰되기 쉽다는 단점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판타스틱’에서 예고한 ‘유쾌한 인물관계’는 비극적인 상황에서도 발휘되는 긍정성으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위로하며 보다 따사롭게 다가갈 것으로 기대된다.

보도국이나 예능국에서 남부럽지 않은 위치를 차지한 JTBC는 유독 드라마국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결과보다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하지만, 공들인 만큼 작품이 사랑받기를 원하는 마음은 어느 제작진이나 다르지 않을 것이다. ‘판타스틱’이 특유의 신선하고 상쾌한 에너지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매주 금, 토 오후 8시 30분 방송.

(사진=JTBC '판타스틱', KBS2 '함부로 애틋하게')

 

양지연기자 jy4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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