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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인터뷰]'김과장' 동하 "사람이길 포기한 악역 해보고 싶어"

기사 등록 2017-04-13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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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나현진 기자
[이슈데일리 허재성기자]최근 KBS2 드라마 ‘김과장’이 인기리에 종영했다. 드라마 기간 흥미진진한 스토리와 함께 출연 배우들도 연일 화제가 됐다. 그 중 일명 ‘멍석’이라 불리는 배우 ‘동하’와 서울 강남구 근처 한 카페에서 만났다. 드라마의 인기가 높았던 만큼, 그에게 있어 ‘김과장’의 종영은 큰 의미가 있을 것이다.

“시원섭섭합니다. 모든 배우 분들이 다 생각나고요. 저에게 특히나 잘 해주셨던 남궁민 선배님이 가장 생각나네요. 여전히 촬영장에 가야할 것 같고 그렇지 않으면 어색합니다. 촬영장에 있다 보면요. 제가 정말 회사 생활을 하고 있는 기분이 들었어요. 그만큼 ‘김과장’이라는 드라마는 제게 크게 다가왔고, 여전히 그렇습니다.”

본인의 별명인 ‘멍석’이라는 단어에 부정적인 의미를 전혀 두지 않았다고 할 만큼 동하는 차분하고 긍정적인 이미지의 배우였다. 댄디하지만 연두색 톤의 색감이 돋보이는 그의 스웨터처럼, 옷차림에서도 그의 이미지가 그대로 드러나 있는 듯 했다. 평소 모습은 진중하고 겸손한 모습의 그였지만 그렇다고 무거운 성격 또한 아니었다. 가벼운 농담을 주고받는 동하의 모습에 금세 친근감마저 느껴질 정도였다. 동하는 ‘김과장’에서 재벌 2세에, 초반에는 깐족거리는 밉상 역할에서 점점 성숙해지는 성장형 캐릭터 ‘박명석’을 연기했다. 그에게 한 때 화제였던 ‘탄자니아어’ 장면을 요청하면서 ‘박명석’이라는 캐릭터에 대해 물었다.

“살려주세요(웃음). 탄자니아어 연기는 정말 순간적인 기질을 발휘해서 30분 정도만 연습을 하고 찍었던 걸로 기억해요. 음, 실제 성격은 낯을 좀 가리기는 하지만 막 과묵하기만 하지는 않아요. 장난치는 것도 좋아하고 농담을 주고받는 것 역시 되게 즐깁니다. 그래도 ‘박명석’이라는 캐릭터와 차이점이 있기는 해요. 물론 제가 재벌 2세가 아니라는 점이 가장 큰 차이점이겠지만, 아무리 재벌 2세라도 저라면 그렇게까지 깐족대지는 못할 것 같아요. 특히 저보다 윗사람에게는 더욱 힘들겠죠. 아, 그리고 아버지와도 전혀 사이가 나쁘지 않아요. 오히려 대화도 많이 나누고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내려 서로 노력하는 편이에요. 아무튼 차이점이 있기는 하지만 ‘박명석’이라는 캐릭터에는 애정이 갑니다. 명석이가 성장하면서 저도 함께 성장하는 느낌까지 들기도 했거든요.”

그런 그에게 특별했던 작품은 JTBC 드라마 ‘라스트’라고 한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그는 ‘라스트’에서 본인이 맡았던 캐릭터 ‘사마귀’에게 애정이 있다. 한 번도 비주얼 배우라고 불려 본 적이 없다는 동하는 멋지고 품격 있는 캐릭터를 연기해보고 싶었다고 한다. 그리고 그 바람을 이루어 준 것이 바로 ‘사마귀’라는 캐릭터였다. 이처럼 그는 겸손하지만 내면에는 연기에 대한 분명한 욕심이 있었다.

“악역에 대한 욕심은 어마어마하게 있어요. 아무래도 임팩트가 있으니까요. 그런데 단순히 임팩트를 위해서가 아닌, 정말 캐릭터에 빠져서 문자 그대로의 악역이 되어봤으면 좋겠어요. 예를 들자면 ‘악마를 보았다’의 최민식 선배님처럼요. 선배님께서는 엘리베이터에서 누군가가 선배님을 쳐다봤을 때, ‘이 여자는 날 왜 쳐다보는 거야?’라고 순간적으로 생각이 든 적이 있으시데요. 그만큼 연기에 빠져 있으셨던 거죠. 저도 그렇게 해보고 싶어요. 일반 사람들이 경험해 볼 수 없는 그런 엄청 극단적인 역할이요. 그렇다고 해서 저라는 배우의 존재 자체가 악해지거나 미움을 받는 건 아니니까요.”

연기에 대한 동하의 욕심은 그와 나눈 대화 속에서 충분히 느낄 수가 있었다. 드라마를 하면서 항상 시간이 부족했다며, 찍고 나면 후회를 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동하는 리허설도 많이 하고 준비기간이 긴 영화를 선호한다. 영화와 드라마 중 취향을 고르는 이유마저 연기에 대한 욕심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러면서도 항상 자신이 부족해서 시간을 많이 들이지 않으면 좋은 연기를 할 수 없고 또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하기 때문에 그런 자신의 모습에 많은 부족함을 느낀다는 동하. 그는 자신의 연기력을 좀 더 풍성하게 키우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겸손의 말을 덧붙였다. 그는 후회 없는 연기를 해보고 싶다고 했지만, 분명 평생을 가도 이룰 수 없는 바람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어쩌면 그 아무리 완벽한 연기라도 동하라면 여전히 반성하고 후회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악역도 욕심이 나지만, 그렇다고 딱히 가리는 역할은 없어요. 지금 최대 관심사는 한 200% ‘수상한 파트너’라는 차기작인데요. 그 작품에서 제가 맡은 역할은 주인공 옆에서 조력 혹은 대립하는 선한 역할이에요. 일단 지금 시놉과 대본 한 1,2부 정도 나온 상태구요. 촬영은 4월 말부터 들어갈 텐데요. 물론 이번 역할에도 최선을 다 할 겁니다. 앞으로도 어떤 역할이든 최선을 다 할 거구요.”

동하는 영화 ‘아라한 장풍 대작전’을 보고 연기자로서의 꿈을 키워나가기 시작했다고 했다. 특히 영화에서 보여준 류승범의 연기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한다. 그 후 ‘JYP’ 연습생으로 들어가 연기 활동을 준비하다가 본격적인 연기자 활동을 위해 ‘BH엔터테이먼트’를 만나 현재는 ‘매니지먼트AND’에 소속돼 있다고 한다. 본명인 ‘김형규’에서 개명한 동하까지 지금에 이르기까지, 꽤 오랜 기간 동안 연기자로서의 꿈을 키웠던 그에게 평소 함께 연기하고 싶은 배우가 있는지 물었다.

“이병헌 선배님이요. 3년 정도 같은 소속사에 있었는데, 한 번도 함께 연기를 해보지 못해서 많이 아쉽습니다. 평소 연기를 정말 대단하게 하신다고 생각을 했거든요. 어떤 작품에서 어떠한 역할로 만나던 연기를 함께 해보고 싶은 게 소원입니다. 그리고 지금 친한 배우는 상우형이에요. 배우 이상우요. 친해진 계기는 드라마에서 제가 상우형 동생 역을 맡았거든요. 함께 촬영하면서 자연스럽게 친해졌어요.”

연기에 대해 오랜 시간 고민해왔던 만큼, 동하는 연기자로서 사람들에게 자신을 각인시키는 것도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고 말했다. 그래서 그는 평소에는 튀지 않고 정돈된 스타일을 선호하지만, 연기를 할 때에는 머리를 올리는 등 대중에게 이미지를 강하게 각인시키는 것에도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 그렇다면 연기자가 아닌 평소 동하의 모습은 어떨까.

“우선은 지금은 인터뷰를 하고 있지만, 인터뷰가 없었다면 아마 집에 있었을 거예요. 드라마 끝나자마 세부 다녀와서 장염이 너무 심해져 아무 것도 못하고 끙끙 앓고 있었거든요. 그냥 쉬지를 못 했어요. 영화 끝나고. 친구들도 많이 못 만났네요. 장염의 원인은 필리핀 3박 4일 포상휴가 때, 음식을 먹고 탈이 난 것 같아요. 만약 몸만 괜찮았다면, 당장은 친구들도 만나고 싶고 일본도 다녀오고 싶어요. 일본 가보고 싶거든요. 좋아하는 음식은 치킨이에요. 치킨 없으면 못 살 것 같습니다.”

일상에서도 수수한 매력이 뿜어져 나오는 그는 팬들과의 SNS 소통 역시 싸이월드 때가 마지막이라고 한다. 마지막으로 그가 정말 이루고 싶은 최종적인 꿈과 목표에 대해 물었다.

“저는 그냥 연기를 좋아하는 사람이에요. 꿈 역시 계속해서 연기자로서 활동하는 것이죠. 다만 목표가 있다면, 연기자로서 다른 사람들을 웃고 또 울게 만들고 싶어요. 그렇게 풍부한 연기를 하는 연기자로 거듭나는 게 제 꿈이자 목표입니다.”

동하는 진중하고 겸손하고 또 긍정적이었다. 그런데 한 편으로는 장난도 잘치고 농담도 좋아한다. 또 상처를 받을까 댓글조차 제대로 확인 못하는 그가 사람이기를 포기한 악역을 해보고 싶다고 할 만큼 연기에 있어서 광범위한 욕심을 보인다. 그는 자신의 임팩트에 대해서만큼은 엄한 모습을 보였지만, 대화를 나눌수록 연기자로서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했던 그의 말처럼 ‘동하’라는 배우 자체에 다양한 매력이 잠재되어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잠재돼 있는 수많은 매력들이 어떤 모습으로 뿜어져 나올지 앞으로 그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허재성기자 wwsw3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