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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인터뷰]'우리갑순이' 유선 "제 색깔을 찾아서 계속 모험을 떠나고 싶어요"

기사 등록 2017-04-10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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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모션미디어
[이슈데일리 박수정기자]배우 유선이 주말극 흥행신화를 새로썼다. SBS '작은아씨들'(2014), KBS2 '솔약국집 아들들'(2009), SBS 토요드라마 '우리갑순이'(2017)까지 유선은 '주말극의 여왕'답게 남다른 존재감을 드러내며 시청자들의 호평을 이끌어 냈다.

SBS '우리갑순이'는 지난 8일 해피엔딩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1회 6.8%(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로 시작한 '우리갑순이'는 마지막회 20.1%의 시청률를 기록하며 놀라운 시청률 고공행진을 보였다. 그 인기의 중심에는 재순 역을 맡은 유선이 있었다.

유선은 극중 첫 결혼 실패후 급하게 한 재혼한 남편 조금식(최대철 분)과 갈등을 겪다 사랑을 발전, 또 다시 이혼 후 사랑에 빠지는 신재순 역을 맡아 호연을 펼쳤다. 후반부 재순의 활약은 '우리재순이'라고 불릴정도로 대단했다. 시청자들은 바람잘날 없는 재순의 삶을 응원했다.

"재순이가 극 중 인물중에서 제일 파란만장한 인생을 살았잖아요. 굴곡이 큰 인물이다보니 시청자들이 재순이를 많이 안타까워하셨어요. 안타까운 마음들이 잘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이어졌고, 시청자분들께서 재순을 응원하며 애정을 많이 가져주셨던 것 같아요."

▲ 사진 = 모션미디어

61부작이란 긴 호흡을 가진 드라마는 시청자들에게도 배우에게도 쉽지 않은 여정이다. 가족드라마로 유명한 문작가의 놀라운 필력은 시청자와 배우들모두를 궁금하게 만들었다. 문작가의 탄탄한 스토리는 긴호흡을 함께 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

"이번 드라마는 대본이 미리 나와서 작품을 준비할 시간이 충분했어요. 등장인물도 많았기 때문에 쉴 수 있는 시간도 확보가 됐었죠. 그래서 체력적으로는 힘들지 않았어요. 무엇보다 다음 대본이 정말 재미있었거든요. 연기를 준비하면서도 다음회가 너무 궁금해서 늘 대본이 기다려졌어요. 시청자분들 만큼이나 배우들도 다음 대본을 엄청 궁금해했죠. 그렇게 대본을 기다리다보니 금방 지나갔던 것 같아요. 끝나는 시간이 너무 아쉬울 정도로 지루하지 않게 촬영했습니다."

초반 부진한 시청률에 대한 불안감도 있었다. 하지만 초조해하진 않았다. 작가, 감독을 비롯해 모든 배우들이 작품에 대한 강한 자신감이 있었기 때문. 그 믿음은 곧 시청률 상승효과로 이어졌다.

"대본 리딩 때마다 너무 즐거웠어요. 스토리가 너무 기가 막히고, 긴장감도 있고 복선도 많이 깔려있어서 늘 다음 이야기가 궁금했죠. 배우들끼리 '이 드라마가 어떻게 입소문이 안날수가 있어? 이건 잘 될 수 밖에 없다'라는 이야기를 많이 했어요. 초반엔 생각보다 시청률이 안나와서 불안하긴 했죠. 작가선생님, 감독님께서 '무조건 잘 될거고, 이 시간을 잘 견디고 버티면 된다. 우리에겐 시간이 필요하다'라고 모두를 격려했어요. 이 드라마를 이끌어 가고 있는 수 장 두분이 배우들이 버틸 수 있는 확신과 믿을을 주셨죠. 그게 가장 큰힘이 됐어요. 신기하게도 결국 그 말처럼 됐잖아요. 10회만 더 연장하면 30%도 가능하지 았았을까요?(웃음) 1회때 10%대도 아니고, 7%대에서 시작했는데, 20%가 돌파했다는 건 기적이라고 생각해요. 시청률 변화 곡선이 되게 가파르잖아요. 정말 놀라운 성적이고, 너무 감사한 결과라고 생각해요."

높은 시청률에 힘입어 50부작으로 기획되었던 '우리갑순이'측은 11회가 연장돼 61부작으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 유선은 '우리갑순이' 연장에 대해 "이미 예상했던 일"이라고 말했다.

"문작가님의 전작들이 높은 시청률로 인해 연장한 적이 많았다는 이야기를 이미 들었어요. 그래서 시청률이 잘나오면 분명히 연장을 할거란 확신이 있었죠. '우리 갑순이'도 분명히 50회로 끝나지 않을 거라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에 이미 각오를 했었던 것 같아요. 그게 11회가 더 연장될 줄은 몰랐지만요.(웃음)"

특히 유선은 "문작가님 러브콜이라면 무조건 할 것"이라며 "문작가님 작품엔 작은 역할이란 없다. 어떤 역할을 주셔도 기꺼이 할 예정이다"라고 문작가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문작가님은 캐릭터 하나하나를 잘 살려주시는 작가님이세요. 캐릭터가 끝까지 그려지는 게 배우들의 큰 소망인데, 문작가님이라면 어떤 역할이든 믿고 갈 수 있죠. '우리갑순이'에는 멜로 짝궁이 없는 캐릭터가 없어요. 모든 역에 나만의 파트너가 있다는 건 정말 축복이거든요. 문작가님 작품엔 '누구의 고모', '누구의 친구'로 끝나는 캐릭터가 없거든요. 캐릭터 하나하나 디테일 살아있죠. 이번에 문작가님과 함께 하면서 배우가 가장 하고 싶은 최고의 작가님이시다라는 걸 절실히 느꼈어요."

▲ 사진 = 모션미디어

금식(최대철 분)과 재순의 애처로운 러브스토리는 시청자들의 심금을 울렸다. 갑순이(김소은 분)과 갑돌이(송재림 분) 커플만큼이나 시청자들의 뜨거운 응원을 받으며 두 사람은 새로운 중년 로맨스를 탄생시켰다.

"최대철씨와 호흡은 처음이었는데, 처음 만난 건 영화 '돈크라이 마미'때였어요. 최대철씨가 감독님의 인연으로 잠깐 출연을 했었거든요. 전혀 소통하는 부분이 없었지만 기억에 남았던 친구죠. 오랜만에 만났는 데도 그때의 인연때문인 지 친숙했고 반가웠어요. 실제로 밝고 긍정적인 친구에요. 유쾌한 친구라 함께 촬영하는 현장은 늘 웃음이 가득하죠. 처음에는 금식이라는 캐릭터를 잡는 걸 굉장히 힘들어했어요. 처음 해보는 캐릭터를 자기꺼로 만들기 위해서 성실히 노력하더라고요. 그런 모습들을 보면서 '이 친구 정말 잘되겠다'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지금 잘됐잖아요. 여자 팬분들도 많이 생겼더라고요. 상대배우로서 너무 기분 좋은 결과죠."

유선은 지난해 4월 신생기획사 모션미디어와 전속계약을 체결했다. 새 둥지에서 유선은 첫 작품으로 '우리 갑순이'를 선택했다.

"부담감은 전혀 없었어요. 사실 문영남 작가님과 부성철 감독님이 SBS 주말드라마 편성이 났다는 걸 기사로 먼저 봤어요. 그 기사를 보고 적극적으로 회사에 이 작품하고 싶다고 말했죠. 우리 쪽에서 먼저 프로포즈를 했어요. 함께하고 싶은 저의 바람을 흔쾌히 두 분이 허락해주셨죠. 무엇보다 '우리갑순이'를 택했던 건 주말드라마에 대한 애틋한 로망도 컸기 때문이에요. 그동안 했던 작품 중에서 가장 잘됐던 걸 살펴보면 다 주말드라마거든요. 최근 했던 드라마, 영화들이 흥행성적이 다 저조해서 시청자들과 멀어진 듯한 느낌을 받았거든요. 그래서 대중들에게 다가가고 싶은 갈증이 있었고, 이쯤에서 주말드마라를 한번해야겠다는 구체적인 바람도 있었죠."

데뷔 19년차 배우 유선은 여전히 새로운 배역에 대한 갈망이 크다. 그는 도전에 대한 두려움이 없고 신인배우처럼 패기 넘쳤다.

"지금처럼 기회가 될 때 새로운 모습 보여주고 싶어요. 앞으로도 이런 카드, 저런카드도 될 수 있게끔 스펙트럼을 넓히는 캐릭터들 많이 도전할 생각이에요. 아직 진짜 제 옷이 뭔지 잘 모르겟어요. 그걸 찾기 위해서라도 계속 모험을 떠나고 싶어요. 특히 '액션'을 빨리 해보고 싶어요. 액션을 할 수 있는 나이가 얼마 남지 않은 것 같기도 하고(웃음), 샤를리즈 테론, 안젤리나 졸리처럼 '여전사' 역 꼭 해보고 싶어요. 남자를 압도하는 여자의 카리스마에 굉장히 매력을 느끼는 편이거든요. 강한 에너지를 풍기는 강한 여자 캐릭터를 맡아보고 싶어요."

▲ 사진 = 모션미디어

유선은 차기작 tvN 새드라마 '크리미널 마인드'로 시청자들을 찾을 예정이다. 그가 '크리미널 마인드'에서 맡은 역할은 원작에서 커스틴 뱅스니스가 연기한 페넬로페 가르시아 역. 가르시아는 전 세계의 모든 정보를 클릭 하나로 알아내는 컴퓨터 천재다.

"새로운 작품 리딩에 들어가요. 쉼 없이 다음 작품을 하게 됐네요.(웃음) 조금이라도 비슷한 캐릭터라면 하지 않았을 텐데 전혀 상반된 캐릭터와 환경이라 선택하게 됐어요. 러블리하고 상큼한 모습으로 찾아 뵐 수 있을 것 같아요. '엄마'가 아닌 그 인물 자체에 초점을 맞춘 캐릭터로 나와요. 이런 작품을 하면 더 환기가 될 것 같았어요. 작품을 하면서 자극을 받고 싶어요."

'우리갑순이'는 유선에게 '제 2의 배우인생 길'을 제시해줬다. '우리 갑순이'의 재순을 통해 유선은 배우로서 많은 깨달음을 얻었다. 지금 유선은 새로운 비상을 꿈꾼다.

"지금은 차근차근 계단을 올라가고 있는 단계라 생각해요. 예전에는 답답했거든요. 나도 한번에 올라가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싶다는 생각을 했던 적도 있었죠. 이번 작품을 하면서 고두심 선생님, 이보희 등 오랜 연기를 해온 선생님들처럼 오래도록 존경받는 배우, 찾게 되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소망이 생겼어요. 그 분들과 함께 하면서 지금까지 오래 연기할 수 있는 힘이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을 하게 됐어요. 결론은 좋은 '인품'이라는 걸 깨달았습니다.연기도 어쨌든 많은 사람들이 함께 하는 작품이니깐요. 연기는 기본이고 좋은 인품과 인성이 가장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죠. 무엇보다 이 작품을 통해 배우로서의 방향도 많이 바꼈어요. '멀리 보고 가자'란 생각이 들었죠. '우리갑순이' 후 마음의 여유가 많이 생겼습니다."

박수정기자 side9165@nat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