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기획]'사냥', 무더위 속 시원한 서스펜스

기사 등록 2016-06-29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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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소준환기자]영화 '사냥(감독 이우철)'은 무더위 속 반가운 영화다. 이 작품은 기존의 친숙함을 비틀면서 극도의 서스펜스를 선사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 영화의 구체적인 강점은 무엇일까.

영화의 주된 배경은 산(山). '사냥'은 이 공간에서 이뤄지는 16시간의 추격을 다룬 작품이기에 폭넓은 몰입도와 스릴을 확보하고 있다. 이우철 감독은 산을 갇힌 듯 열려있고 열려있는 듯 갇혀있게 표현해내며 긴박감 넘치는 구성을 가능케 했다.

산은 원래 친화적이고 포근한 느낌이 강하다. 우리가 등산이나 산책을 하는 이유도 이같은 이유 때문이 아닌가. 그러나 '사냥'에서 산은 음산함과 인물들의 갈등을 증폭케 하는 촉매로 작용한다. 이는 '산'이 지닌 일종의 고정관념을 역으로 뒤집으며 전율을 일으키는 방식으로 나타나고 있다.



안성기(문기성)는 과거 탄광 붕괴 사고의 유일한 생존자로 사고 이후 죄책감과 악몽에 시달리며 사냥에만 매진하고 있다. 그와 대립하는 인물인 조진웅(박동근, 박명근)은 산에서 발견된 금맥을 차지하기 위해 정체불명의 사람들을 진두지휘하는 역을 맡아 안성기와 날카로운 갈등 노선을 펼쳐내고 있다.

여기에 무지의 외딴 산, 이상한 것이 출몰한다는 이유로 아무지 찾지 않던 그 곳에 거대한 금맥이 발견된다는 설정은 극의 흥미를 불어넣고 있다. 금맥은 곧 욕망으로 발현되고 있다. 주요 인물들이 금맥을 두고 사투를 벌인다는 건 인간의 근원적 본능을 건드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콘셉트에 보는 이들은 감정이입을 자연스레 가지는 것.



더 나아가 '사냥' 속 산은 인물들의 숙명처럼 드러나고 있다. 산에 올라야만 하는 문기성과 산에 오르지 말았어야 하는 박동근의 대조가 운명적인 사투로 펼쳐지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영화 속 장면 대부분은 세트장이 아닌 실제 산 속에서 촬영된 만큼 '사냥'에는 리얼함이 가득하다. 여기에 안성기-조진웅-한예리 그리고 손현주까지 충무로 대표 명배우들의 출중한 연기가 담겨졌다. 리얼한 영화적 상황에 리얼한 표현력이 만났으니 ‘사냥’의 서스펜스가 탄탄할 수밖에 없는 이유.

본격적인 여름철이 시작되자 바캉스를 떠나거나 준비를 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도시 속 바캉스’로 영화관을 찾는 것도 비일비재한 상황. 더운 여름에는 ‘시원한 스릴러’가 강세를 보이기 좋은 시즌이다. 바로 그 지점에 ‘사냥’이 있다. 올 상반기가 넘어가는 극장가에 친숙함을 뒤집는 서스펜스와 재치 있는 전개를 지닌 작품이 찾아온 것. 29일(오늘) 개봉된 ‘사냥’이 지치고 무거운 더위를 사냥함과 함께 관객들의 취향까지 사냥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소준환기자 akasoz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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