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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인성의 동분서주] ‘기황후’ 지창욱, 유약한 타환에서 다크 타환까지

기사 등록 2014-03-17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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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황인성 기자] MBC ‘기황후’는 현재 시청률 30%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월화드라마 경쟁구도를 꽉 잡고 있는 ‘기황후’는 수많은 스타를 탄생시켰다. 그 중에서 가장 큰 수혜를 받은 인물은 바로 지창욱이다. 지창욱은 이번 작품에서 원나라 황제 타환 역할을 맡았다. 그동안 주말 드라마에서 주로 활약한 그는 이번 작품에서 첫 메인 역할을 맡게 된 셈이다. 지창욱은 살기위해 몸부림치는 유약한 타환에서 황제에 오른 뒤 정적을 제거하는 카리스마까지 다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지창욱은 그동안 작품에서 평면적인 연기를 펼쳐왔다. 능력에 비해 주목을 못 받은 것도 사실이다. 이번 작품에서 타환은 초반과 후반이 전혀 다른 인물 더불어 시시각각 변하는 심리를 선보여야 했다. 지창욱의 다양한 연기변신은 주연배우와 어울려 강력한 시너지 효과를 냈다.

‘기황후’ 초반부에서 타환은 유약하고 바보스런 황제였다. 권력다툼에서 쫓겨나 대청도에 유배된 타환은 기승냥(하지원)에게 시중을 들게 하면서 친해지길 원하는 인물이다. 초반 황태제 신분에 그는 혹여 배신을 당할까 사람들을 쉽게 믿지 못한다. 원나라 병사보다 자신을 지키는 기승냥을 더 믿을 정도였다.

지창욱은 초반 권력다툼에서 살아남기 위해 납작 엎드리는 지창욱의 심경을 표현했다. 그런 타환은 연철 대승상(전국환)의 서슬이 퍼런 권력에 휘말려 고려로 유배를 온 상황이다. 고려 곶감을 운운하며 살기 위해 발버둥 치는 그의 모습은 시청자에게 웃음을 선사할 정도로 바보스러웠다.

후반부 그의 연기력은 한번 빛을 발한다. 타환은 연철 대승상(전국환)만 보면 사시나무 떨 듯 벌벌 거렸다. 단순히 성격이 유약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했지만, 자신의 아버지인 선황제가 대승상에게 살해되는 걸 봤기 때문이다. 권력의 중심인 황제까지 죽인 연철만 보면 떠는 것도 당연하다.

지창욱은 후반부 황제가 된 뒤 점점 변한다. 시청자들은 황제가 되기 위해 연철 앞에서 바보짓을 하며 결국 허수아비나마 황제의 자리에 오르는 데 성공한다. 이후 지창욱은 가슴 속에 숨겨둔 복수심을 불태운다. 유약한 그의 모습과 반대로 강하려고 노력하는 타환은 지창욱의 연기로 다시 태어났다. 연출을 죽이기 위해 독약까지 먹인 그는 단순한 황제가 아님을 알려줬다. 최근 방송분에선 기승냥(하지원)의 도움을 받아 점점 황제의 모습을 찾고 있다. 타환은 결국 기승냥의 지모를 빌려 연철을 제거하는데 성공했다.

이번 작품에서 지창욱은 자신의 진가를 확실히 발휘했다. 그동안 드라마에서만 평면적인 연기를 맡았을 뿐 지창욱은 뮤지컬을 통해 다양한 배역을 소화했다. 2007년 뮤지컬 ‘불과 얼음’, 2010년 ‘쓰릴 미’에선 그리차드 역 , 2013년 ‘잭 더 리퍼’에선 다니엘 등 작품마다 다른 배역을 맡았다. 이런 끝없는 도전은 차곡차곡 쌓여 ‘기황후’에서 터진 것이다.

지창욱은 이미 후속작으로 강우석 감독의 신작 ‘두 포절 전’에 도전한다. 강우석 감독은 작품 속에서 지창욱의 연기를 보고 단숨에 캐스팅했다는 후문이다. 더불어 최근 들어 소속사에는 시나리오가 들어오기 시작했다. 이제까지와 다른 현상이다. 지창욱은 작품 한편으로 스타가 됐다. 그런 그는 반짝 스타와 다르다. 차근차근 계단을 밟아왔다. 작품을 통해 연기내공을 쌓은 그는 이번 작품에서 한번에 폭발시킨 셈이다. 연기를 잘하면 인정받는게 요즘이다. 그의 연기력은 외모와 더불어 팬들을 사로잡는 원동력이다.

황인성 기자 enter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