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달하니 맛있는 영화 '푸른소금'

기사 등록 2011-08-24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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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박상준기자]"달달하니 맛있네" 별 것 아닌 이 대사 하나가 영화 '푸른소금'을 설명해주고 있다.

23일 서울 성동구 CGV왕십리에서 처음 언론에 공개된 '푸른소금'은 앞서 제작발표회에서 이현승 감독이 말했던 것처럼 스펙트럼처럼 수많은 색깔을 가진 남녀관계를 신선하게 그려냈다.

영화는 시작부터 공개된 스틸사진보다 압도적인 영상미를 선보였다. 하지만 막상 끝까지 보고나니 '푸른소금'이 말하고자 하는 것은 영상미도 아니고 조폭들이 총으로 싸우는 느와르 액션도 아니었다. 액션도 유머도 멜로도 모두 미묘하게 녹아들어있는 영화 '푸른 소금'은 스틸 사진 속 명장면이 아닌 그 사이 사이를 채우고 있는 남자와 여자 사이에 흐르는 미묘한 감정으로 가득 채워져있었다.

실제 송강호와 신세경은 각각 44살과 21살로 스무살이 넘는 차이. 영화 속에서 두헌(송강호 분)을 따르는 부하 애꾸(천정명 분)도 이를 두고 원조교제냐며 정색하는 장면이 나올 정도다. 송강호와 신세경은 분명히 남자와 여자지만 이들 사이에 흐르는 감정은 사랑이라는 말로 한정짓기 어려운 미묘함을 보인다.

앞서 '푸른소금'의 시나리오와 연출을 맡은 이현승 감독은 "남녀관계가 도식적으로 사랑만 있는 것은 아니다. 사랑도 열정적인 붉은색부터 자주색, 파란색 등 여러 색으로 표현할 수 있는 것처럼 실제 남녀의 사랑에는 여러 형태가 있다는 것을 보여드리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어 "영화가 하나의 장르라기보다 액션, 유머, 멜로, 미스터리 등을 갖게 하고 싶었다"며 "우리 영화는 어려운 영화가 아니다. 가벼우면서도 쉽게 다가가기 위해 노력했다. 순간순간 격렬한 부분도 물론 존재하지만, 결과적으로 보면 마음이 따뜻해지고 또 행복해진다. 관객들도 이런 느낌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영화는 다시 극중 송강호가 생크림이 듬뿍 얹어진 카페모카를 마시면서 말한 "달달하니 맛있네"라는 대사로 귀결된다. 이 대사는 후에 조세빈(신세경 분)이 다시 한번 반복하며 이미 그의 마음속에 두헌이 깊이 자리잡고 있음을 알려주는 장면이다.

'푸른 소금'이라는 상징적인 제목과 스타일리시한 스틸사진은 오히려 '푸른소금'을 한정짓고 있다.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서 송강호가 표현한 '자주색'도 보이고 신세경이 말한 '짙은 파란색'도 깔려있다. '푸른 소금'에는 진한 커피도 있고 쵸콜렛의 씁슬함도 녹아있으면서 달달한 생크림이 듬뿍 올려져 새로운 맛을 내는 영화였다.

 

박상준기자 sjstud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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