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창용의 이 영화어때?]'슈퍼맨 대 배트맨', 마블에 거침없이 도전장 내민 DC

기사 등록 2016-03-25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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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여창용 기자]저스티스리그의 시작은 화려했다. 마치 리오넬 메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웨인 루니 등 슈퍼스타들이 한 팀에서 뛰는 것처럼.

'배트맨 대 슈퍼맨:저스티스리그의 시작(이하 배트맨 대 슈퍼맨)'은 미국 대표 코믹스기업 DC코믹스가 라이벌 마블코믹스에 과감하게 도전장을 내민 작품이다. 자사의 원투펀치는 물론 3선발까지 투입한만큼 팬들의 기대는 컸다.

우선 현지 언론의 평가는 매우 야박했다. '저스티스리그'를 염두한 티가 너무났다는 것이다. 실제로 영화에는 '아쿠아맨' '사이보그' '플래쉬' 등 저스티스리그 멤버들을 언급하는 내용이 나온다. 물론 DC와 워너에 아픈 기억을 남겼던 '그린랜턴'은 빠졌다.

영화는 '저스티스리그'를 언급하는 것은 물론 메시지를 담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슈퍼맨(헨리 카빌 분)과 배트맨(벤 에플렉 분)이 절대선, 절대정의를 상징하지 않는 것은 신선했다. 그동안 슈퍼맨은 절대선이었고, 그의 행동은 무조건 정의였다.

그러나 이 영화에서 슈퍼맨은 선하지도 정의롭지도 않은 위험한 인물이 돼버렸다. 이는 배트맨도 마찬가지다.

영화는 슈퍼맨과 조드가 메트로시티를 초토화시켰던 그 때 그 사건부터 시작한다. 브루스 웨인(배트맨)은 메트로시티에 재난이 발생했다는 소식을 듣고 달려간다. 그곳에서 슈퍼맨과 조드의 싸움으로 인해 사람들이 죽거나 다치고, 도시가 쑥대밭이 되는 것을 목격한다.

이 장면은 마블의 '어벤져스'를 통해 나타났다. 어벤져스와 치타우리 종족의 전투로 인해 뉴욕은 911테러 못지않은 참사를 경험한다. '어벤져스2'에서는 어벤져스와 울트론의 대결로 1개 도시가 사라져 버리기도 한다.

슈퍼맨은 조드와 싸움에서 지구는 구했을지 모르지만 메트로시티를 파괴했다. 마블은 넷플릭스 드라마 '데어데블'을 통해 슈퍼히어로들이 활약하고 있는 동안 자신의 힘을 기르는 어둠의 세력들과 그로인해 고통받는 서민들의 이야기를 그려내고 있다.

'배트맨 대 슈퍼맨'도 '데어데블' 드라마까지는 아니지만 슈퍼맨의 활약 뒤 어두운 면을 배트맨을 통해 말하고 있다. 이는 배트맨이 범죄자들을 때려잡는 활약 때문에 고담 시민들이 불안해한다는 클락크 켄트(슈퍼맨)의 생각과도 겹친다.

이렇게 서로 생각하는 정의가 다른 두 히어로들의 충돌은 불가피하다. 여기에 지식은 있지만 힘이 없는 것에 자괴감을 느낀 렉스 루터(제시 아이젠버그 분)가 조드의 시신을 통해 클립톤 괴물 둠스데이를 부활시키면서 도시는 다시 위기에 빠진다.

신에 버금가는 능력을 가진 슈퍼맨, 냉철한 두뇌와 재력을 지닌 배트맨, 천재적인 두뇌를 가진 렉스 루터까지 겉으로 보면 완벽한 남자들이지만 모두 결핍이 있다. 바로 스스로가 아버지를 뛰어넘지 못했다는 열등의식을 갖고 있다.

슈퍼맨은 혼란에 빠질 때마다 자신의 친부인 조 엘에게 물려받은 능력과 양부인 켄트에게 질문한다. 배트맨 또한 아버지가 이룩한 것을 물려받은 것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다. 두 영웅의 트라우마를 해결하는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여성이다.

슈퍼맨의 어머니 마사(다이안 레인 분)와 애인인 로이스(에이미 아담스 분)는 슈퍼맨이 영웅적 활약을 펼치는 힘의 원동력이다. 여기에 원더우먼(갤 가돗 분)이 가세해 두 영웅의 치고받는 대결은 순식간에 훈훈한 브로맨스로 변한다.

원더우먼의 분량은 배트맨이나 슈퍼맨에 비해 압도적으로 적지만 임팩트는 분량 그 이상이다. 캡틴 아메리카를 압도하는 실력과 토르의 망치보다 위력적인 무기를 갖고 있는 원더우먼은 제3의 주인공 역할을 완벽하게 소화했다.

'배트맨 대 슈퍼맨'은 DC의 에이스 카드들이 모두 투입된 경기와 같다. 프로야구로 비유를 하자면 선동렬, 최동원에 박찬호, 류현진까지 모두 투입된 경기다. 한 편의 영화에 자사 대표 히어로들을 모두 투입할 정도로 DC가 급하다는 반증이다.

경기는 시작이 됐고, 선발투수는 마운드에 오른 상황이다. 프로야구에서는 투수가 흔들리면 구원투수가 올라가지만 영화는 그럴 수 없다. 마블에 과감하게 도전장을 던진 DC가 '저스티스리그'의 꿈을 완성할 수 있을지 결과에 관심이 모아진다.

[사진=워너브라더스 제공]

 

여창용 기자 hblood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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