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면 이 영화!]‘닥터 스트레인지’가 엿보인다? ‘매트릭스’-‘클로버필드’-‘앤트맨’-‘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

기사 등록 2016-10-31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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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한해선기자] ‘시선을 이끄는 이 영화, 내 취향은 어느 정도 저격할까.’ 문득 호기심을 자극하는 이 영화를 볼 것인지 거를 것인지, 확신이 서지 않을 당신을 위해 이슈데일리 기자들이 유사한 성격의 작품들을 꼽아본다. 연결고리가 흡족한가. 그렇다면 이 영화를 감상하는 것도 괜찮은 선택이 될 것이다. <편집자 주>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arvel Cinematic Universe, MCU)의 확장 ‘멀티버스(Multiverse, 다차원 평행 우주)’가 태동을 시작했다. 영화 ‘닥터 스트레인지(감독 스콧 데릭슨)’가 지난 26일 개봉하며 마블 역사상 최고 히어로 탄생의 서막을 알렸다. 이번 히어로는 ‘마법사’ 닥터 스트레인지로, 인간 스티븐 빈센트 스트레인지까지 모두 할리우드 배우 베네딕트 컴버배치가 맡아 연기했다. 영국드라마 ‘셜록’ 때부터 탁월한 연기력, 카리스마를 겸비한 풍부한 매력으로 전 세계 두터운 팬층을 보유한 베네딕트 컴버배치의 주연 소식은 제작 시기부터 폭발적 관심을 이끌어내기에 충분했다.

마블 코믹스를 원작으로 한 ‘닥터 스트레인지’는 불의의 사고로 절망에 빠진 천재 신경외과 의사(베네딕트 컴버배치)가 치료를 위해 찾아간 티베트 카트만두 비밀의 사원에서 새로운 차원의 세계를 깨닫고 세상을 구원할 강력한 능력을 얻게 되며 히어로로 거듭나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다. 주연 베네딕트 컴버배치를 비롯해 틸다 스윈튼이 스승 에인션트 원, 레이첼 맥아담스가 동료 의사 크리스틴, 치웨텔 에지오포가 모르도 남작, 매즈 미켈슨이 케실리우스로 분해 탄탄하게 서사를 이끌어 간다. 이 과정은 그야말로 마법 같은 시각효과, 스펙터클한 액션, 광활한 스케일, 틈틈이 빛나는 유머까지 더해져 완성도 있게 그려진다.

31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집계에 따르면 ‘닥터 스트레인지’는 지난 30일 1464개의 상영관에서 58만 4306명의 관객을 동원, 25일 전야 개봉일을 제외하곤 5일 연속 박스오피스 정상 자리를 꿰차고 있다. 누적 관객수 239만 9561명을 달성한 이 영화, 흥행 조짐이 예사롭지 않다. [그렇다면 이 영화!] 이번 주에는 ‘닥터 스트레인지’로 귀결 지을 수 있는 영화를 꼽아봤다. 아래 영화들이 당신의 취향에 들어맞았다면, 망설일 것 없이 ‘닥터 스트레인지’가 인도하는 신 세계관에 빠져보기 바란다.




# 한해선 기자 - ‘매트릭스’

스티븐 스트레인지가 티베트 카트만두 사원에서 수련 받을 당시 가장 첫 번째로 깨우쳐야 했던 “보이는 게, 물질이 다가 아니다”는 가르침은 ‘매트릭스(1999, 감독 릴리 워쇼스키·라나 워쇼스키)’가 추구한 ‘진실은 무엇인가’라는 가치관과 매우 일맥상통하다. ‘닥터 스트레인지’가 도달하는 영역이 시공간을 초월한 곳이듯, ‘매트릭스’ 네오(키아누 리브스)는 광케이블을 통해 ‘진짜’로 조작된 ‘허상의 세계’ 매트릭스로 침투한다. 일반적으로 여겨지는 현실을 능가한 ‘가상현실’에서 실재하는 인류 구원을 목적으로 악에 대항하는 것이다.

‘매트릭스’가 보다 철학에 집중한 면이 있지만, 닥터 스트레인지 역시 까만 코트 휘날리며 싸우는 네오처럼 빨간 망토 휘날리며 인류 구원에 나선다. 접촉하는 세계에는 차이가 있을지언정, 태도의 철학과 목적은 같다고 볼 수 있다. 여기에 오리엔탈 사상과 배경의 장식, 선구자로부터의 수련 과정, 초자연적 차원이동의 시각적 전율 등이 꽤 유사한 느낌을 준다. 가상현실 ‘매트릭스’가 당시 구현한 장면들이 ‘영상 혁명’을 일으켰던 것처럼, ‘닥터 스트레인지’도 그에 못지않은 뒤틀린 시공간의 표현으로 어디서도 접하지 못한 신세계를 영접케 한다. 이는 현실조작, 포탈생성, 유체이탈, 염력 등의 특징으로 나타난다.

마블 스튜디오 대표이자 제작자 케빈 파이기 역시 “이 영화는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에서 ‘매트릭스’나 ‘인셉션’ 같은 환상적인 체험을 할 수 있게 해준다”며 “마블 단독 캐릭터 사상 최고의 탄생 스토리가 될 것이다”는 말로 두 영화의 공통점을 언급했다.




# 성찬얼 기자 - ‘클로버필드’, ‘앤트맨’,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

‘닥터 스트레인지’를 본 관객이라면 누구나 첫 번째로 떠올릴 작품은 ‘인셉션’(감독 크리스토퍼 놀란)일 것이다. 에셔의 작품을 대놓고 인용했던 만큼 ‘인셉션’도 공간에 대한 연출을 극대화했고, 이 작품 역시 공간의 뒤틀림을 재기발랄하게 사용했다. 사실 그 지점만 본다면, 이 두 작품처럼 ‘쌍둥이’인 건 없을 것이다.

그러나 개인적인 취향으로 가장 먼저 떠오른 건 ‘클로버필드(2008, 감독 맷 리브스)’였다. 파운드 푸티지의 그것과 ‘닥터 스트레인지’? 반문할 수도 있겠지만 그 ‘공간 액션’ 시퀀스는 멀미를 느낄 만큼 빠르게 속도감을 담아낸다. 특히 이 장면은 ‘액션’보다는 그 뒤틀린 공간 속에서의 ‘추격’, 즉 동선이 더욱 돋보인다. 가상의 이야기를 실제로 만들기 위해 동선을 구축하고 이야기를 풀어나는 파운드 푸티지의 방식과 유사하다면 억지일까 싶지만.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파운드 푸티지+본 시리즈+고전 카툰 애니메이션’이 잘 섞인 것 같다. 무슨 말인지 감이 안 잡힌다면, 반드시 극장에서 보길 추천한다.

사실 ‘앤트맨(2015, 감독 페이튼 리드)’을 좋아했다면 꼭 추천하고 싶기도 하다. 굳이 ‘오리진 스토리’라는 점을 제하더라도 ‘앤트맨’과 ‘닥터 스트레인지’는 몇몇 유사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 ‘앤트맨’이 크기를 이용해 위트 있는 액션을 해냈다면, ‘닥터 스트레인지’는 공간과 정신이란 것으로 웃음을 유발하는 액션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거기다가 하나는 ‘부피’, 하나는 ‘시간’이란 관념을 이야기에 녹여내 어렵지 않게 관객들에게 그 개념을 되짚어보게 하는 것도 유사하다. 그러고 보니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1969, 감독 스탠리 큐브릭)’의 ‘스타게이트’ 시퀀스를 좋아하면 꼭 놓칠 수 없는 장면이 ‘닥터 스트레인지’에 있다. 이것을 참고해도 좋을 것이다.

(사진=‘닥터 스트레인지’, ‘매트릭스’, ‘클로버필드’, ‘앤트맨’,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 포스터 및 스틸컷)

 

한해선기자 churabb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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