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데일리 박상준기자]한국 영화의 국제적 위상과 시장의 매력도는 비약적으로 향상됐지만 이웃나라 일본과 중국에 비해 할리우드 톱스타의 방문은 흔치 않았다. 그런 가운데 할리우드의 톱스타 브래드 피트가 처음으로 방한해 눈길을 끌었다.

브래드 피트는 15일 오전 11시 서울 삼성동 코엑스 메가박스에서 열린 영화 '머니볼' 홍보 내한 기자회견에서 국내 기자들과 팬들에 처음으로 얼굴을 비쳤다.

그의 첫 방한은 영화 ‘머니 볼’(베넷 밀러)의 홍보를 위해서다. 이 영화는 만년 최하위 팀에서 메이저 리그 역사상 사상 첫 20연승을 달성한 오클랜드 애슬래틱스의 단장 빌리 빈의 감동실화를 그린 작품이다.

그는 시종일관 매너있는 태도로 질문하는 기자의 위치를 일일이 확인하며 쏟아지는 질문에 진지하게 답변해 나갔다.

그는 서툴지만 한국말로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한 뒤 “아내 졸리로부터 한국에 대한 좋은 이야기를 들었다. 한국에서 야구에 대한 사랑과 열정이 상당하다고 들었다. 이번 영화에는 야구 뿐만 아니라 그 이상의 얘기가 담겨있는데 즐겨주셨으면 좋겠다”고 첫 인사말을 전했다.

이어 그는 영화 ‘머니볼’과 관련해 “원작을 봤을 때 거대 자본을 가진 팀과 가난한 팀의 불공정한 경쟁을 다르게 풀어내는 것을 보고 관심과 흥미를 느꼈다.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에는 차별화된 방법과 새로운 패러다임이 필요하다. 나도 경쟁심이 매우 강한 사람인데 극한 상황에서 어떻게 경쟁할 수 있는가에 대한 새로운 방법에 흥미를 느꼈다”고 작품 선택에 대한 이유를 밝혔다.

그는 빌리 빈 단장 캐릭터에 대해 “성공을 실현하고 싶은 내적 갈등이 있는 인물”이라고 표현하며 “100년전에 도입된 방법과 똑같이 경쟁하는 것이 의미가 있는가 야구라는 스포츠 안에 있는 비효율성을 발견하고 실패를 바탕으로 성공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과 가치를 발견하게 된다. 이번 영화는 이들이 새로운 가치를 발견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적용해서 자신감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렸다”고 설명했다.

그는 “많은 영화를 하면서 캐릭터에 기울인 노력은 똑같지만 ‘머니볼’ 속 빌리 빈 캐릭터가 최근 가장 몰입했던 캐릭터가 아닌가 싶다“고 덧붙였다.

그는 최근 한 호주 방송에서 발언한 50세 은퇴 발언에 대한 질문에는 “연기를 하는 데 특별히 끝을 두고 있지는 않다”면서 “하지만 제작에 흥미를 느끼고 있다”는 솔직하게 속내를 털어놨다.

실제로 그는 ‘머니볼’의 주연인 동시에 제작자다. 그는 제작자로서의 목표에 대해 “지금이 아니라 몇 십년 뒤에도 좋은 메시지를 전할 수 있는 좋은 영화, 양질의 영화를 만드는게 목표”라고 밝히면서 “지금은 제작이 어렵고 복잡한 영화나 뭍혀있는 좋은 재능을 가진 좋은 재능을 가진 연기자와 제작진에게 더 많은 투를 하고 발굴하는 데 흥미를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메이저리그와 닮은 꼴인 거대 자본의 경쟁의 장인 할리우드의 시스템에서 배우로서의 살아가는 방식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는 “나에게 적용되는 '머니볼' 이론의 핵심은 스토리다. 내게 시대를 알릴 수 있는 티켓이 주어졌다면 어떠한 이야기를 할 것인지, 무슨 메시지를 담을 것인지, 누구와 함께 작업할 것인지를 고려하게 된다. 글로벌한 경쟁에서는 학력과 학벌이 아니라 차별화된 다양한 재능을 가진 배우를 발굴하고 이들과 함께 작업하는 일은 매우 매력적이다”라고 배우로서 자신의 관점을 명확히 했다.

이어 그는 “다른 사람이 아니라 내가 연기했을 때 작품에 어떠한 유기적인 차별성을 가져다 줄 수 있을지에 대해 늘 고민한다”며 연기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털어놨다.

그는 영화 속 노래에 담긴 주제의식에 대해 “원작 속에 나온 ‘조용한 개인적인 승리’에 공감했다. 상을 타고 뉴스에 나오는 시끌벅적한 승리가 아니라 나만이 알 수 있는, 나에게 의미있는 조용하고 개인적인 승리와 성취감을 이야기하는데 흥미를 느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그는 영화 속 어려운 경제적 과학적 이론에 대해서 “관객들은 영화에서 골치아픈 과학과 경제에 대해 보고 싶지는 않을 것이다”라며 “이 때문에 작가들과 감독이 이야기를 흥미롭게 만들기 위해 노력했고 인물들에 집중했다. 영화 속 인물들이 부딪치는 사건을 통해 흥미롭게 보실 수 있다”고 관전 포인트를 밝혔다,

또 그는 “하루 16, 17시간 동안 촬영하며 강행군을 펼쳤는데 비법은 커피를 매우 많이 마시면서 빌리 빈 역할을 소화하기 위해 노력했다”는 에피소드를 밝히기도 했다.

그는 배우로서 나이가 들어가는 것에 대해서는 ‘나이와 함께 지혜가 따라온다’는 격언을 인용하며 “젊음과 지혜 중에서 선택하라면 지혜를 택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아버지가 되면서 자신을 관리하게 되고 아이들과 함께 하는 시간을 통해서 이런 변화가 생기게 됐다”고 덧붙였다.

브래드 피트는 한국에서 높은 인기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방한하지 않았다. 그는 그 이유에 대해 “영화 개봉 시에 어느 나라를 가는 것은 경제 논리에 기반돼 있어 시키는 대로 한다”며 “한국 영화 시장은 재밌고 흥미롭다. 엔터테인먼트나 스포츠 측면에서 한국이 세계적인 허브역할을 하고 있고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기 때문에 이번에 한국을 찾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한국의 풍경을 더 보고 싶다”고 밝히며 다음 영화 때 불러주면 꼭 다시 방문하고 싶다는 끝인사로 짧은 방문 일정의 아쉬움을 달랬다.

한편 브래드 피트는 공식 기자회견 후 같은 날 오후 7시 레드카펫 행사를 통해 팬들을 만난다. 할리우드 톱스타인 그의 방한에 국내팬들의 관심이 모아지는 가운데 ‘머니 볼’에 대한 기대 역시 동반상승하고 있어 향후 흥행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머니 볼’은 오는 11월 17일 개봉한다.

 

박상준기자 sjstud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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