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은의 '잼있게 미술읽기'-'보티첼리의 봄'

기사 등록 2011-07-16 0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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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박정은 미술객원전문기자] '보티첼리의 봄'

신화속 아름다운 주인공들이 등장하는 이 작품은 '보티첼리의 '봄'이라는 작품입니다.
그림의 중앙에는 '사랑의 여신'인 '4월의 신' 비너스가 봄의 절정에 있는 '미의 여신'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며 비너스의 머리위에는 큐비트가 있고, 좌측으로 비너스를 수행하는 순결, 애욕, 아름다움을 상징하는 삼미신이 있습니다. 또 두마리 뱀이 휘감은 지팡이로 구름을 흩고 있는 '신들의 전령'인 '5월의 신' 머큐리가 그림 왼쪽에 보입니다.

그림속 오른쪽에서는 '3월의 바람의 신' 제피로스가 입을 잔뜩 부풀린 검푸른 얼굴을 하고, 봄의 님프 클로리스에게 다가갑니다. 이에 놀란 클로리스 입에서 장미꽃이 나오고, 클로리스가 '봄의 여신' 플로라로 변신한 장면이 바로 옆에 아름답게 묘사되어 있습니다.

3,4,5월의 봄이 주는 순차적인 계절의 흐름을 자연스럽게 표현하였습니다. 특히 바로 전 상황과는 다르게 꽃을 뿌리며 당당한 아름다움으로 거듭난 플로라의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그림의 배경인 오렌지 나무들도 등장인물들의 자세와 동작이 그대로 투영되어서 곧게 서 있는 삼미신과 머큐리신 뒤쪽 오렌지 나무는 곧게 서 있으며, 오른족의 구부러진 월계수는 달아나는 '님프의 신' 클로리스와 비슷합니다. 중앙의 오렌지 나무는 비너스의 머리 위에서 반원의 아치를 만들며 후광처럼 여신을 둘러싸고 있습니다.

작품속에서 재미난 장면은 '사랑의 신' 큐비트가 눈을 가리고 등장 했다는 것입니다. 큐비트가 안대로 눈을 가린 것은 누구나 사랑에 빠지면 맹목적이 된다는 것을 암시하고 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 목숨까지 거는 그 용기와 알수 없는 힘들은 모두 사랑에서 나온다고 생각하였고 그래서 '사랑의 신' 큐피트를 눈가린 모습으로 묘사한 것 입니다. 그림속 풍경에서 눈을 가린 큐비트의 화살은 순결을 상징하는 여인에게 향해져 있습니다. 순결한 여인이 사랑으로 아름다움을 완성한다는 뜻을 지니고 있다고 합니다.

피렌체를 지배한 세력가 메디치 가문에서 주문한 결혼을 축하하기 위해 그려진 이 작품은 메디치 가문의 정치적 입장을 지팡이를 들고, 구름을 흩고 있는 머큐리를 통해서 혼탁함을 제거하고, 이상을 실현하고자 했던 그들 가문의 입장을 표명하고자 하였습니다.

이렇듯 여러가지 이야기들이 그림속에 많이 담겨져 있지만 전체 등장인물들이 함께 모여서 어떤 이야기를 만들어 내고자 하였는지 그림에 딱 들어 맞는 정확한 내러티브를 찾을 수가 없습니다. 보티첼리는 기존의 신화나 문헌에 나오는 이야기에 대한 삽화를 그린게 아니라 자신만의 새로운 이야기를 창조해 낸것입니다.

이 작품에서 보티첼리는 르네상스의 전형으로 생각되어논 사실주의와 서사에 초점을 맞춘 관습을 모두 무시한체 새로운 회화를 창작해 낸것입니다. 다른화가들이 원근법적 공간을 구축할 때 그는 깊이감 없는 얕은 공간과 팔, 다리가 비정상적으로 길며 무게감없이 둥둥 떠다니는 비현실적인 인물들을 그려 냈습니다.

신화를 담은 그림을 보는 재미는 그림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이야기들이 흥미롭다는거 외에도 무한한 상상력을 자극하며 그 이야기들을 통해서 인생에 소중한 지혜를 얻을수 있다는 것입니다

요즘 우리 사회는 혼탁함 속에서도 그들만의 순수함을 간직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힘들고 어렵더라도 이전 사람들의 지혜를 생각하며 스스로를 채찍질 한다면 그 또한 명화들이 우리에게 주는 행운일 것입니다. 분명 우리도 신화속 명화처럼 다양한 생각과 색다른 삶의 재미를 찾아낼수 있기 때문입니다.

 

박정은 pyk730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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