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찬얼의 영화읽기]'수어사이드 스쿼드' 흥행은 성공, 시리즈는 몰락?

기사 등록 2016-08-12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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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성찬얼기자] 히어로물의 새로운 지평을 열 듯 했던 '수어사이드 스쿼드(감독 데이비드 에이어)'가 온갖 혹평 속에서도 꿋꿋이 흥행의 바람을 타고 있다. 국내에서는 신작 영화들에 밀려 1백만대 관객수에서 그칠 것으로 보이지만 북미에서는 8월 월요일 박스오피스 성적을 갱신하고 이미 전세계 3억불의 수익을 거두는 등 그럭저럭 좋은 성적을 얻고 있다.

그러나 팬들 사이에서는 이미 DCEU(DC 확장 세계관)에 대한 의견이 완전히 갈렸다. 이미 '배트맨 대 슈퍼맨:저스티스의 시작(감독 잭 스나이더)'로 혹평을 받았던 DCEU가 '수어사이드 스쿼드'로 팬들에게 또 한 번의 실망감을 안겨줬기 때문이다. 거기에 감독과 배우, 제작사들의 분쟁 아닌 분쟁이 드러나면서 과연 앞으로 이 프랜차이즈가 순항할 수 있을지 자체가 팬들에게 불안감을 안겨줬다.

북미에서 '수어사이드 스쿼드'의 개봉이 임박하자 각종 매체에서는 워너브라더스가 데이비드 에이어에게 압박을 넣어 영화의 톤을 바꾸게 했다는 소식을 보도했다. 여기에는 구체적으로 편집팀이 사실상 둘이었으며 감독이 원하는 편집본도 막판에 편집자가 바뀌었다는 등 구체적인 정황이 담겼다.

그러나 에이어 감독은 이런 뉴스를 부정하면서 극장판이 자신의 최종편집본이 맞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이 소식도 팬들에게는 마냥 반갑지만은 않은 것이 사실. 왜냐하면 극장에서 만난 '수어사이드 스쿼드'는 호불호가 갈리는 수준을 떠나 대다수가 혹평을 내렸기 때문이다.


여기에 불을 지핀 건 다름아닌 배우들. 현지 평론가들이 언론시사 이후 혹평을 내리자 몇몇 배우들이 이런 평론가들을 조롱한 것이다. 엘 디아블로 역의 레이 헤르난데즈는 대놓고 "팬들이 원하는 걸 전하고 싶었다. 평론가들 생각은 엿이나 먹으라 해라"는 식의 발언을 했고 인챈트리스 역의 카라 델레바인는 "평론가들은 끔찍하다. 제 생각에 그들은 그저 슈퍼히어로 영화를 싫어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물론 "팬들을 위해 만든 영화이기에 완벽하진 않다"라고 조건을 달긴 했지만 배우로서 무척 적대적인 발언임은 분명했다.

반대로 조커 역의 자레드 레토는 영화에 내심 실망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촬영된 많은 신이 있었다. 만약 내가 죽는다면 아마도 어디에선가 공개되지 않을까"라는 자조적인 대답까지 할 정도로 촬영본과 최종편집본에 대한 간극을 표현하기도 했다.

이 사태의 방점은 찍은 건 다시 데이비드 에이어 감독이다. 그는 해외매체의 인터뷰에서 "'수어사이드 스쿼드'는 6가지 정도의 버전이 있다"라고 밝혀 "최종편집본이다"라는 과거의 발언과 정반대인 입장을 보였다. 올해 '배트맨 대 슈퍼맨:저스티스의 시작'과 '워크래프트'가 감독판을 운운하며 극장가를 찾은 관객들의 사기를 꺾은 만큼 에이어 감독의 발언도 오히려 불신만 키웠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어떻게든 흥행을 이어가고 있는 '수어사이드 스쿼드'지만 문제는 두 편 연속 혹평을 받으며 팬들의 기대감을 완전히 상실한 DCEU이다. '저스티스 리그'를 2부작에서 1부작으로 바꾸고 '맨 오브 스틸2' 개발을 하는 등 여러 방면을 모색하고 있지만 이미 상실된 신뢰를 되찾는 게 쉽지만은 않을 예정이다.

과연 워너는 이 난관을 돌파할 수 있을까. 그것보다 정말 이 난관을 만든게 워너브라더스의 횡포라면 다음 영화들도 '제대로' 나올 수 있을까. 팬들이 DC의 '열일'에 완전히 기대감만 가질 수 있는 시기가 올까. 팬들의 근심은 오늘도 깊어간다.


(사진=워너브라더스코리아 제공)

 

성찬얼기자 remember_s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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