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연의 드라마이야기]'디어 마이 프렌즈', 노희경 작가가 이루고 싶은 어떤 화해

기사 등록 2016-05-13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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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김성연기자]불편, 의무, 부담, 뻔뻔, 외면, 생색, 초라, 구질, 원당, 답답 등등 세상에 모든 부정적인 두 글자의 단어를 '꼰대'에 붙일 수 있을것이다. '꼰대'와 '어쩔 수 없다'는 단어는 종종 같이 쓰이곤 한다. 혹은 '어쩔 수 없는 꼰대'로 혼용되거나. 모두의 인식이 그렇다. 아니, 여기서 모두라고 하면 안되겠다. '꼰대'를 제외한 모두. 아무리 '꼰대'라도 자기를 혐오하는 '꼰대'는 없을테니까.

그런데 노희경 작가가 새롭게 시작하는 tvN 금토드라마 '디어 마이 프렌즈(극본 노희경, 연출 홍종찬, 이하 '디마프')'에서는 그런 '꼰대'가 한 명도, 두 명도 아닌 무려 8명이 나온다. 누구는 '꼰대'란 단어만 들어도 치를 떨것이다. 이런 드라마를 보고싶어하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그런데 이 드라마, 방영을 앞두고 정보가 조금씩 공개될 때 마다 궁금증을 더 해간다. '디마프'는 이쁘장하게 생긴 꽃미남, 꽃미녀 배우가 등장하거나 그 흔한 한류스타도 하나 출연 없이 완성되어 가고 있는 드라마다. 하지만 시청자들의 관심은 벌써부터 '디마프'에 몰려있다. 약점을 강점으로 돌렸다기엔 '디마프'가 취한 액션은 아무것도 없어 보인다. 그러나 정말 그렇다고 생각하면 그건 틀린 생각이다.

연인간에 사랑과 용서, 화해를 주로 다뤄왔던 노희경 작가가 이번에는 세대 간에 일어나고 있는 갈등으로 관심사를 옮겼다. 그렇다. '디마프'는 흔히 '황혼'이라고 불리우는 삶의 늘그막에 걸터 앉은 8명의 '꼰대'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그것도 아주 적나라하고 직설적으로. 노희경식 화법으로 말이다.



'디마프'가 그려낼 이들의 모습은 단순 노인들이 아닐 것이다. 그보다는 어른이라고 함이 어울리겠다. 이미 우리가 어른이라고 스스로 생각하는 청춘들도 도달하지 못한 어른의 경지에 이른 자들. 훈수를 두진 않지만 교훈을 베푸는. 생색을 내진 않지만 위엄 있는. 그러면서도 코믹한. 그러면서도 따뜻한 인물들이다.

젊은이들을 멸시하거나 그들의 청춘을 욕심 내는 것이 아닌 나이듦 그 자체를 받아 들이며 세상을 살아가는 이들의 드라마를 당신도 보고 싶지 않은가. "끝나지 않았다, 살아있다"고 외치는 극중 '디마프'의 주인공들처럼 황혼기 청춘들의 인생을 들여다보는 것도 또 하나의 재미일 것이다. 그러면서 현재 '꼰대'의 문턱에 들어섰을 지도 모르는 어른들의 등을 어루만지거나 그들이 이루어 낼 청춘들과의 화해를 본다면 얼마나 좋을까.

노희경 작가가 앞서 선보였던 전작들 '괜찮아, 사랑이야'나 '그 겨울, 바람이 분다' 그리고 '그들이 사는 세상'까지 숱하게 등장해왔던 부모에 대한 콤플렉스와 트라우마가 '디마프'에서 절정에 달하지 않을까 기대된다.

이를 전달하기 위해 캐스팅 된 배우들은 입을 다물 수가 없을 정도다. 이쯤되면 '노희경 사단'이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을 만큼 쟁쟁한 배우들이 다 모였다. 촬영 현장에서 배우 고현정이 "막내 역할을 했다"고 할 정도면 이미 말을 다 한 것이다.

누구나 늙고 병든다. 누구에게나 일어나는 그 자연스러운 현상이 그것을 온몸으로 겪고 있는 사람에게는 그렇게 야속할 수가 없다. 역지사지(易地思之)의 마음가짐을 가지고 그들에게 동정심을 갖으란 말이 아니다. 대신 한번은, 인생에 있어 단 한번은 그들을 이해해보자는 것이다. 노희경 작가가 '디마프'를 통해 시청자들이 이해해줬으면 하는 바람은 이것 단 한 가지일 것이다.


(사진=tvN 제공)

 

김성연기자 sean5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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