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기획]'악녀', 김옥빈...'편견'이 존재하는 이유에 대한 '역설'

기사 등록 2017-06-13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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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악녀' 포스터

[이슈데일리 안예임기자]가장 진보적인 산업 중에 하나라고 불리는 영화 산업이 가장 보수적인 경제논리에 의해 돌아간다는 것은 아이러니컬하지만 영화계가 마주하고 있는 현실이다.

그러한 현실적인 상황을 이유로 여주인공 '원톱' 액션영화는 흥행 관점에서 제작이 힘들다는 '편견'이 일반적인 가운데 영화 '악녀'(감독 정병길)의 히로인인 배우 김옥빈이 화제의 중심에 서 있다.

충무로 보다는 더 진보적이라는 할리우드에서 조차 A급 남자 배우들이 붙지(Attached) 않은 여주인공 '원톱' 액션 영화는 손을 꼽을 정도. 2008년 안젤리나 졸리가 주연한 '원티드'(감독 티무르 베크맘베토브)도 제임스 맥어보이과 모건 프리먼이라는 걸출한 배우들이 있었기에 가능했고 충무로에서는 제대로 된 여주인공 '원톱' 액션 영화를 찾아보기 힘든 현실에서 '악녀'에서 김옥빈의 액션연기가 호평을 받으며 흥행까지 시동을 걸어 '편견'을 깨고 있는 것.

'악녀'는 살인병기로 길러진 최정예 킬러 숙희(김옥빈)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로 8일 개봉한 후 지난 5일간 한국영화 박스오피스 1위, 좌석점유율 1위를 유지하며 흥행세를 지속, 누적 관객수 총 52만1573 명을 동원해 6월 극장가에 흥행 다크호스로 부상하고 있다.

▲ 사진='악녀' 스틸컷

특히 느린 출발을 보인 '악녀'가 관객들의 입소문에 힘입어 주말에만 38만 1,116명을 동원하는 저력을 과시하고 있는 가운데 액션 연기와 감정 연기, 두 마리의 토끼를 다 잡았다는 극찬을 받으며 흥행에 주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는 김옥빈에게 대중들의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김옥빈이 이번 작품에서 남자들도 힘들만한 액션 시퀀스들을 90% 대역 없이 소화 했다고 전해진 '악녀'에서의 '김옥빈표' 액션은 명불허전이다. 액션 스쿨에 들어가 약 3달 반 동안 훈련에 돌입해 '악바리' 근성으로 훈련을 마친 김옥빈은 오토바이 추격전을 벌이고, 달리는 자동차 보닛 위에서 한 손으로 운전을 하고, 버스에 매달리며 한국 영화계에서 보기 드문 장면들을 만들어 냈다.

김옥빈은 액션 스쿨 출신인 정병길 감독이 추구하는 기대치 높은 액션 미장센을 흠집 없는 액션연기로 충실히 구현하며 보는 이들로 하여금 눈을 떼지 못하게 한다. 액션 동작 하나하나에 실린 정교함이 마치 무대 위의 프리마 발레리나를 보는 듯 해 눈이 즐겁다.

▲ 사진='악녀' 스틸컷

또한 완벽히 소화한 액션과 더불어 김옥빈은 세부적인 인물 분석을 통해 '숙희'가 가진 감정선을 충실히 따라가며 '숙희'의 행동에 이유와 동기를 부여해 극의 몰입도를 높여준다. 액션에만 치중하면 인물의 감정이 무너지고 감정에만 치중하면 액션이 무너질 수 있는 상황에서 김옥빈은 액션과 감정선 사이에서 적절한 균형을 잡으며 '숙희'라는 인물이 하는 모든 행동에 정당성을 부여해 보는 이들로 하여금 '숙희'를 무리 없이 따라가게 만든다.

김옥빈은 사랑, 복수 그리고 배신을 통해 살인병기로 길러진 최정예 킬러인 한 여인이, 변하고 성장하는 내적 모습을 세심하게 그려주며 공감대를 형성한다. 김옥빈이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숙희가 액션을 할 때마다 아팠다. 숙희의 액션은 자기가 살기위한, 자기가 사랑하는 사람을 보호하기 위한 아픈 액션이기 때문이다"라고 한 말을 통해 그가 얼 만큼 '숙희'라는 인물의 외적, 내적 세계를 이해하려 했고 또 이해했는지를 보여주며 '악녀'를 통해 더욱 깊이 있고 진정성 있는 배우로 거듭났음을 보여준다.

'악녀'가 제70회 칸 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 초청돼 호평을 받은 쾌거 외에도 김옥빈을 이유로 '악녀'가 가지고 있는 상징성은 남다르다. 이번 작품을 통해 김옥빈은 '편견'이 세상에 존재하는 이유를 영화계에 던지기 때문이다. '편견'은 깨지기 위해 세상에 존재한다는 진리를 김옥빈은 '악녀'를 통해 '명불허전' 액션연기와 '진정성' 있는 감정 연기를 통해 역설하고 있다.

'악녀'는 전국 극장에서 절찬리 상영 중이다. 러닝타임 123분. 청소년 관람불가.

 

안예임기자 ahnyeim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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