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리뷰] 아이유 ‘스물네 걸음: 하나 둘 셋 넷’ 콘서트…진심을 노래하다
기사 등록 2016-12-0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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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한동규기자] 아이유가 ‘스물네 걸음: 하나 둘 셋 넷’ 콘서트를 진행하며 12월의 시작을 화려하게 알렸다. ‘소녀’의 상큼함부터 실력파 ‘뮤지션’의 면모까지. 이날 아이유는 수많은 사람 앞에서 밝게 빛나고 있었다.
4일 오후 6시 올림픽공원 내 SK핸드볼경기장에서는 아이유의 ‘스물네 걸음 : 하나 둘 셋 넷’ 콘서트가 진행됐다. 아이유를 보기 위해 연말에도 현장을 찾은 팬들은 야광봉을 흔들며 그를 차분하게 기다렸다.
이내 장내는 암전이 되고 아이유가 ‘스물넷’을 노래하며 등장했다. 빨간색 드레스 입은 아이유는 이제 완전히 앳된 티를 벗은 듯한 모습이었다. 그는 처음 신나는 노래로 팬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특히 아이유는 댄스 브레이크 타임까지 선보이는 등 관객들의 열렬한 환호를 이끌어냈다.
연이어 이어지는 ‘Red Queen’ ‘삐에로는 우릴 보고 웃지’의 무대. ‘초라한 날 보며 웃어도’를 노래하는 그의 목소리는 담담하지만 섹시하게 울려 퍼졌다. 또한 손짓만으로 댄서들을 조종하는 안무는 무대의 지휘자 같은 느낌이었다.
격렬한 무대 뒤, 아이유는 조금 숨을 고르고 팬들을 향해 미소 지었다. 조금 전까지 성숙한 면모를 보이던 사람이 맞을까 싶을 정도로 그는 해맑았다.
아이유는 “오프닝 진짜 멋있었죠?” 라며 “안무연습을 진짜 많이 했다. 이전에 했던 콘서트보다 시간도 돈도 구성도 다 정성을 들인 것 같다. 좋아해주셨으면 좋겠다”라고 얘기했다.
이후 멘트를 하고 있는 아이유에게 갑자기 댄서들이 등장해 하이힐을 교체해줬다. 아이유는 당황하는 듯 했지만 “나 좀 쉬려고 하는데 이렇게 ‘새신발’을 신겨주네요”라는 멘트로 ‘새신발’의 무대를 펼치는 등 위트있는 무대를 이어나갔다. 모든 무대에 공을 들였던 만큼 고음까지 완벽히 준비했던 걸까. 격한 안무가 이어진 오프닝 이후 무대에서도 그의 목소리는 흔들림이 없었다.
이 같은 분위기는 ‘하루끝’에서도 나타났다. ‘니가 좋아서 그래’ 가사에 따라 팬들은 아이유의 모든 몸짓을 놓치지 않으려는 듯 집중하며 아낌없는 환호를 보냈다. 오프닝에서는 댄스, 이후 이번 타임은 고음의 향연, 아이유는 매 무대 다른 색깔을 드러냈다.
무대를 마친 뒤 잠시 물을 먹으며 호흡을 가다듬는 아이유. 분위기를 반전 시키려는건가 생각했지만 이내 그는 ‘너랑나’로 열기를 이어갔다. ‘너랑나’는 도입 부분 판타지적인 연출 뒤, ‘시계를 고치고 싶지만’을 기점으로 리듬이 빠르게 전개되며 흥을 돋웠다. 팬들도 곡 중간 중간 아이유를 응원하며 그와 호흡했다.
시간이 언제 지나갔는지 모를 정도로 1부의 무대는 순식간이었다. 팬들도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한 상황. 이때 2부가 곧바로 시작됐다.
‘꿈꾸는거 좋아하나요?’ 영상 속에서 아이유가 팬들에게 물었다. 또한 ‘전 여전히 꿈 꾸는게 좋아요. 지금 이 순간도 언젠가 내가 정성스럽게 그렸던 꿈이죠. 오늘도 이 순간을 정성스럽게 만들어 나는 꿈을 또 그릴겁니다’라고 말하며 자신의 속 이야기를 꺼내기 시작했다.
2부의 시작은 ‘썸데이’. 아이유의 목소리가 확실하게 팬들에게 들려왔다. 더불어 의자에 앉아 노래하는 그는 별다른 조명, 댄서들이 없어도 눈이 부셨다. ‘언젠가 이 어둠이 걷히고 이 눈물을 말려주길’ 아이유는 그간의 고생을 아름다운 목소리로 대변하고 있었다.
누군가에게 자신의 속내를 이야기 하는 것은 부끄러울 수밖에 없다. 이에 아이유 또한 “이런 시간을 갖는 게 처음이다”라며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아이유는 “저의 꿈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며 “가수가 되기 전 꿈을 많이 꿨던 저의 연습생 시절 10년전의 이야기다. 그때는 우울하고 낯가림이 심한 중학생이었다”고 전했다.
아이유의 이야기는 계속됐다. 아이유는 “나보다 노래를 잘하는 사람도 많았고 저는 가진게 없었다”라며 “그래서 꿈을 많이 꿨다. 열심히 자고 일어나면 시간이 훅 지나가니까 너무 좋았다. 일어나서도 현실보다 나아질 미래에 대해 꿈을 꾸기 시작했다. 그런데 지금은 내가 혼자서 생각했던 꿈이 소중하다”라고 담담하게 말을 이어나갔다.
이내 시작되는 ‘A Dremer’. 아이유는 돛단배로 만들어진 세트 위에 앉으며 하늘 위로 날아올랐다. ‘저 하늘 위로 날고싶어’라는 가사처럼 그는 뭔가 감명에 젖은 듯 사람들을 바라봤다. 자신의 꿈이 계속 이뤄지고 있을까. 아이유는 꿈을 실천해가며 앞으로도 더 큰 꿈을 그려가고 있었다.
2부는 아이유의 진솔한 시간이 듣는 이들의 마음을 울렸다. 아이유는 ‘썸데이’ 이후 “그리고 좋은 숙소를 배정 받아도 못난 자신이 더 부각이 되는 것 같았다”라며 고백했다. 또한 “그래서 일기를 쓰게 됐다. 하루 하루 자신이 없어서 산다면 어디 지점을 가고 있나 내가 허투루 살고 있는 것 같고 그래서 ‘한줄이라도 증거를 남겨놔야겠다’ 생각해서 일기를 썼다”라고 덧붙였다.
이때 연주되는 ‘싫은 날’에서 아이유는 통기타와 조화로운 하모니를 선사했다. 아이유는 점점 일기를 써내려 가듯 하나하나 자신의 이야기를 펼쳐나갔다. 10대 소녀가 겪어야 했던 경험은 낯설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는 결국 지금의 아이유를 만든 자양분이 된 것 같았다.
감정이 고조되는 시점에서 정점을 찍은 것은 ‘미아’였다. ‘미아’는 기존 멜로디와는 다른 통기타를 기반으로 편곡돼 흘러나왔다. 통기타의 선율로 곡은 차분해졌지만 단단한 멜로디에 파급력은 오히려 배가 됐다.
후반부로 갈수록 점점 커져가는 목소리, 아이유의 목소리는 쌓아왔던 감정을 터뜨리듯 공연장에 퍼져나갔다. 아이유의 진중한 모습에 관객들도 숨을 죽이며 그에게 집중했다.
노래가 끝난 뒤 아이유는 다시 명랑하게 돌아와 있었다. 아이유는 이제 자신의 이름을 알렸을 당시에 대해 설명을 해줬다. 아이유는 2014년 당시에 왕성한 활동을 보여줬었다. 이에 아이유도 이때 ‘가수가 됐다’는 것을 제대로 인지했었다고. 아이유는 ‘봄 사랑 벚꽃 말고’ ‘너의 의미’ ‘애타는 마음’ ‘소격동’ ‘4AM’ 2014년 활동 당시 곡들을 차례대로 노래했다. 콘서트 중반, 지칠 법도 한 시점. 그렇지만 아이유의 목소리는 점점 청아해져만 갔다.
그러나 왕성히 활동했던 이 시절에 아이유의 위기가 다시 한번 찾아왔다. 아이유는 자신이 이런 사랑을 받게 된 것이 부담스러워졌었다고 토로했다. 잠을 좋아했던 아이유에게 불면증을 안겨 줬을 만큼 이 시기는 스스로 불안해 보였다고. 하지만 아이유는 노래라는 탈출구로 이를 극복하고 있었다.
아이유는 안정을 찾으며 소속사와도 재계약 하는 등 다시금 도약을 준비했다. 이때 아이유는 ‘챗셔’를 자신이 직접 프로듀싱까지 하는 등 아티스트적인 면모를 보였다. 아이유는 ‘챗셔’에 대해 “나에 대해 털어놓자, 이런 곡 만들고 싶었다 그래서 앨범준비를 하게 됐다”라며 “저를 표현하기 충분했던 앨범이였던것 같다”라고 애착을 나타냈다.
‘챗셔’의 수록곡 ‘ZEZE’를 노래할 때, 아이유는 스탠드마이크에서 홀로 선 채 자신의 솔직한 모습을 유감없이 표현했다.
2부가 마무리 되고 마지막, 3부의 막이 올랐다. 이때 혁오의 멤버 오혁과 임현제가 등장했다. 첫 번째 ‘소녀’로 달달한 감성을 보여준 오혁은 “저희가 뭘 하면 좋을까 생각하다 요즘 세상같은 노래를 준비했다”라며 ‘Ohio’를 선보였다. 오혁의 허스키한 목소리가 현 시대를 대변하듯 공연장으로 나아갔다. 혁오는 3부의 시작을 묵묵하지만 묵직하게 시작했다. 혁오의 무대를 보고 팬들은 '공드리'까지 요청했고, 혁오 또한 흔쾌히 이들의 부탁을 들어줬다.
하지만 이 공연장의 주인공은 역시 아이유였다. 아이유는 3부에서 ‘BOO’로 처음 산뜻한 시작을 알렸다. 아이유는 응원단장이 연상되는 의상을 입고 무대에 오르며 상큼한 매력을 뽐냈다. 아이유는 이후 ‘마시멜로우’로 이 기세를 이어갔다.
콘서트라는 자리인 만큼 이벤트 또한 준비했다. 아이유는 “귀엽고 명랑한모습 보여드리겠다. 이번에도 그래서 애니 메들리를 준비했다” 라며 ‘슬램덩크’ ‘두치와 뿌꾸’를 노래했다. 특히 '달빛천사'의 무대에서는 보는 이들의 열광적인 반응을 일궈냈다.
이후 아이유는 ‘금요일에 만나요’를 음원을 틀어놓은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로 완벽함을 자랑했다. 이와 함께 콘서트의 마지막이 이제 점점 다가오고 있었다. 무대의 피날레는 역시 '좋은날' 이었다. 아이유는 마지막 소화하기 어려운 3단 고음까지 열창하며 감탄을 자아냈다.
모든 무대가 끝이 났지만 팬들은 아이유를 떠나보내기 싫었다. 연신 '앵콜' 을 외치며 애타게 다시 아이유를 연호 했던 것.
이때 갑자기 아이유의 장학퀴즈가 진행됐다. 손쉬운 문제였지만 공연장에는 '아이유를 다시 보기 위해서는 모두 맞혀 주세요' 라는 목소리가 흘러나와 웃음을 유발했다.
'다함께 큰 목소리로 외쳐주세요' 자막과 함께 아이유는 무대 2층에서 깜짝 등장했다. 아이유는 이때 '푸르던' 을 노래하며 팬들의 '마음'을 어루만져줬다.
그렇지만 콘서트의 마무리는 댄스곡이 장식하며 장내의 분위기를 다시 복돋았다. 아이유는 '있잖아'로 팬들과 소통하며 무대를 끝마쳤다.
‘스물네 걸음 : 하나 둘 셋 넷’는 진한 감성이 묻어나는 콘서트였다. 하지만 단순한 감성이라고 평하는 건 모순이다. 이 콘서트에서는 그동안 아이유의 감정과 노력이 묻어있는 특별함이 자리하고 있었다.
(사진제공=페이브 엔터테인먼트)
한동규기자 eoru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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