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면 이 영화!]‘그물’이 그려낸 현실은 ‘집으로 가는 길’-‘송환’-‘황해’-‘남영동1985’와 얼마나 같을까
기사 등록 2016-10-10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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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양지연기자] ‘시선을 이끄는 이 영화, 내 취향은 어느 정도 저격할까.’ 문득 호기심을 자극하는 이 영화를 볼 것인지 거를 것인지, 확신이 서지 않을 당신을 위해 이슈데일리 기자들이 유사한 성격의 작품들을 꼽아본다. 연결고리가 흡족한가. 그렇다면 이 영화를 감상하는 것도 괜찮은 선택이 될 것이다. <편집자 주>
‘그렇다면 이 영화!’ 세 번째 작품은 김기덕 감독의 22번째 신작 ‘그물’이다. 지난 6일 개봉한 ‘그물’은 이미 국내 개봉 전부터 해외 7개국에 선판매되는 등 감독의 네임밸류를 확실하게 입증했다. 그런가하면 제73회 베니스 영화제 비경쟁(Out of Competition) 부문과 제41회 토론토 국제 영화제 '마스터즈(Masters)' 부문에 초청돼 영화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고조시키기도 했다.
‘그물’은 배가 그물에 걸려 의지와 다르게 남북의 경계선을 넘어오게 된 북한 어부가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기 위해 견뎌낸 남한에서의 일주일을 그려냈다. 초라한 북한 어부 철우는 류승범이, 젊고 번듯한 남한 정보부 요원 진우는 이원근이 열연했으며, 두 사람은 처한 상황의 극명한 대비에도 불구하고 북한과 가족이라는 공통 요소로 유일한 공감과 이해를 나눈다.
김기덕 작품의 전작들보다 대중적이라는 평을 받지만 사회에 대한 비판의식은 여전한 ‘그물’. 영화의 관람을 고민하는, 혹은 비슷한 다른 작품을 찾고 있는 관객들을 위해 이슈데일리 기자들이 유사한 지점에 있는 영화들을 꼽아봤다.
# 한해선 기자 - ‘집으로 가는 길’(감독 방은진, 2013)
‘그물’과 ‘집으로 가는 길’에서 ‘그 분들’의 입과 귀의 기능은 참으로 큰 격차를 보인다. 말로는 국가를 위해 공헌한다지만, 어찌나 귀를 꽉 닫아 버리는지 주인공들이 그렇게 큰 소리로 끊임없이 억울함을 외쳐도 꿈쩍 조차 하지 않는다. 어이없는 한 순간 탓에 ‘국가의 죄인’으로 전락한 두 주인공. 아무리 몸부림 쳐도 이들을 억류하고 조사하는 관료들은 방관 혹은 조소로 일관할 뿐이다.
‘그물’에서 남북 이념의 대립 그 경계선에 남철우(류승범)가 흑백논리로 추궁당하는 희생양이 된다면, ‘집으로 가는 길’에서는 마약 운반범으로 오해 받은 송정연(전도연)이 국가 제도의 안전망에서 쫓겨나 ‘국제미아’가 된다. 이들이 바라는 것은 그리 대단한 게 아니다. 가족과의 재회 단지 그 뿐. 하지만 이 가엾고 무지한 희생자들은 인생에 치욕적인 공백이 만들어질 뿐만 아니라 삶이 파괴되고 정신이 이루 말하지 못할 정도로 피폐해진다. 그렇게 두 영화는 ‘개인이 존엄해야 국가가 있다’는 원리를 공무원 시험문제 정도로만 인식하는 자들에게 더 이상의 국가는 없으리라는 경고를 던진다.
# 성찬얼 기자 - ‘송환’(감독 김동원, 2004)
‘그물’과 ‘송환’을 같은 선상에 두는 건 다소 위험할지도 모른다. ‘그물’은 애초에 철우(류승범)의 탈북이 실수인 것을 명백히 밝히고 있고 ‘송환’은 그들이 간첩이었음이 가장 중요한 지점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거친 영상과 북으로 돌아가려는 움직임, 그래서 발생하는 갈등까지. 곰곰이 생각하면 할수록 남과 북에 속한 개인을 조명하려는 시선은 점점 유사해지는 느낌이다.
때때로 ‘대한민국’이란 소속감에 빠질 수밖에 없는 처지에서도 이처럼 다른 시각을 제시하는 두 작품이 만날 수 있다는 것이 곧 행운인지도 모른다. 이런 작품의 탄생이야말로 어쩌면 두 국가 속 ‘대화방식’이 다름을 가장 근본적으로 보여주는지도 모른다. ‘그물’이 짜인 극으로 두 국가의 본질을 그린다면, ‘송환’은 펼쳐진 사회로 이념을 비춘다. ‘송환’의 제작 기간 12년, ‘송환’ 이후 ‘그물’이 나오기까지 12년. 단순한 우연이 아닌 것으로 보이는 이유도 두 작품이 담은 것 때문이 아닐까.
# 양지연 기자 - ‘황해’(감독 나홍진, 2010) / ‘남영동1985’(감독 정지영, 2012)
‘그물’은 한 마디로 정의하기 힘든 영화다. 사회 구조 앞에 나약한 개인의 현실, 잠재된 피해의식을 가진 개인들의 갈등, 그리고 개인 내적으로 휘몰아치는 감정의 소용돌이 등 여러 지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기 때문이다.
내내 혼란스럽고 강렬했던 ‘그물’의 엔딩을 보니 제일 먼저 떠오른 영화는 ‘황해’였다. 주인공의 처지가 비슷해서일까. ‘황해’에서는 구남(하정우)을, ‘그물’에서는 철우(류승범)를 따라가는 시선이 유독 고독하면서도 낯설다. 생전 밟아본 적 없는 한국 땅에서 북한출신 철우와 연변출신인 구남은 생명에 대한 위협, 생소한 사회 속 이질감을 느낀다. 다소 덥수룩해 보이는 외모의 두 배우가 이 같은 혼란을 더할 나위 없이 잘 표현해냈음은 물론이다.
그런가하면 ‘남영동1985’와 ‘그물’은 한정된 공간 속 개인이 느꼈을 고통을 섬세하게 표현해 유사한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남영동1985’의 종태(박원상)와 ‘그물’의 철우는 모두 고문을 통해 진술서를 강요받는다. 그리고 그 진술서에 담겨야 될 내용은 실제 두 사람이 겪은 진실이 아니라 요구하는 쪽의 필요에 의한 거짓이다. 영화 속 시대가 다른 만큼 고문의 방법과 인권을 대하는 태도에 차이가 있지만 두 주인공을 객체화시킨다는 점에서 관객들은 비슷한 종류의 불쾌감을 느끼게 된다.
(사진=‘그물’, ‘집으로 가는 길’, ‘송환’, ‘황해’, ‘남영동1985’ 포스터 및 스틸사진)
양지연기자 jy4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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