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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가네 식구들', 과도한 초반 설정..시청자 '혼란 가중'

기사 등록 2013-09-07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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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조정원기자]‘왕가네 식구들’이 극 초반부터 많은 것을 전달하고픈 욕심이 컸던 탓일까, 오히려 시청자들의 혼란함을 가중시켰다.

9월 7일 오후 방송한 KBS2 주말드라마 ‘왕가네 식구들’(극본 문영남, 연출 진형욱)에서는 왕수박(오현경 분)과의 다툼으로 괴로워하는 고민중(조성하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고민중은 부도를 당해 택배회사에 다니게 됐다. 하지만 아내 왕수박에게 차마 이 사실을 알리지 못하고 속으로 끙끙 앓기만 했다.

왕수박은 갑자기 찾아온 시아버지에게 자장면을 시켜주는 등 속없는 아내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였다. 화가 머리끝까지 난 고민중은 그를 향해 자장면 그릇을 던졌다.

피를 토하는 듯한 오열을 하며 화를 내는 고민중에게 왕수박은 오히려 자신의 잘못이 없다고 당당하게 따졌다.

이밖에도 이날 방송에서도 왕가네 식구들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가족들의 다양한 에피소드를 풀어놨다.

고부간의 갈등, 어머니의 편애로 인한 자매들 간의 다툼, 철없는 아내, 남편 등을 비롯해 풋풋한 러브라인, 말썽쟁이 막내아들 등 인물에 관한 설명은 극 초반 이야기를 풀어감에 있어 피할 수 없는 부분이지만 지루함과 혼란을 피할 수 없었다.

또한 캐릭터들을 위해 만들어놓은 과도한 설정은 부자연스러움을 자아냈다. 각기 다른 개성을 가진 캐릭터들이 조화를 이루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극 초반 분위기도 중요하지만, 이 작품이 궁극적으로 그리고자 하는 것이 가족 간의 화합이라면 다시 한 번 생각해 봐야 할 일이다. 작품의 소재가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을 담고 있지만, 너무 한꺼번에 많은 것을 풀어내려고 해 부작용을 낳고 있다.

전작 ‘최고다 이순신’이 시청률 면에서 다른 KBS 주말드라마에 비해 저조한 성적을 거뒀던 만큼 ‘왕가네 가족들’이 가진 부담감은 적지 않다. 이는 배우들도 마찬가지다.

‘과유불급’이라는 말이 있듯이, 초반부터 너무 욕심을 내면 의도와는 다르게 이야기가 흘러갈 우려가 있다. ‘왕가네 가족들’이 이러한 걱정을 떨쳐내고 다시 한 번 ‘국민 드라마’ 계보에 이름을 올릴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조정원기자 chojw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