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연진의 무비포유]영화 '오피스', '미치도록 섬뜩하기 때문에 강력하다' 관객을 옭아매는 2가지 관점 포인트

기사 등록 2015-08-18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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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황연진기자]올 하반기 더위를 시원하게 날려줄 ‘오피스(감독 홍원찬)’는 개봉 전부터 다양한 요소로 주목받아왔다. 영화는 스릴러답게 서스펜스적인 요소와 치밀한 구성으로 상영시간 내내 관객들을 긴장케 한다.

공포 영화라는 장르와 사회적 메시지를 덧붙인 영화 ‘오피스’는 어떤 요소로 극의 스릴을 배가시켰는지 분석해본다.


일상 안에 공포

‘오피스’가 관객들에게 서스펜스를 전달하는 방법은 일상성을 뒤집는 것에서 나온다 ‘오피스’는 기본적으로 영화 속 배경부터 ‘사무실’이라는 너무나도 익숙한 공간에서 시작한다. 그동안 상당수의 공포물이 폐허, 폐교, 폐공장 등 평소 접하기 힘든 장소를 다뤘던 반면에 ‘오피스’는 그런 익숙한 틀을 뒤집었다. ‘오피스’는 기존 스릴러가 지닌 진부한 설정에서 벗어나 이례적인 장치로 참신함을 주고 있다.

영화 속에서 일상성을 깨뜨리는 모습은 다양하게 찾아 볼 수 있다. 시계 소리, 전화벨 소리, 노크 소리,키보드 소리 등 우리가 삶 속에서 늘 듣고 접하는 아무렇지 않게 느꼈던 소리들이 어느 순간 소름끼치는 음성으로 다가온다. 이런 소리들이 주는 심리적 압박감은 극도의 공포감을 일으킨다. ‘오피스’는 관객들을 시종일관 불편하게 만든다. 관객들이 기억하고 있는 일상적인 기억들을 완전히 무너뜨리면서 극적인 긴장감을 폭발시킨다. 이는 장르 영화만이 표현할 수 있는 서스펜스이자 ‘오피스’만의 독특한 매력이다.


공감을 이끌어내는 직장인들의 공포

‘오피스’의 이미례(고아성 분)는 인턴이다. 강자와 약자만이 존재하는 사무실 안에서 이미례는 누구에게도 보호받지 못하는 철저한 약자다. 영화 속의 미례는 그저 착하고 성실하기만 한 다소 답답한 인턴. 이는 ‘오피스’를 접한 직장인 관객들에게 깊은 공감을 주고 있다.

영화 속에서 나름대로 연차가 된 대리(류현경 분) 역시 “죽을려고 일하는 건지 살려고 일하는 건지 모르겠다”라는 식의 대사를 내뱉는다. 이는 ‘오피스'가 다루고 있는 직장인들의 스트레스와 애환을 극명하게 나타낸다.

영화 속의 캐릭터들은 직장 상사에게 복수를 꿈꾸며 극단적인 행동을 시도한다. 김과장(배성우 분)은 ‘사시미 칼’을 ‘묵주’처럼 여기는 기괴한 모습과 불안해보이는 심리상태를 보여준다.이는 직장인들이 느끼는 분노를 대신 표출함으로써 관객들에게 어딘가 모를 짜릿한 기분을 선사한다. 회사라는 극한의 경쟁 체제 안에서 관객들 역시 시기와 좌절감을 한번쯤 겪어봤기 때문에 오피스의 공포는 더욱 깊은 울림을 준다. 특히 ‘오피스’는 직장 상사들의 끝없는 괴롭힘에 때문에 평범한 회사원이 광기를 일으키며 변화하는 모습을 섬세하게 표현한다. 이를 통해 '오피스'는 직장인에게 있어 진급을 해야만 한다는 압박, 인간 이하의 취급을 당할 때의 모욕, 해고에 대한 불안감 등을 극한으로 끌어 올리면서 조직 생활의 폭력성을 꼬집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오피스’를 접한 관객들은 자신이 처한 현실 앞에서 분노함과 동시에 캐릭터들의 행위 뒤에서 비통함을 느끼게 된다.


이처럼 일상성을 벗어나 공포의 분위기를 조성하다가도 현실을 강조하는 영화 ‘오피스’는 아이러니하지만 강력하게 사회적 메시지를 전달한다. 회사라는 약육강식의 세계를 극한의 설정으로 나타내며 관객들에게 때로는 공감을, 또 분노를 이끌어 내면서 영화 속으로 완전히 빠져들게 만들고 있다.

조직 생활의 폭력성을 고발한 영화, ‘오피스’는 올 여름 어떤 강력한 한방을 보여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황연진기자 wldnjsld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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