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리뷰] 의리-배신-사랑 공존 ‘도둑들’ 세계.. 별 다를 게 없네?

기사 등록 2012-07-11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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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양지원기자]‘도둑들’의 세계는 평범한 사람들의 세계와 어떻게 다를까. 훔친 돈과 금으로 먹고 사는 도둑들이라 해서 뼛속까지 보통 사람들과 다르지는 않다. 그들의 삶 역시 의리와 사랑, 배신으로 이뤄져 있기 때문이다.

하반기 최고의 기대작으로 꼽히는 최동훈 감독의 신작 ‘도둑들’은 이러한 요소들을 잘 배치시킨 영화다. 때문에 이해 안 되는 캐릭터도 없고, 소위 말하는 진상도 없다. 너무나 인간적인 이들의 모습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친근함마저 들게 한다.

특히 마카오박과 뽀빠이의 강렬한 대립이 극을 이끄는 주춧돌 역할을 여실히 한다. 두 사람은 마카오 카지노에 숨겨진 희대의 다이아몬드를 훔치자는 계획 아래 손을 잡지만 서로 경계를 늦추지 않는다. 뽀빠이는 과거 자신의 보스인 마카오박에게 자격지심을 품고 있으며, 그의 여자였던 펩시를 사랑했다. 이를 모를 리 없는 마카오박 역시 뽀빠이가 달갑지는 않고, 두 사람은 서로의 뒤통수와 허점만을 노린다.

이처럼 서로 앙금만 남은 두 사람의 팽팽한 대립은 보는 이들의 눈을 뗄수 없게 만든다. 바로 이 과정에서 연기파 배우 김윤석과 이정재의 개성 있는 연기가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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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순정파 도둑 잠파노가 예니콜에게 보내는 아가페적 사랑 역시 빼놓을 수 없다. 사실 조금 비현실적인 캐릭터이긴 하지만 최근 ‘대세’로 떠오른 김수현의 열연은 여성 관객들을 사로잡기 충분하다. 그런가하면 ‘비즈니스’ 상 카지노에서 부부 행색을 하다 눈이 맞은 첸과 씹던 껌의 로맨스는 중장년층의 향수를 불러일으킬 것으로 전망된다.

도둑들 사이 의리도 찾아 볼 수 있다. 펩시는 위기의 상황 속에서도 남을 곤란에 빠뜨리지 않고 끝까지 멋있는 뒷모습을 보인다. 의리로 똘똘 뭉친 그에게는 의리 없는 사랑이 용납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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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최동훈 감독은 의리와 사랑, 배신을 각 캐릭터마다 밀도 있게 담아냈다. 여기에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총격전과 와이어 액션 등 화려한 스케일의 액션은 가히 한국판 ‘오션스 일레븐’이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을 정도로 통쾌하게 펼쳐져 보는 즐거움을 안긴다. 또 치사하고 비열한 캐릭터로 분한 이정재의 열연과 내숭 없는 전지현의 연기 변신이 신선하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다 보니 후반부에는 살짝 지루한 감이 없지 않아 있다. 또 감독이 굉장히 좋아하는 캐릭터의 이름을 땄다는 잠파노 역 김수현의 비중이 아쉽게 느껴진다. 러닝타임은 135분. 7월 25일 개봉.

 

양지원기자 jwon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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