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스케치]‘가려진 시간’ 엄태화-신은수가 강동원을 만났을 때

기사 등록 2016-11-01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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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한해선기자] 소년의 가려진 시간 뒤 나타난 형체는 한 성인 남성. 소년과 동일 인물이라 주장하는 이 사람을 어떤 시선으로 바라봐야 할까. 애초부터 의심의 눈초리로 응시하는 어른들, 티 없이 맑은 눈망울로 남성을 소년으로 대하는 소녀 가운데 분명 오류는 있다.

1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메가박스 동대문에서는 영화 ‘가려진 시간’(감독 엄태화) 언론시사회가 개최됐다. 이날 시사회에는 엄태화 감독, 배우 강동원, 신은수가 참석해 작품의 숨겨진 이야기를 전했다.

‘가려진 시간’은 의문의 실종사건 후, 시공간이 멈춘 세계에 갇혀 홀로 어른이 돼 돌아온 성민(강동원)과 그의 말을 믿어준 단 한 소녀 수린(신은수)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 엄태화, ‘믿음’ 소재로 대중성에 초점

‘가려진 시간’에서 메가폰을 잡은 엄태화 감독은 과거 ‘선희야 노올자’(2002)로 첫 작품을 낳은 후 ‘친절한 금자씨’(감독 박찬욱)와 ‘기담’(감독 정식, 정범식) 연출부 과정을 거쳐 ‘숲’(2012), ‘잉투기’(2013)으로 그만의 개성이 묻어나는 특유의 연출법과 스토리텔링 기법을 인정받았다. 이번에는 주연으로 스타배우 강동원을 내세우며 판타지 성향은 고수하되 보다 대중성 있는 작품을 탄생시켰다. “예전부터 가상의 소재를 좋아해왔다. 전작 ‘잉투기’처럼 이번에도 가상현실에 대한 이야기를 다뤘다. 이번에는 시간이 뒤틀리는 설정을 다뤘다. 극 중 성민은 모두 멈춰있는 상황에서 자신만 움직이니 외롭고 쓸쓸했을 것이다. 그 안에서 어른이 돼가는 과정을 전하고 싶었다”

이 영화는 멈춰버린 시간 속에서 홀로 성장하는 소년의 이야기를 다뤘다. 다분히 비현실적인 이야기를 통해 전하고자 한 메시지는 무엇이었을까. “멈춘 세계를 다루면서 보는 이들이 어떻게 재미있게 볼 수 있을까를 연구했다. 비현실과 현실이 부딪히는 장면들로 말하고자 하는 바는 ‘믿음’에 대한 얘기다. 의심이 가득한 세상 속에서 성민처럼 전혀 믿을 수 없는 이야기를 했을 때 수린처럼 받아들일 수 있을까를 그리고 싶었다”

강동원을 영화의 얼굴로 선정한 만큼 대중성에 더욱 신경을 쓴 것은 부정할 수 없었다. “지난 작품들은 흥행에 크게 연연하지 않았지만, 이번에는 좀 더 흥행에 초점을 맞추게 되더라. 부담감이 있기는 하더라” “멈춰진 세계가 관객들에게는 새로운 이미지로 전달이 됐으면 좋겠다. 추운 겨울에 촬영하느라 고생하기도 했다”




# 강동원 외모에 감탄한 신은수

이번 작품으로 첫 배우 생활을 시작한 신은수는 스타 강동원과도 첫 만남을 가졌다. 조각 같은 외모의 강동원이기에 그의 외모가 연기의 집중을 흐리지는 않았을까. “너무 잘 생기셔서 처음에는 주변에서도 그렇고 저도 걱정한 부분이 있었다. 연기 하다 보니 친해지고 편해지더라. 연기에 방해될 정도까지는 아니었지만, 가까이 다가오면 부끄럽긴 하더라”




# 현실에서도 ‘가려진 시간’ 같은 상황이 일어난다면?

강동원은 이번 영화와 같은 판타지 환경에 처한다면 어떤 것을 가장 먼저 하고 싶은지 묻는 질문에 소박한 소원을 언급해 웃음을 자아냈다. “‘가려진 시간’에서는 얼마만큼 힘들고 고독했을 지에 초점을 맞춰 연기했다. 개인적으로 그런 시간이 주어진다면 일단은 맛있는 걸 먹으러 다닐 것 같다”

신은수는 그 나이 대에 맞는 귀여운 꿈을 밝혔다. “한국에는 개봉안 한 일본 애니메이션을 그 곳에 직접 건너가서 보고 싶다” “판타지 장르를 선보이게 됐는데, 그 안에서 믿음과 순수로 인간에 대한 이야기를 다뤘다. 감동적인 부분도 느낄 수 있을 것”

한편 ‘가려진 시간’은 결국 ‘믿음’으로 형성되는 ‘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다. 세상은 절대 알 수 없던 특별한 그들만의 이야기는 마술 같은 작법을 자랑하는 엄태화 감독의 각본과 연출, 배우 강동원과 신은수의 감성 깊은 열연으로 ‘말이 되게끔’ 그려진다. 가려지는 데 그칠 법했던 이야기는 그렇게 관객들에게만은 설득력을 갖게 된 것이다. 오는 16일 개봉예정.


 

한해선기자 churabb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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