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은의 '잼있게 미술읽기'ㅡ'바람둥이 제우스'

기사 등록 2011-11-17 0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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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레지오,쥬피터 와 이오(부분),1531년경,유화.

[박정은 미술객원 전문기자]신들의 신 '제우스' 는 상상을 초월하는 바람둥이였습니다. 그는 부인 헤라의 눈을 피하고 자신이 반한 여자들에게 쉽게 접근하기 위해 여러가지 모습으로 변신했습니다. '에우로페' 에게는 황소의 모습으로 변신하여 유혹하였으며 '다나에' 한테는 황금비로, '레다' 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백조의 모습으로 변신하여 유혹하였습니다. 심지어 자신의 딸 '아르테미스' 로 둔갑하여 '아르테미스'의 몸종 '킬리스토' 를 유혹하는 파렴치한 행동도 서슴치 않았습니다. 이처럼 여러가지 모습으로 변해서 수많은 여자들을 탐닉한 '제우스' 가 여기서는 구름으로 변신하여 '이오' 를 휴혹하는 것으로 그림의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바람둥이 '제우스' 는 먹구름 변신하여 '이오' 의 아름다운 육체를 감싸 안고 있습니다. '이오' 의 입술에 달콤하게 입 맞추고 있는 구름으로 변한 '제우스' 의 형상이 보입니다. 그는 저항할수 없는 치명적인 유혹으로 '이오' 를 휘감고 있으며 '이오' 는 이미 그의 사랑에 도취되어 있습니다. 잠시후 '제우스' 의 아내 '헤라' 의 감시로 인해 암소로 변신하게 될 수 밖에 없는 불행은 전혀 모른체 제우스의 감미로운 키스와 구름으로 변한 제우스의 부드러운 손길을 온몸으로 받아 들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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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 라스트먼,제우스와 이오를 적발한 헤라,런던 내셔널 갤러리.

제우스 가 헤라의 눈길을 피해 구름으로 변신하여 이오와 달콤한 사랑을 나누고 있을때 헤라가 하늘의 성 '올륌포스' 에서 내려다 보고 있자니 원인모를 구름자락이 강을 덮고 있는 것을 발견 하였습니다. 제우스의 바람끼를 아는 헤라는 이를 수상히 여기고 구름을 걷어내고 자세히 들여다 보았습니다. 예감은 불행하게도 적중하여 자신의 남편 제우스가 이나코스 강가에 서 있었습니다. 제우스 옆에는 헤라의 감시를 느낀 제우스가 아름다운 암소로 변신시킨 이오와 함께 있었습니다. '헤라는 제우스에게 다가가 암소를 자신에게 줄것을 간청했고 아내가 암소를 달라는데 안주면 의심할터 울며 겨자먹기로 어쩔수 없이 '헤라'에게 주었습니다. 본처에게 자신의 손으로 애인을 내준 셈이 된것입니다.

질투의 화신 헤라가 암소를 손에 넣은 것으로 만족할리 없는건 당연한 일, 헤라는 이오의 본 모습을 보려고 암소를 눈이 백개나 달린 거인 아르고스에게 보내어 엄격하게 감시 하도록 하였습니다. 잠을 잘때도 한번에 두개씩 밖에 감지 않는 아르고스는 잠시도 쉬지 않고 암소가 된 이오를 감시 하였습니다. 이를본 제우스는 이오가 가여워서 아들 헤르메스를 불러 아르고스를 없애도록 명 하였습니다. 헤르메스는 피리로 편안한 곡만 골라서 그에게 들려주어 잠들게 하려고 하였으나 백개의 모든 눈이 감기지 않아서 자신이 가지고 있는 피리의 유래에 대해서 길고 긴 이야기를 아르고스에게 하기 시작 하였습니다. 헤르메스의 이야기를 들으며 아르고스의 눈이 하나 둘씩 감기기 시작 하였고 잠이 든 그 순간을 이용하여 단숨에 목을 베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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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고스 눈을 자신을 상징하는 공작의 깃털에게 달아주는 헤라' 루벤스 작.

헤라는 아르고스의 죽음을 불쌍히 여겨 그의 눈을 모두 뽑아서 자신을 상징하는 공작새의 꼬리에 달아 주어 지금까지도 공작의 꼬리에서 바람둥이 제우스를 감시하고 있습니다. 모든 사람들은 자신의 사랑만은 진실할 것 이라 믿으며 때로는 그 사랑에 목숨을 걸기도 합니다. 사랑이 시작된 그 순간 부터 관심이라는 명분으로 질투도 함께 시작되며 이로 인해 불행하기도 또는 다시 한번 사랑을 확인하기도 합니다. 제우스는 아름다운 아내 헤라를 두고도 끊임없이 또 다른 사랑을 합니다. 제우스에게는 그 순간 순간이 진실한 사랑인지 몰라도 헤라에게는 바람이며 불륜일것 입니다. 세상 모든 사람들이 사랑을 하게되면 딱 정해진 한번의 인연을 만나서 그 인연 외에는 다른 인연이 찾아 오지도 보이지도 않는다면 그래서 그 한번의 인연이 생애 전부의 사랑이라면 우리 모두는 사랑 때문에 아프지 않고 상처 받지 않을수 있어서 행복할까요? 아니면 사랑이 주는 '떨림' 과 '설레임' 을 모르는 밋밋한 삶이 될까요?

우리는 제우스처럼 여성편력이 심한 바람둥이 에게도 사랑이라는 단어를 감히 허락해도 되는 걸까요?
클림트의 '키스' 나 '충만' 에 나오는 연인들 처럼 세상의 그 어느것 과도 무관한듯한 둘만의 사랑에 빠져 있는 영원 할 것만 같은 사랑을 하는 연인들 에게 조차 우리가 보지 못하는 어떤 다른 이중적인 내면이 숨겨져 있는건 아닐까....?'쥬피터 와 이오를 보면서 안해도 될 의심이 생기게 되니 바람둥이 제우스에게는 '사랑' 이라는 신성한 단어를 허락 하기 싫어집니다. 사람의 마음은 상대적이라고 합니다. 내 자신이 '진실한 사랑' 을 주었을때 상대에게 '진실한 사랑' 을 받을수 있을 것 입니다.

 

박정은 pyk730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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