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스케치]‘미스 푸줏간’, 스릴러 장르에 녹여낸 웃음과 사랑

기사 등록 2016-12-06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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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양지연기자] 시종일관 놓을 수 없는 긴장의 끈을 중간중간 촘촘한 웃음으로 매듭지었다. 형사의 눈을 따라 연쇄 살인 사건의 범인을 추적하는 영화 ‘미스 푸줏간’이 관객들에게 안기는 것은 어떤 종류의 호기심일까.

6일 오후 서울 성동구 왕십리 CGV에서는 ‘미스 푸줏간’의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상영이 끝난 직후 이어진 기자간담회에는 지길웅 감독, 배우 김민준, 서영, 임성언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미스 푸줏간’은 열혈 강력계 김형사가 동네에 새로 생긴 푸줏간 주인 순애를 만나고 연이은 살인사건에 휘말리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왕의 남자’, ‘황산벌’에서 촬영 감독으로서의 능력을 입증한 바 있는 지길웅 감독은 “우리영화는 한 마디로 복수에 대한 이야기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이어 “대부분 영화들은 복수하는 사람이 주인공이지만 우리 영화는 복수를 청부받은 살인자와 그를 쫓는 형사가 이야기를 끌고 나간다는 점이 다소 다르다”고 다른 영화와의 차이점을 언급했다.

영화 속 감정은 여러 갈래로 나뉜다. 과거에 벌어졌던 일에 대한 안타까움과 그로 인해 형성된 분노와 복수, 그리고 그 안에서 애틋하게 피어나는 사랑 등 다채로운 감정이 혼재한다. 감독은 영화의 관람포인트에 대해 “구호(김민준)와 순애(서영)의 사랑을 들 수 있겠다”며 “거기에 더불어 영화배우로서 성공한 설수진(임성언)이 자신의 얼굴을 감추고 분장하는 것도 관람포인트다”라고 설명했다.


지난 2005년 영화 ‘강력 3반’ 이후 다시 한 번 형사 캐릭터를 맡게 된 김민준은 “지길웅 감독님의 특이한 이력이 마음에 들었다”며 “명실공히 한국을 대표하는 촬영감독님이신데 그분이 연출하는 영화는 어떨까 궁금했다. 도전의식으로 참여하게 됐다”고 작품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밝혔다.

그런가하면 형사 캐릭터를 준비할 때 특별한 노력이 있었냐는 질문에는 “딱히 액션의 비중이 높지는 않았다. 통상적인 액션 스쿨의 무술 감독님을 만나 콘셉트를 듣고 필요한 몇 가지를 이삼일에 걸쳐서 준비했다. 그리고 현장에 조금 빨리 나가 준비를 했다”라고 대답했다.

극 중 유일하게 진정한 사랑을 공유한 서영과의 호흡에 대해서는 “제가 해야 할 역할을 맡아서 해줘서 고맙다. 무슨 이야기냐면, 촬영장에는 항상 리더나 분위기를 만드는 사람이 필요하다. 나이로 보나 뭐로 보나 제가 해야 되는 일이지만 그 부분을 서영씨가 도맡아 해줬다. 마치 촬영장의 엔진 오일같은 역할이었다”며 “원래 사람과 가까워지는데 시간이 걸리는데 서영씨와는 급속도로 친해졌고, 팬이자 동료로서 다음 작품이 궁금해진다”고 칭찬했다.


김민준이 이처럼 칭찬을 늘어놓은 서영은 최근 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에서 독특한 캐릭터를 열연하며 시청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주고 있다. 이번 작품에서도 역시 개성 강한 인물을 맡게 됐는데, 그는 특히 순애가 관객들에게 보여줄 것이 많아 마음에 들었다고.

“요즘 영화 중 여성 캐릭터가 능동적으로 있는 것이 많지 않다. ‘미스 푸줏간’의 순애는 보여줄 것도, 시도할 것도 많아서 다른 여배우들도 이 역을 탐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한 서영은 “시나리오를 보고 출연에 대해 고민하기보다는 ‘내일부터 무엇을 준비해야 되지’하고 생각했다”고 덧붙이며 영화에 대한 그의 넘치는 애정을 느끼게 했다.

액션 연기는 물론이고 발골 장면까지 능숙하게 해낸 서영은 실제로 마장동에 가서 정형사와 인터뷰하고 작업도 함께 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평소에 운동을 열심히 하는 편이라 액션 연기가 수월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남자배우를 상대로 액션을 한다는 것이 쉽지 않아서 3개월 정도 연습을 했다”며 “발골 작업도 사실 힘든 부분이긴 했지만 돌이켜보면 굉장히 색다른 경험을 한 것 같아서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다”고 소감을 드러냈다.

김민준과 마찬가지로 서영도 “민준선배가 겉으로 볼 때는 남성적이고 마초적인 이미지가 강한데 개구쟁이 같은 면이 많다”며 “농담하는 것도 좋아하셔서 처음에는 어떻게 반응해야하나 했는데 회차가 지날수록 그 모습에 빠지게 됐다”고 말해 화기애애했던 촬영장 분위기를 짐작케 했다. 그는 이어 “구호와 순애의 관계가 다소 무거울 수 있었는데 촬영이 끝나면 릴렉스하게 해주셔서 다음 작품에서는 밝은 캐릭터로도 한 번 만나보고 싶다”고 바람을 내비치기도.


‘미스 푸줏간’에서 일어나는 사건의 가장 중요한 부분을 담당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톱스타 설수진 역을 맡은 임성언은 “설수진 역을 주의 깊게 봤다. 그가 가지고 있는 아픔이 궁금했고 호기심을 갖게 됐다”고 인물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나타냈다.

그는 “설수진의 과거를 토대로 캐릭터 분석에 힘썼다. 그러다보니까 설수진의 역할이 완성되지 않았나 싶다”라고 말해 역할을 연기할 때 얼마나 진지한 자세로 임했는지 알 수 있게 했다.

서영과 마찬가지로 최근 드라마와 영화를 통해서 다양한 모습들을 보여주고 있는 임성언은 “계속 거침없이 도전하면서 좋은 연기로 인사드리도록 하겠다”며 “우리 영화의 다양성을 존중해주셨으면 좋겠다. 앞으로 이런 영화가 많이 나왔으면 한다”고 이야기를 끝맺었다.

무거운 사건을 긴장감 있게 풀어내며 웃음까지 놓치지 않으려 한 ‘미스 푸줏간’. ‘작은 영화’이지만 잘 봐달라고 하기 보다는 있는 그대로 봐달라고 하고 싶다며 소신을 나타낸 감독의 말처럼 관객들에게 ‘미스 푸줏간’만의 개성과 매력을 충분히 어필할 수 있을까. 오는 8일 개봉.

(사진=드림팩트 엔터테인먼트 제공)

 

양지연기자 jy4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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