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이 들리니’ 최종회, 용감한 바보가 알려준 ‘진정한 사랑’

기사 등록 2011-07-10 2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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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김하진기자] 사랑하면 사랑한다, 미우면 밉다고 정직하게 말할 수 있는 ‘용감한 바보’에게서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배웠다.

10일 오후 MBC 주말드라마 ‘내 마음이 들리니’(극본 문희정, 연출 김상호)의 최종회가 방송됐다.

등장인물들은 서로를 향한 앙금을 털어내고 복수의 칼날을 접었다. 갈등을 빚었던 상황들은 모두 정리됐고 이들은 상대방을 이해, 상처를 보듬으며 화해했다. 마루이며 준하이기도 한 그(남궁민 분)는 진철(송승환 분)에 대한 원망과 현숙(이혜영 분)에게 느낀 배신감을 뒤로하고 그토록 원했던 가족을 찾았다.

동주(김재원 분)는 우리(황정음 분)와 사랑의 결실을 맺었고, 순금(윤여정 분)은 비록 기억은 잃었지만 가족과 함께하는 행복을 되찾았다. 그리고 그는 가장 행복한 순간, 아들의 등에서 아들의 노래를 들으며 영원히 잠들었다. 순금이 영규를 아들로 받아들인 그 곳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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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키워주셔서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다 큰 일곱 살이 모두에게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되짚어보게 했다. 티 없이 맑은 봉영규(정보석 분)는 7세의 지능을 가진, 누구보다 순수한 아빠이자 아들로 등장했다. 그는 어떠한 가식과 거짓 없이 상대방을 향한 진심으로 그들의 마음의 문을 열었다.

영규를 연기한 정보석은 순수하고 맑은 모습을 완벽하게 소화해내 연일 시청자들의 호평을 이끌어내며 심금을 울리는 열연을 펼쳤다.

우리에게는 든든한 아빠로, 순금에게는 세상에 둘도 없는 아들로 그 자리를 지킨 영규는 순금이 떠나는 날, 가슴 속에 숨겨둔 진실을 고백했다. “우리 엄마가 날 버렸는데, 키워주셔서 고맙다”며 뜨거운 눈물을 흘리는 영규. 그는 순금이 자신의 어머니가 아니었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던 것.

하지만 그에게 어머니는 순금뿐이었고, 순금에게 아들도 영규뿐이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았다. 비극적인 진실이 아름답게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시종 아이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영규를 통해 시청자들은 각박한 현실에서 따뜻함을 느꼈다. 그리고 듣지 못하는 미숙(김여진 분)을 바라보는 그의 가족들에게서 사랑은 말하지 않아도 느낄 수 있는 것이라는 짠한 메시지를 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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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눈높이를 맞추고, 발걸음을 맞추는 것”
들리지 않는 인물에게는 보이는 게 전부이기에 ‘내 마음이 들리니’는 식물원의 꽃, 하늘의 구름, 숲의 푸른 나무, 어항 속 물고기 등을 비추며 시각적인 따뜻함에 초점을 맞췄다. 충격과 파격이 없는 자연의 영상과 잔잔하게 흐르는 음악이 아름다운 드라마였다.

우리에게 사랑은 눈높이를 맞추고 발걸음을 맞추는 것이다. 들리지 않는 어머니를 위해 어릴 때부터 입을 보고, 눈을 보고 말해야 했고 정신연령이 7세인 아버지를 위해서는 그에 맞는 눈높이로 대화를 나눠야 했다.

때문에 우리는 동주를 이해했고, 동주는 그에게서 사랑을 느낄 수 있었다. 어쩌면 두 사람의 인연은 이미 예견돼 있었던 것.

들리지 않지만 들리는 척 하며 힘겹게 살아온 동주가 우리를 만나며,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알게 되고 순수한 영규를 통해 누군가를 진심으로 대하는 법을 깨닫는다. 동주는 우리를 향해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의 소리를 들을 수 있게 됐다”며 달콤한 고백과 프러포즈를 전했다.

믿음을 나누고 서로에게 배우며 지켜낸 이들의 사랑이 결실을 맺는 순간, 시청자들에게도 그 감동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이 모든 것을 알려준 순금 아들, 우리와 마루 아빠 봉영규는 오래토록 시청자들의 가슴 속에 머물 것이다.

 

김하진기자 hajin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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